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알바하며 기억에 남는 좋은 손님

알바경험 조회수 : 5,304
작성일 : 2020-02-10 22:20:39
진상손님도 많지만 그런사람들이야 알바생여서 그냥 잊었구요
첫알바를 일식집에서 서빙했는데 너무 힘든거예요
식기도 무겁고 손님상대도 버겁구요
남자 손님들은 성희롱 비슷하게 말하며 팁주곤 해서 자존심도 상했구요
주말에는 가족단위 손님들 많았는데 젊고 어린 어떤 아기엄마가 제모습보고 안쓰러웠는지 식사후 계산하면서 손에 5천원짜리 쥐어주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기 좋다고..이런거 다 경험이라고 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혼났어요
원래 가족단위손님들 특히 여자손님은 절대 팁같은건 안줘요
돈을 줬기때문이 아니라 제가 너무 말라 일식기 들고 나가는게 되게 불안해 보였나봐요 계속 쳐다보더라구요

겨울방학때 학원 홍보알바를 했는데 대학합격한 학생들 학교에 확인하러 오는날 학원홍보하며 미리 학원서 마련한 찻집가서 차마시며 이야기 하는거였어요
부모님들도 같이 많이들 왔는데 보통은 차한잔 아이랑 마시면서 대충 학원이야기 듣고는 가셨거든요
근데 모여대 합격한 학생
지방였는지 되게 연세 드시고 농사일하시는분인지 허리가 꼬부러진 엄마랑 딸에게 홍보 하며 같이 차마셨는데
지긋이 저를 보시곤 열심히 산다면서 밖에 오래 서 있다 와서 코가 빨갛다면서 머리 쓰담쓰담해 주셨어요
순간 눈물 핑ㅠ 진짜 추웠거든요
다른 엄마들은 눈아래로 깔고 우아하게 차마시며 대충 건성건성
아이가 흥미 보여도 눈치주고..
솔직히 행색이 그래보여 홍보할까 말까 했던 모녀들이라 더 미안한맘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졸업막판 취직준비하며 2달 가까이 친척언니네 화장품가게서 일했는데 낮시간 저혼자 하는거였어요
두달되니 단골 얼굴도 알게되고 일도 꽤 능숙해졌는데요
알바하며 서비스직에 일하다보니
소소한말이라도 내가 한말에 단답이라도 해주는 시람
그런사람이 참 고맙더라구요
뭐찾으세요? 묻는데 뚱 딴말하거나 대꾸 안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그냥 자기가 물건 어디 있는지 다 안다는듯 쓱 물건 빼오는 사람
진짜 많았어요
그래서 친절까진 아니더라도 묻는말 무시안하고 바로 답해주는 사람 보면 더 잘해주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계산할때 돈 안던지고 최소 한손으로 공손히 전해주는 .사람
그런사람도 일할때는 기억에 남았어요
진상도 많지만 또 의외로 따뜻하고 여러사람 만날수 있어 저는 짧은 시간들여서 그랬나 잼있고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이 있네요
IP : 112.154.xxx.3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따뜻한 마음
    '20.2.10 10:22 PM (222.101.xxx.249)

    원글님, 원글님 글 읽다가 저도 왈칵 하네요.
    정말 착하고 성실한 알바셨던거같아요.
    저도 가능하면 일하시는 분들에게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원글님 글 읽고는 더 세심해져야겠다 생각들어요.
    오늘 저녁도 행복하세요~

  • 2. ...
    '20.2.10 10:32 PM (218.236.xxx.162)

    글 잘읽었어요 원글님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 3.
    '20.2.10 10:41 PM (1.254.xxx.219) - 삭제된댓글

    저도 그런 경험있어요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저런 사람들에 대한 저런 기억으로 그나마 살아가는것 같아요

  • 4. 맞아요
    '20.2.10 10:45 PM (180.67.xxx.207)

    손님만 직원이 뚱한거 싫은거 아니라
    변거 아닌질문 꼭 해야하는 질문에 입 꼭 닫고
    난 귀찮아 라는 듯 굴면 기분좀 별로거든요
    네 아니오로만도 충분한걸 안하는 사람들
    겉은 인상이 험했는데 막상 상대할때 젠틀하면 다시보게되구요
    그래서 저도 어디가서 되도록 공손하려 노력합니다

  • 5. 원글
    '20.2.10 10:48 PM (112.154.xxx.39)

