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딩아들이랑 저녁6시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아이가 오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더군요
아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잔소리를 퍼붓고 퍼붓고 집으로 오면서
분이 안풀려 내가 집에가서 이놈을 반쯤 죽여놓을까 식식거리며 걷던중에
옛날 생각이 나는 겁니다
제가 어릴때, 초6 아니면 중1 정도였을 거 같네요
화장실 변기에다가 휴지를 넣고 물을 내렸는데 그게 딱 막혀서 물이 안 내려가는 거에요
어쩌구 저쩌구 해서 일은 다 해결했는데
그때 엄마가 너무너무 화가나고 짜증이 났나봐요
너가 어떻게 그렇게 생각이 없니~ 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미련한 행동을 할 수 있느냐 하셔서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2,3분 뒤에 또 반복해서 꾸중을 하시길래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좀 있다가 또 같은 말씀을 하시길래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이거를 계속계속 말씀하시길래 나중에는 반성하는 마음은 이미 달아나버리고 도대체 몇번을 같은 말씀을 하시려는가 하던중에
옆에 계시던 아버지가 듣다가 듣다가 도대체 녹음기냐고, 했던 말을 뭐 또하고 또하고 그러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셔서
엄마의 반복된 꾸중은 끝이 났습니다
그 생각이 들면서 그때 엄마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하고, 제가 지금 정말 그러고 싶었으니까요,
너무 화가나고 짜증이 나서 애를 달달달 볶고픈 심정이었어요
한편으로 그게 상대방에게 얼마나 미련한 짓이었는지도 이미 알고 있고요,제가 30년도 더된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증거죠
집에가서 한번 애한테 너가 그러면 안된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너도 기회를 잃게 된다고 당부하고
끝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