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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또 올 수도 있을까요?

사춘기 조회수 : 1,809
작성일 : 2020-02-20 16:58:26
예비 중2 딸 엄마입니다.

초5 말 정도에 사춘기 증상(?)이 시작되었어요. 뭐 다들 하는 그런 비슷한 모양새였구요. 초6~중1에 걸쳐 사춘기를 겪었는데, 신기하게도 올 1월 초부터 아이가 달라졌어요.

한 2년 간, 저도 사춘기를 겪어봤고 시골서 농사 짓는 집 딸이었어서 사춘기라고 부모님이 특별 대우해주신 건 없었지만 그 맘 때 혼자 있고 싶어하고 이유 없이 뿔 나는 마음을 잘 알기에, 웬만하면 아이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했어요. 주말이면 집에 혼자 있고 싶어하는 눈치길래 두 세 시간 밖에 돌아다니기도 하고, 문 닫고 있을거면 엄마가 닫아주겠다 하며 제 손으로 문도 닫아 주곤 했고요. 가끔 선을 넘는다 싶으면 저도 성질이 있으니 한바탕씩 하긴 했지만요 ㅎㅎ

올 1월 초부터, 희한하게도 아이가 수다 떨고 놀자 하며 졸졸 따라다닙니다;; 각자 할 일 다 정리되는 밤 시간에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BTS 이야기도 하고(아이 사춘기 지나면서 저도 대화거리 찾느라 BTS 영상 많이 보다가 이모팬 된 케이스), 친구들 이야기나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 영어 공부하는 법이나 요즘 수학이 전보다 재미있어졌다든가, 엄마 어렸을 적 이야기를 자꾸 해달라고 하는.. 그닥 영양가는 없으되 친한 친구끼리 수다 떠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굉장히 유순해졌어요. 제 아이가 키우기 쉬운 아이는 아니었거든요. 고집도 좀 있는 편이고, 아기 땐 밤에 안 자고 밤 새 업고 있어야 했던. 물론 한겨울에 슬리퍼 신고 유치원 간다고 하는 그런 똥고집ㅎㅎ은 아니었지만, 암튼 순하기만 한 아이는 아니었어요. 근데 좀 순해진 것 같아요. 짜증도 안 내고, 생글생글 웃고;; 한참 예쁠 때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아요.

신체적으로는, 머리기름이 거짓말처럼 줄어들었어요. 정수리 냄새도 안 나요 ㅠ ㅠ 그 사춘기 아이들한테서 나는 꼬릿한 냄새 있잖아요. 그게 안 나요. 제 아이는 초4부터 머리기름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해서 초6에 정점이었는데, 중 1때도 적지 않았거든요. 얼마 전인 12월까지도요. 근데 지금은 머리 감고 24시간이 지나도 심하게 떡지지 않아요. 머리기름 한참일 땐 헤어라인에 여드름인지 뾰루지인지 참 많이도 났는데 그것도 거의 다 사라졌구요.
속옷도 노랗게 기름 끼던 것이 정말 말도 안되게 한 순간에 사라졌어요. 브라나 면티에 노랗게 물 들던 기름기가 안 생기니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더불어 피부도 좀 좋아졌어요. 여드름이 꽤 났는데, 한 달 정도 전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요. 큰 뾰루지는 지금도 하나씩 나긴 하는데 좁쌀 여드름은 많이 좋아졌어요.
키는 여전히 아침 키와 저녁 키가 2센티 이상 차이나는 고무줄 키라서, 성장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닌 것 같지만, 암튼 160은 넘으니 이만하면 그만 자라도 괜찮다 생각해서 성장에는 큰 관심은 없구요.

이 정도 변화면 사춘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을까요? 끝난 게 맞았으면 좋겠어요. 담담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사춘기 2년 남짓 동안 제가 남편에게 여러 번 말했어요. 나 죽으면 꼭 화장해라, 사리가 서 말은 나올 거다 라고요 ㅠ ㅠ 그래도 이 정도면 심하지 않게 어찌어찌 잘 지나간 것 같아서 사춘기가 지나간 게 맞나? 의구심이 막 들기도 하네요.
이렇게 괜찮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춘기가 또 올까봐 무서워요;;지금은 세상 예쁜 딸이거든요.
IP : 182.215.xxx.13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브
    '20.2.20 5:00 PM (59.3.xxx.174)

    고등학교 가면 중학교때만큼은 아니지만 또 오긴 해요.
    공부에 지쳐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러나 보다 합니다.
    그래도 머리 좀 컸다고 중학교때만큼 들이받진 않더라구요.
    아이 키우기 정말 힘들어요.

  • 2. 사춘기
    '20.2.20 5:02 PM (182.215.xxx.137)

    아.. 고등학교에 또 오나보네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네요 ㅠ 감사해요 올리브님^^

  • 3.
    '20.2.20 5:05 PM (210.99.xxx.244)

    초5때오는건 전초전 중2는 괜히 중2가 아니죠 고등까지갑니다

  • 4. 갱년기처럼
    '20.2.20 5:15 PM (223.62.xxx.116)

    한번에 안 끝나요.
    파도처럼 오고 또오고
    큰 파도 오고 잔잔한 파도 오고..

    저한테 중1에 사춘기 끝났다고 자랑하던 동네 엄마 생각나네요.
    6학년때 시작된 아들사춘기
    중2때 최고조, 고딩때도 주기적으로 그랬고 고3된 지금 발등에 불 떨어져 좀 조용해졌어요.
    선배맘왈 대학가면 끝난대요.
    사춘기 없던 애들이 대학가서 사춘기 앓는경우도 있고..

  • 5. 그렇군요
    '20.2.20 5:19 PM (182.215.xxx.137)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닌 거군요 ㅠ ㅠ
    요즘 하는 짓이 너무 예쁘고, 신체적 변화도 한꺼번에 오길래 이제 걱정 안해도 되나 싶었어요. 역시 설레발은 필패군요 ㅎㅎ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 6. 아하!
    '20.2.20 5:35 PM (39.117.xxx.72)

    신체적인 사춘기 증상이 사라지면 성격도 변한다니 신기하네요~
    아직 머리기름.냄새, 속옷 노란얼룩 있는 예비중3 딸...얼릉 끝나길....
    잘 관찰해야겠어요~ㅋ

  • 7. ...
    '20.2.20 6:11 PM (58.140.xxx.36) - 삭제된댓글

    울애는 초4에 와서 중2때 절정을 찍고 고3때는
    어른이 되서 잔소리 할게 없더군요
    전 마음을 비우고 옆방에 손님이 계신다 하고
    살았어요...

  • 8. 사춘기
    '20.2.20 9:16 PM (112.154.xxx.39)

    초6부터 와서 중2때 절정
    중3때 좀 잠잠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고1때 중학교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말 틱틱 거리더니 예비고2인 지금 발등에 불떨어지니 잠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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