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여기 친구와 영화 기생충을 보기로 했었어요
둘 다 일이 없는 날 그게 오늘이었죠
오늘 아카데미 수상식이 있다는 건 엊그제 알았어요
13시 40분 상영분을 보기로 하고
강 하구가 내려다보이는 분위기 있는 데서 점심도 먹고
걸어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어요
메이저 영화관에 못 들어가고 인터넷 예약도 안 되는 이류의 작은 영화관에서 상영을 하더라구요
영화관 앞에 가자 길에 길게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어요
우리도 놀라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도 웅성거리고
지나가던 사람도 이게 무슨 줄이냐고 묻는데
일단 나는 줄을 서고 친구는 앞으로 가서 확인을 하고 왔어요
줄을 서서 핸드폰을 보니 각본상을 탔다고는 기사가 났는데
아직 주연상이나 작품상은 발표가 안 됐나보더군요
표를 사고 화장실에 가서 줄을 서 있는데
앞에 서 있던 사람 사이에서
작품상을 탔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어요
핸드폰을 보니 작품상도 감독상도 탔다고 속보가 떴더라구요
가슴이 두근두근하기 시작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불구하고 작은 영화관의 객석 반쯤 사람이 들었어요
평일 낮 치고는 많은 편이죠
영화를 보고 나와서 친구의 찬탄이 늘어졌습니다
이제 나의 학생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아마 기생충을 볼 거예요
(이미 다 떠들어 놔서 벌써 본 사람도 있습니다 ㅎㅎ)
겨울연가 이래
BTS도 그렇고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수고하고 힘써
이렇게 국격이 올라가고 자랑스런 조국이 되어
해외에 사는 우리같은 사람들도
그 결과의 단물을 함께 마시게 되어
국뽕이 차오르고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봉준호 감독과 관계자 뿐만 아니라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의 수고가 모여 여기까지 온 겁니다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