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피아노 배우고 있어요.

z쿠쿠z 조회수 : 1,979
작성일 : 2020-02-05 23:50:12
40대 중반인데요. 30여년 전에 체르니 30번 초반에서 그만두었어요.
몇달 전부터 피아노를 치고 싶더라구요. 
82에서 검색도 해봤어요.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 지 몰라서요.
현재 3주차인데, 힘들고 재밌어요.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 있으시면 일단 시작해보시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저는 집에 피아노도 간단한 악보도 없었어요.
한달 전쯤 아이패드와 앱으로 간단하게 건반을 익혔어요.
악보대로 느릿느릿 건반을 누를 수는 있었는데, 박자 맞추는 게 힘들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피아노 건반과 악보에 대한 두려움을 살짝 극복해놓은 상태였어요.
물론 두 손을 다 쓰지는 못하고 한 손으로 한 음만 연주하는 상태였지요.

그러다, 우연히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들렀다가, 
어린이들 다니는 피아노학원에서 성인교습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무작정 들어가서 물어보니 주 1회 월 13만원이래요.
시간은 밤 9시까지 가능하더라구요.
20분 혼자 연습한 후, 선생님이 40분 레슨해주세요.
그 외 아무때나 피아노학원에 와서 연습하고 가도 된답니다.  

가까이에 학원이 있으니까 빼먹지 않고 가게 되고 들러서 연습도 할 수 있고 좋은 것 같아요.
아직은 선생님의 템포에 맞게 두 손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이 매우 힘겨운 상태이지만,
매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40이 넘어 완전한 초보자로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 건지 몸소 체험했어요.
첫 레슨 때는 너무 당황해서 순간 눈물이 나올 뻔했구요.
선생님이 계속 응원해주시지만, 어쩜 이렇게 손과 눈이 느린 지 저도 제 자신에게 놀랐답니다. 
그래도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고 제 손 끝에서 나오는 멜로디에 제가 위로를 받았어요.
 
제가 도전한 곡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입니다.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더니, 초보자 용으로 바꾼 쉬운 악보를 주셨어요.
그 전에 파헬벨 캐논을 한 주 배운 후, 현재 이 두 곡을 한 마디 한 마디씩 배워나가고 있어요.

남편이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갈지 지켜보겠다고 한 마디 하네요.
내년에 이사를 가면 피아노를 사서 남편에게 연주해주고 싶습니다. 






IP : 124.49.xxx.7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20.2.6 12:07 AM (157.52.xxx.120)

    화이팅이요.
    저도 매번 마음만 그렇고 시도를 못했는데 다시 피아노 배우고 싶더라구요. 새로운 취미생활 좋아요.

  • 2. 좋아요
    '20.2.6 12:24 AM (93.203.xxx.148) - 삭제된댓글

    전 이렇게 배움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저도 나이에 상관없이 죽을 때까지 계속 뭔가를 배우려는 노력하고 싶어요.
    나이들었다고 인생재미없다고 손 놓고 사는 것 너무 싫어요.
    원글님 화이팅!

  • 3. z쿠쿠z
    '20.2.6 12:50 AM (124.49.xxx.73)

    앗! 감사합니다. 저도 평생 배우며 살고 싶어요.

  • 4.
    '20.2.6 1:43 AM (220.117.xxx.241)

    저같은분이 또 계셨네요, 저는 초딩때부터 피아노가 그리 치고싶었는데 울엄마는 태권도랑 주판학원만 보냈어요ㅜ
    지금이라도 배워야지하고있다가 깜박잊어먹고 있었네요
    저의 꿈이에요, 저 진짜 당장 교습소알아봐야겠어요
    나를위해 한것이 하나도 없는데,, 암껏도 생각안하고 시작해야겠네요

  • 5. ...
    '20.2.6 7:54 AM (117.111.xxx.98)

    저도 초등때 30번까지 치고 관뒀는데 아이들가는 학원가서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
    드뷔시 달빛 연습하고 있는데 다음곡은 비창 2악장 하고 싶네요.화이팅해요 저희!!!

  • 6. ㅂㅇㄴ
    '20.2.6 9:10 AM (110.70.xxx.53)

    홧팀입니다

  • 7. z쿠쿠z
    '20.2.6 10:19 AM (124.49.xxx.73)

    저는 피아노대신 주산과 컴퓨터학원 다니다 중1때 잠깐 배운게 다에요. 언젠가 드뷔시 달빛도 연주하고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8750 기생충팀 오찬은 점심, 사망자는 오후였어요. 44 진짜쫌 2020/02/22 4,685
1038749 레이저 토닝 과 제네시스 토닝의 차이점은? ** 2020/02/22 2,416
1038748 근데 숨어있는 신천지신도들은 만일 감염이라도 됬으면 어쩌려구.... 8 ... 2020/02/22 2,094
1038747 코로나때문에 무료급식소들도 중단 상태라는데... 4 ..... 2020/02/22 1,570
1038746 주보에 "황교안 전도사 위해"..시민단체, 담.. 6 결탁 2020/02/22 2,066
1038745 이 와중에 예민한 이야기 6 ㅇㅇ 2020/02/22 3,342
1038744 이 시간이 해프닝이라면 꿈이라면 좋겠네요.. 46 Covid 2020/02/22 5,813
1038743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울때 어떻게하세요? 5 .. 2020/02/22 2,654
1038742 이낙연 총리님 나오셨어요 13 설마 2020/02/22 3,044
1038741 병원에서 씁니다 (좀 길어요) 75 코로나 2020/02/22 24,094
1038740 지금도 하루에 중국인들 몇천명씩 들어오나요? 2 ㅡㅡㅡ 2020/02/22 1,000
1038739 코로나19가 하나님 심판 ?..일부 개신교 목사들 황당 주장 9 이와중에.... 2020/02/22 1,742
1038738 황교안은 왜 오늘 밥을 먹었죠? 6 아니 2020/02/22 2,055
1038737 신천지의 강제 해산 청원이랍니다 8 해체청원 2020/02/22 1,435
1038736 음압병상 부족이 부른 비극…코로나19 사망자 2명으로 19 비극 2020/02/22 4,940
1038735 드라마 VIP 질문이요 2 ........ 2020/02/22 1,256
1038734 김정숙은 왜 박장대소 한거죠? 76 ... 2020/02/22 7,135
1038733 신천지위치 앱 2 ah 2020/02/22 859
1038732 '나'를 위한 시간 있으세요? 3 2020/02/22 1,454
1038731 마스크 원래 얼마였죠;;; 7 ... 2020/02/22 2,996
1038730 애인있어요..고 최진실이 가장 좋아했던노래 ㅡㅡㅡ 2020/02/21 1,423
1038729 복도식 20평.누가 자꾸 보일러밸브를 잠궈요 13 ... 2020/02/21 5,088
1038728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부부는 현실에 없나요? 23 ㅇㅇ 2020/02/21 6,712
1038727 집이 어느순간 자잘한것들 정리가 안되서 머리가 복잡해요 10 2020/02/21 4,804
1038726 욕먹을 각오하고 여쭤봅니다 내일 강원도 여행 갈까요 말까요 20 아정말 2020/02/21 5,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