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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식이 실수를 했을때

회상 조회수 : 2,562
작성일 : 2020-01-15 16:13:39

어제 고딩아들이랑 저녁6시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아이가 오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더군요

아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잔소리를 퍼붓고 퍼붓고 집으로 오면서

분이 안풀려 내가 집에가서 이놈을 반쯤 죽여놓을까 식식거리며 걷던중에


옛날 생각이 나는 겁니다

제가 어릴때, 초6 아니면 중1 정도였을 거 같네요

화장실 변기에다가 휴지를 넣고 물을 내렸는데 그게 딱 막혀서 물이 안 내려가는 거에요

어쩌구 저쩌구 해서 일은 다 해결했는데

그때 엄마가 너무너무 화가나고 짜증이 났나봐요

너가 어떻게 그렇게 생각이 없니~ 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미련한 행동을 할 수 있느냐 하셔서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2,3분 뒤에 또 반복해서 꾸중을 하시길래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좀 있다가 또 같은 말씀을 하시길래

잘못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이거를 계속계속 말씀하시길래 나중에는 반성하는 마음은 이미 달아나버리고 도대체 몇번을 같은 말씀을 하시려는가 하던중에

옆에 계시던 아버지가 듣다가 듣다가 도대체 녹음기냐고, 했던 말을 뭐 또하고 또하고 그러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셔서

엄마의 반복된 꾸중은 끝이 났습니다

그 생각이 들면서 그때 엄마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하고, 제가 지금 정말 그러고 싶었으니까요,

너무 화가나고 짜증이 나서 애를 달달달 볶고픈 심정이었어요

한편으로 그게 상대방에게 얼마나 미련한 짓이었는지도 이미 알고 있고요,제가 30년도 더된 그때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증거죠

집에가서 한번 애한테 너가 그러면 안된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너도 기회를 잃게 된다고 당부하고

끝을 냈습니다



IP : 118.221.xxx.16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
    '20.1.15 4:17 PM (14.52.xxx.80)

    치킨타임이군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키워진 대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지도 몰라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겠지만, 잘 깨닫지 못하고 습관적으로요.

    그래도 원글님은 잘 대처하셨네요.
    이제 치킨 하나 시켜서 맛있게 드시면서 푸셔도 되겠네요.

    저는 성질을 못이겨서 소리치고 난 다음에는, 엄마가 이러저러해서 화가 많이 났다.
    엄마는 이럴때 참 싫더라, 하고 꼭 맛난 걸로 마무리하는 편이예요.
    물론 아예 성질을 안낼 수 있으면 최선이겠지만요.;;;;;;

  • 2. 토닥토닥
    '20.1.15 4:17 PM (175.193.xxx.175)

    잘 하셨어요. 저도 원글님이 쓴 것처럼 아이에게 그러면 좋은데....
    노력해야지요~

    라디오에서....어떤 분이 그러더라구요.
    자식은 인생이 내 뜻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존재라구요.

  • 3. 다른 얘기
    '20.1.15 4:30 PM (125.178.xxx.70) - 삭제된댓글

    오래전에 울집 화장실이 막힌 겁니다,
    하필 내가 사용후에,,,
    그때 엄마께서 뭐라 안하셨어요...돈이 들겠다 이정도,,한마디.
    그때 아버지가 고무장갑 끼더니 뭘 하셨는데,,,
    옆에서 엄마가 어설픈 기술자가 물만 연속해서 내리니까 수도세가 많이 나오겠다 어쩐다 하심 ㅋㅋ
    아버지는 다 고치고나서 의기양양 해서 뭐라뭐라 하셨는데,,
    암튼 해결해 주셨는데
    내가 사고친거 같아서 맘이 무거웠는데 ,,혼나지 않고 지나가서
    너무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살아오면서 부모님에게 거의 혼나지 않고 살아온거 같아요, 많이 고맙죠
    어릴때 이런거 다 기억하죠.

  • 4.
    '20.1.15 5:45 PM (1.233.xxx.70)

    배우고 갑니다

  • 5. 축하합니다
    '20.1.15 5:56 PM (39.122.xxx.31)

    득도 하셨네요
    자식을 행복하게!
    이게 정답이죠 ㅎㅎ

  • 6. 중간에
    '20.1.16 1:13 PM (59.8.xxx.17) - 삭제된댓글

    한번 톡을 보내시지요
    출발한다, 하고요
    부모자식간, 부부간
    뭐든 적당한게 좋아도 보여져요
    그냥 한마디,
    그래야 상대방 미안에서 씉나지요
    두마디, 세마디 하는순간 미안함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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