밑에 여자는 여자다운 성향을 가지고 있고 커야 된다고 하시는 분 글을 그 분과 정반대인 관점에서 적어봅니다.
일단 전 외모부터 여리여리하고 천상여자다 라는 소리를 듣는편입니다. 폭력 싫어하고 굉장히 감성적이라 나이50임에도
잘 울어 한편으로는 손해도 엄청보고 한편으로는 은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구석이 있어 도움을 잘 받습니다.(쓰잘데기 없는 도움이긴 하지만)
(그냥 눈물이 잘 나는편입니다. 오래 사귄 친구들 같은 경우 굉장히 이성적이라 평할정돕니다.)
여자집단에서 배척 당한다고 하며 인간관계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데 인간관계라는게 원래 힘든 겁니다.
외모나 성향 때문은 아닙니다. 저 역시 엄청 힘들었지만 단지, 내색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격이 활발하거나 좋거나 우울하거나 침울하거나 20대때는 그만큼의 자아가 형성 되어가는 시기이기에 힘든 것이 아니었는지 혼자만 앓는 몸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목숨과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친구와의 우정, 평생 우러러 봐도 못 따라갈 것
같은 스승,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전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상사가 한낱 소설속에 나오는 환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 아닐까요?
공부만 하다가 책에 나오는 모든 것이 진리인양 외워대다가 막상 현실에 부딪힐떄의 배반감. 공부만 했던 남자처럼 선머스마였던 순전히 책 한자 안보고 놀았던 천상 여자였던 간에 그때는 우리가 힘들 시기였던 겁니다.
그렇게 그렇게 통과하고 사회에 한 구성원이 되며 자리 잡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무난무난한 관심과 취향을 맞춰서 어울리는 정도의 암묵적인 약속으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가끔 굳이 자신의 오타쿠적인 취향을 말하고 솔직하지 못하면 큰일 날것 처럼 너무 솔직해서 주변을 얼려버리는 분들.
보면 아직 저분들은 순수하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적당히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정보공개와 상처주지 않을 정도의 험담으로 제 사회생활은 유지됩니다. 가장 밑바닥까지 보여줬다가 배신감에 잠 못이루었던 수많은 밤들과 솔직이 미덕이라고 밀어붙이면서 피곤하게 만들었던 많은 관계들.
가끔 지금도 침대에서 이불킥 하며 얼굴 붉힙니다.
얼마나 서툴렀는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래서 후배들의 솔직함이나 무모함을 볼때 웃음이 지어질떄가 많습니다.
여자답지 못해서 관계가 힘들었다기보다 그 시기는 그 어떤 누구라도 자아형성으로 인해 힘들 수 밖에 없었음을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상 여자였던 저 또한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엄청 힘들었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역시 일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힘듭니다.
일은 정확하게 맞다 아니다 계약의 결과 유무 이익의 유무로 판단되지만 인간관계는 내가 아무리 옳아도 저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고 내가 틀렸다고 해도 상대방이 용인해주면 성립되는 관계니까요.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싫어 무리보다는 개인을 선호하면서도 외로움에 자신 스스로의 단점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인간이라 다 그런것 같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80이 되신 저희 시어머니도 계모임 갔다오시면 늘 하시는 말씀이 다시는 그런 모임 가지 않으신답니다. 70대인 저희 친정엄마도 모임만 갔다오면 제게 전화로 난리도 아닙니다.
50인 저도 모임 나갈때마다 다 비우고 누가 무슨 소리해도 별 신경쓰지 말자 라고 하면서도 나갔다가 칭찬 한마디에
기분 좋다 살짝 비꼬인 말 한마디에 상처 받아 오곤 합니다. 그렇다고 또 생각해보면 그 말 한마디가 그리 틀린 말도 아니기에 또 풀어집니다.
그냥 여자답지 못하다기보다 인간관계는 평생 가장 힘든 관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