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부터 피아노를 치고 싶더라구요.
82에서 검색도 해봤어요.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 지 몰라서요.
현재 3주차인데, 힘들고 재밌어요.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 있으시면 일단 시작해보시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저는 집에 피아노도 간단한 악보도 없었어요.
한달 전쯤 아이패드와 앱으로 간단하게 건반을 익혔어요.
악보대로 느릿느릿 건반을 누를 수는 있었는데, 박자 맞추는 게 힘들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피아노 건반과 악보에 대한 두려움을 살짝 극복해놓은 상태였어요.
물론 두 손을 다 쓰지는 못하고 한 손으로 한 음만 연주하는 상태였지요.
그러다, 우연히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들렀다가,
어린이들 다니는 피아노학원에서 성인교습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무작정 들어가서 물어보니 주 1회 월 13만원이래요.
시간은 밤 9시까지 가능하더라구요.
20분 혼자 연습한 후, 선생님이 40분 레슨해주세요.
그 외 아무때나 피아노학원에 와서 연습하고 가도 된답니다.
가까이에 학원이 있으니까 빼먹지 않고 가게 되고 들러서 연습도 할 수 있고 좋은 것 같아요.
아직은 선생님의 템포에 맞게 두 손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이 매우 힘겨운 상태이지만,
매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40이 넘어 완전한 초보자로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 건지 몸소 체험했어요.
첫 레슨 때는 너무 당황해서 순간 눈물이 나올 뻔했구요.
선생님이 계속 응원해주시지만, 어쩜 이렇게 손과 눈이 느린 지 저도 제 자신에게 놀랐답니다.
그래도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고 제 손 끝에서 나오는 멜로디에 제가 위로를 받았어요.
제가 도전한 곡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입니다.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더니, 초보자 용으로 바꾼 쉬운 악보를 주셨어요.
그 전에 파헬벨 캐논을 한 주 배운 후, 현재 이 두 곡을 한 마디 한 마디씩 배워나가고 있어요.
남편이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갈지 지켜보겠다고 한 마디 하네요.
내년에 이사를 가면 피아노를 사서 남편에게 연주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