    진상손님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면 당시에는 속상하고 자존심 상했어도 기억에 오래 남진 않았어요
    그런데 별거 아닌데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인격적으로? 대해준 손님은 오래 남네요
    25년도 더 넘었는데 그감정들이 아직도 느껴져요 ~^^
    저는 그후 it업체서 일해 일하는동안 사람과 교류접촉이 거의 없다시피 살았는데 지금도 편의점 마트 식당가면
    예전생각나서 꼭 돈도 펴서 드리고 카드도 공손히 두손으로 드려요
    그리고 식당가면 대충이라도 식탁 휴지는 치우구요
    가능한 깨끗하게 먹으려 노력하고 리필이나 부탁후 꼭 감사인시하구요

    몸에 밴인것 같아요 알바해 돈 번것보다 이점이 최다 수확이고 많이 얻은 인생 경험이라 생각하니 그시절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던 경험 같아 좋아요

  • 6. 님의
    '20.2.10 10:55 PM (223.33.xxx.124)

    따뜻한 마음
    그리고 따뜻함을 기억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은 박수가 많아서 기분좋은날~^^

  • 7. ㅇㅇ
    '20.2.10 11:15 PM (175.207.xxx.116)

    직원이 뭐 물을 때 대꾸 안 한 적 많았는데
    대답해야겠군요
    미처 생각 못했어요..

  • 8. 저도
    '20.2.10 11:42 PM (117.111.xxx.232) - 삭제된댓글

    고깃집이나 미용실 가면 스텝들 팁주는데 정말 힘을 내는거 같더라구요
    여기 사람들은 나쁜 버릇들인다고 팁 주지말라고 난리지만

  • 9. 나무
    '20.2.11 12:11 AM (221.150.xxx.60)

    글 참 좋습니다...
    배워갈께요..

  • 10. ^^
    '20.2.11 10:04 AM (118.218.xxx.136) - 삭제된댓글

    알바생들의 심경을 알 수 있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데 손님으로서 가게를 방문하면, '뭐 찾으세요?' 라는 질문이 좀 난가하고 대론 귀찮게 여겨질 때가 많아요. 방문객과 점원 양방 모두,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점원은 ' 편히 구경하시고,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이렇게 해 주시면 양쪽 다 편할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6006 라면 자주 드시는분 계시나요 9 붓기 2020/02/16 4,358
1036005 불시착 끝났어요? 어케 끝났나요? 7 2020/02/16 2,650
1036004 태극기부대를 이해하려하면 안되겠네요 14 ㄱㄴㄷ 2020/02/16 1,922
1036003 세리 둘째오빠 7 사랑의불시착.. 2020/02/16 6,089
1036002 사랑의불시착 현빈 쫌 너무한게.. 8 실망 2020/02/16 7,375
1036001 모언론 편집국장, "임미리글, 어떻게 게이트 통과.. 8 ... 2020/02/16 1,826
1036000 손예진은 올린머리가 진짜 이쁘네요 9 ㅇㅇ 2020/02/16 6,702
1035999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능력자 아기곰 28 음~~ 2020/02/16 5,502
1035998 펭수소식! 5 밀라니스타 2020/02/16 2,400
1035997 냄비가 얼룩져요 2 냄비 2020/02/16 1,283
1035996 요즘 젊은이들은 구라파가 무슨말인지 모르나봐요. 36 2020/02/16 6,345
1035995 패딩 몇년 입으세요? 6 ㅇㅇ 2020/02/16 3,759
1035994 미우새에 홍자매 15 2020/02/16 7,586
1035993 정애리 얼굴 왜 저래요? 9 사랑의불시착.. 2020/02/16 9,367
1035992 50대 이후이 삶에 절친,모임의 중요도는 어느정도 인가요? 10 .. 2020/02/16 6,156
1035991 구승준 살아있나봐요 9 .. 2020/02/16 5,480
1035990 사랑의 불시착에서 왜 서단이는 머리를 풀고 다녀요? 4 ㅇㅇ 2020/02/16 3,591
1035989 기생충에서 인상적이었던 거 13 .. 2020/02/16 5,094
1035988 억센 봄동으로 봄동겉절이 해도될까요? 3 ... 2020/02/16 1,524
1035987 부산 이기대 공원 잘 아시는 분 9 ... 2020/02/16 1,619
1035986 요양보호사 알려주세요 17 2020/02/16 3,992
1035985 사불 서지혜 보니 토지 서희가 딱 떠오르네요 16 사불 2020/02/16 4,978
1035984 구승준 안죽었을거같아요 5 @@@ 2020/02/16 2,434
1035983 아들이나 딸 소개 해주고 싶다는 말 빈말로 하시나요? 3 .. 2020/02/16 1,676
1035982 유튜브에 예쁜 아기 관찰채널 있나요? 저기 2020/02/16 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