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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왜 그러려니...가 안 될까요

dma 조회수 : 2,128
작성일 : 2020-02-06 17:57:02
사람이다보니 누구나 앞 다르고 뒤 다를 수 있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할 수 있잖아요.
어제 했던 생각 오늘 뒤집을 수 있고, 오늘 한 말과 내일 할 말이 다를 수도 있죠. 사람이니까요. 변덕을 부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 역시도 아마 그럴때 많을 거고요. 
이게, 돌아서서 숨 한번 돌리고 생각하면 다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됩니다. 
사람이니까... 나도 그럴테지... 하고 생각하면 용납못할 것도 없죠. 

그런데 그 상황이 지금 내 눈 앞에서 딱 펼쳐지면,
그 순간의 역겨움? 분노? 경멸감? 그런게 정말 폭풍처럼 휘몰아쳐서 제 스스로도 숨이 안쉬어질 지경이에요. 

요즘 시댁관련해서 일이 많아서, 시댁 관련 된 이야기들을 주로 쓰겠지만, 딱 시댁에 대해서만 그러지는 않습니다. 

결혼해서 시댁이 생겼고, 갔더니 시할머니가 살아계신데 시어머니가 딱 발을 끊고 가질 않더군요. 
명절에도, 새해에도 아예 안가고 자식들(그러니까 제 남편과 그 형제들이요)에게도 할머니께 인사가라 말 한마디가 없어요.
전 당시에 친정을 가면 남편을 끌고 여기저기 인사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남편보기 민망해서, 할머니께 인사하가야하지 않냐, 하면 정말 마지못해 가라고는 하는데 그 못마땅해하는 표정. 정말 잊혀지지가 않아요. 
제 결혼 6년만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 6년간 시어머니가 시할머니를 찾아뵙는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뭐 사연이야 있겠죠. 정말 지독한 시어머니였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를 둔 제 입장에서는 시어머니가 당했다고 하는 시집살이 가소로워 콧웃음이 날 지경이었으나 남의 죽을병보다 내 고뿔이 더 아픈 법, 시어머니에겐 그게 시모를 안 볼, 자식들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이유가 될 수도 있죠. 이걸 부정하진 않아요. 시어머니가 본인 시어머니를 안보겠다는데 고작 며느리인 제가 피가 닿았어요 살이 섞였어요. 뭐 두분 알아서 하시라... 하고 마는 거죠. 

그리고 몇달 전 결혼 20년차가 다 되어가는 손윗동서가 시어머니랑 크게 싸우고 끝내 명절에 남편과 애들만 보내고 오지 않았어요. 
시모가 펄펄 뛰는데 가소로워서 웃음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아니 본인도 시모 그렇게 홀대하는 걸 며느리들에게 보여줬으면서 본인이 한 그대로 큰며느리가 하는데(시모도 큰며느리) 뭐가 그렇게 화가 나시나 싶은거죠. 

오기만 해 보라고, 현관 앞에서 내 쫓을 거라고 기가 살아 펄펄 소리질러 놓고는 막상 안오니 안온다고 난리.

아니 저는, 시모와 손윗동서의 다툼에 전혀 참견할 생각없구요.
둘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저울에 달면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을 똑같은 사람들. 
근데 시모가 저를 붙들고 막 난리를 치는데 순간 너무 역겨운 거예요. 왜 이렇게 모르지? 부끄럽지 않나? 싶은. 

이 비슷한 일들이 너무 많아요. 

돌아서서 한템포만 쉬면,  아이고 인간이 다 그렇지, 나는 시모 안 볼 이유가 있어도 며느리는 이유가 없이 나쁜년이라고 생각하는 그게 사람인데 시모 저러는 것도 이해되지, 자아 성찰이 쉽나....
하는데요, 그 순간 그 자리에서는

화가 난다기보다는 진짜 인간적인 역겨움에 토할지경, 머리가 어질어질해요. 
정말 다다다다 입바른 소리 하고 싶은데, 해서 뭐하나 싶고, 입바른 소리 해서 알아먹을 인간이면 처음부터 이런짓 하지도 않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남편 엄만데 니 그카이 가가 그카지 니 안그카모 가가 그카나. 하고 야단치고 싶지도 않구요. 
그래서 그냥 네네 하고 듣기만 하는데
정말 그 순간에는 토할 것 같아요. 역겨워서 한대 치고 싶어요. 
그 순간적인 감정이 얼마나 직접적이고 강렬한지, 제가 지레 놀랄지경. 

단지 명절에 손윗동서가 안 온 일만을 두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닌 건 아시죠.
비슷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그때마다 순간순간 너무 역겹고, 입바른 소리가 목 끝까지 치고 넘어오는데,

아니 뭐, 돌아서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거든요. 인간이 다 그렇잖아요. 

근데 ㄱ 순간에는 왜그렇게 참기가 힘들까요. 

다른 분들도 저처럼 참기 힘드신가요... 어떻게들 넘기시나요. 
IP : 58.231.xxx.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2.6 6:06 PM (183.97.xxx.54)

    그정도면 병나겠어요.ㅎㅎ
    입바른 소리라도 한마디 하시지
    나이드니 나도 모르는 모순은 누구나 있기에
    그러나 본인은 모른다가 대부분이더라구요.

  • 2. 저도
    '20.2.6 6:20 PM (14.54.xxx.173)

    원글님과 같은 태도를 취합니다
    뭐라 한마디해서 고칠 사람이면 절대 그런짓
    안할거라는~생각에
    그냥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고~

    살다보니 자기가 한 만큼 돌려받는거 같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한 마음과 행동들을 보고
    내 자식들이 딱 고만큼
    나에게 할거라는건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더군요
    그러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은
    결국 나로부터 시작되는거 같아요

  • 3. ㅡㅡ
    '20.2.6 6:23 PM (1.236.xxx.20) - 삭제된댓글

    잘하셨어요
    말해봐야 일만 커질뿐
    저얼대 모릅니다 인정하지않아요
    저는 그런 인간이 제 부모예요
    저보단 님이 낫죠

  • 4. ㅁㅁㅁㅁ
    '20.2.6 6:49 PM (119.70.xxx.213)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저도 그런편인데

    나는 역지사지하려고 노력하는데
    절대 역지사지 않는 사람을 보면
    왜 나만 힘들게 사는가 억울해서 그런걸까요?

    나는 불편해도 참고 또 참고 규칙을 준수하는데
    너무도 쉽게 규칙을 위반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보면
    화나잖아요.
    나도 적당히 살면 덜 억울해서 화가 안날까
    궁금해요

  • 5. 잘하셨어요
    '20.2.6 7:56 PM (211.184.xxx.28)

    저도 어려서부터 그게 참 이상했는데 왜 저러지..
    원글님이 뒷목잡고 팔팔 뛰면서 옳은말해도 그 사람들은 왜 저러지? 그럴거에요;;
    그냥 콧방귀나 끼고 모른척하세요
    모든걸 다 이해하는 사람의 단점 - 부당한 일을 당해도 이해가 된다는 점 ㅋㅋㅋ
    그 때는 대차게 들이받으시고요 내 일이니깐
    남 일은 그냥 모른척 하고 살아야 됩니다요~

  • 6. ***
    '20.2.6 8:33 PM (118.218.xxx.136)

    원글님과 비슷한 상황을 저도 종종 겪기에 동질감 느끼며 글 읽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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