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스무살때 사귀던 친구가

메이 조회수 : 4,822
작성일 : 2020-02-16 04:00:20
어제밤에 뜬금없이 연락이 왔어요.

잠시 3개월 동안인가 사귀었는데 치기어린 동갑나이라 싸우기도 싸웠지만 그만큼 추억도 강렬히 남은 친구인데.

같은과 동기라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려면 하는 사이이고

과친구들 모르게 사귀었지만 나중엔 소문나서 술자리에서 회자되는 웃기는 커플 정도랄까.

헤어지고 서로 결혼이며 직장이며 그럭저럭 잘 살고 있어서. 

가끔 만나면 조금 어색하긴해도 안그런척 웃고지내는 사이. 뭐. 그랬네요.

그런데 어제 연락을 해서는 대뜸 미안하고 고맙다고.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사랑이란게 뭔지를 알았다고 그러네요. 

다 추억인데 그럴게 뭐 있니, 나도 너한테 미안하고 고맙지- 했는데.

미안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못해줘서 미안하고. 그런데 저랑 사귄 기억이 자기 인생에는 큰 획 같은 것 이었다고.

너, 건축학개론 봤니, 그 영화에서 처럼 나는 ㅆㄴ 이야.

그게 뭔데.

썅년이라고.

니가 나한테 그런 사람은 아니지. 

마흔 훌쩍 넘은 친구가 이제 감정이 어땠다는 기억만 남은 그 때를 생각하며 미안하다 하는데...

저는 그 어릴 때도 헤어지는 마당엔

이런저런 사회의 잣대를 비교해보면서 그 친구를 대했고, 그친구도 그런 것 때문에 저한테 미안하다 한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둘 다. 사회에서 주류라고 말하긴 어려운 처지였고, 주류가 되고 싶어서 애쓰는 처지였으니까요.

그래서. 그 잣대가 알려준 방향의 나는 잘 살고있나 ... 생각해보니. 

잘 살지도 못 살지도 뭐라 하기 어렵더라구요. 


봄의 어느날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느 공원 나무 아래서 제 무릎을 베고누워 책을 읽어주던 그 애의 기억만 생생히 살아 있어요.
그 때가 얼마나 눈부시고 행복하고 ...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그랬다 한들 그러면 좀 어때... 했던 생각들.

치고박고 싸우고 상처주는 말로 서로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던 기억보다 그 생각이 먼저 나는걸보면 좋았긴 좋았나봅니다 

시국이 이런데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고. 몇몇들은 그러시겠지만. 

사는게 퍽퍽할 때, 주저앉고 싶게 힘들 때

추억이란 건 힘이 되어주는것 같아서요.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알약하나 삼키고 아픈게 나아지듯 그런거요. 
IP : 202.185.xxx.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요
    '20.2.16 4:11 AM (175.125.xxx.154)

    이 나이 되어서 그런 추억 하나쯤 좋죠.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는 어설펐지만 참 좋았어요.
    풋풋한 그 시절 우리가 이렇게 영글어가고 있는거죠.

  • 2. .....
    '20.2.16 5:19 AM (221.121.xxx.27)

    지나간 첫사랑은 다 아름답고도 어슬푸고
    아련하고 그때 생각하면 웃음나고 그렇죠.
    저는 고2때. 첫눈에 쨍하고 부딪혔던 ...
    그애와 나랑은 이장희 노래를 같이 부르곤 했는데.
    지금은 하늘나라 갔어요.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1695 양준일 피자 저만 보이나요? 11 ........ 2020/02/18 3,930
1031694 군인 아들이 허리가 아프대요 10 신병 2020/02/18 1,993
1031693 새학기맞이 펭수의 거친응원 -2021년 수험생들을 위해 9 .. 2020/02/18 1,057
1031692 눈밑지방재배치 했어요~ 24 ㅎㅎ 2020/02/18 7,456
1031691 빠른 88인데 결혼할 남자 없으면 많이 늦었나요? 11 .. 2020/02/18 4,431
1031690 요새 천혜향 얼마정도 하나요?? 5 .... 2020/02/18 2,292
1031689 3주전에 출근통지 받았는데 이후 연락안됨 4 의아 2020/02/18 2,608
1031688 교통사고 어느 병원으로 갈까요 1 1004 2020/02/18 989
1031687 주식으로 30억 버는 법 좀 국민에게 알려주세요. 4 나머지 30.. 2020/02/18 1,944
1031686 저녁에 친구만나고 있는데 아버님 전화 33 그린스무디 2020/02/18 8,355
1031685 저축 추천해주세요 6 리마 2020/02/18 1,961
1031684 초록색 꽈배기 니트에 어울릴 아래것은 뭐가 있을까요.. 5 패션테러 2020/02/18 1,343
1031683 입원하고 왜 돌아다니는지. 6 에궁 2020/02/18 2,582
1031682 샷시 공사하면 정말 안 추울까요 16 .. 2020/02/18 4,095
1031681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페이스북에 쓴 글 8 ㅇㅇㅇ 2020/02/18 2,191
1031680 급질) 뇌질환 초기증상 중 어지럼증이 있나요? 8 .... 2020/02/18 2,574
1031679 같은 나이 아이를 둔 엄마들과의 만남 결국 어땠나요? 16 ... 2020/02/18 5,548
1031678 부동산으로 인생경험 했네요 4 중년 2020/02/18 5,463
1031677 중국방문 30대 폐렴환자 사망했답니다 30 ㅠㅠ 2020/02/18 9,291
1031676 [속보]코로나 31번 확진자 다녀간 곳은 대구 신천지 다대오지파.. 28 태극기부대 2020/02/18 8,565
1031675 윤석열에게 명치 때리는 명언 ㅋ ㅋ 17 ㄴㄷ 2020/02/18 4,020
1031674 상체에 힘이 없고 비실한데 힘 생기는 법 있나요? 4 ㅇㅇ 2020/02/18 1,070
1031673 까끌하고 털날리는 니트 구제할 방법 없나요 2 동글이 2020/02/18 2,347
1031672 강아지 새벽에 핥아서 못자게 하는거 어떡하면 좀 나아질까요 20 반려견상담 2020/02/18 5,869
1031671 청춘의덫 혜림이 왜 죽었나요 12 2020/02/18 9,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