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하게 행복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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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들이 82에서 찾는 기쁨중 하나인것 같아요.
소소하지만 저에게도 가슴 벅차게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중학교때였는데
새 학년 새 반으로 배정받고
새로 부임해서 반을 맡으신 선생님은 성악을 전공하셨더랬어요.
오시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노래테스트
한명한명에게 한 소절씩 부르게 하시더니
그 자리에서
너는 알토, 너는 메조소프라노, 너는 소프라노
이렇게 분류하셨죠.
그냥 음역대로 나눈거였어요.ㅋㅋㅋ
그리곤 파트가 곧 분단이 되어서 소프라노는 소프라노끼리 알토는 알토끼리 중간엔 메조소프라노들이 앉았죠.
우리반은 학교 공식 합창반이 되어서 학교 행사때 노래를 부르게 되었어요.
우리반에는 피아노가 있었고 피아노를 아주 잘 치는 친구가 전속 반주자가 되었어요.
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까막눈이었지만
그 친구가 누르는 건반소리와 다른 친구의 피아노소리가 다른 건 알겠더라고요.
그 친구의 손놀림은 정말 현란했어요.ㅎㅎ
아침이면 발성연습을
아아아아아~~~
날이 더워지고 창문을 여는 날이 계속되고
우리들의 노래실력은 조금씩 나아졌고
옆반들의 괴로움은 더 커져갔어요,
수업 들어오는 선생님들도 발성연습에 대한 불만을 틈날 때마다 하셨죠.
그러거나 말거나 매일매일 아침 저녁으로 하는 합창 연습은 참으로 즐거웠어요.
특활도 개인의 선택따윈 없이 자동빵으로 합창반이고
(전 그런게 넘 좋았어요.ㅎㅎ)
저는 소프라노였는데 알토와 메조소프라노의 화음이 어울어지면
기분 좋은 물결의 흐름위에 작은 보트를 띄우고 누워있는 것처럼 기분 좋았어요.
어느덧 일년이 훌쩍 지나고
우리 반의 마지막 공연인 크리스마스 캐롤을 연습하게 되었어요.
7곡의 캐롤을 영어로 외우고 검사를 받았죠.
발음은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다 외워서
전교생 앞에서 불렀어요.
우리나라 노래도 하나 불렀었네요.
창밖을 보라.
일년의 연습 덕인지
다들 목이 트였다며
서로들 뿌듯해하며 연습했더랬죠.
김봉숙 선생님
추위를 많이 타셔서
지휘전에 입고 온 옷을 벗어놓으시면
옷 더미가 아주 산더미였더랬죠.ㅎㅎ
무슨 옷을 그리도 많이 입으셨는지
얇은 옷을 겹겹이 겹겹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