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긴글도 한번 봐주실래요. 부모님과의 관계.
남들은 친정엄마 사랑하는 우리엄마.. 하먼서 잘 지내는데
(물론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 sns 상 본거에요)
전 엄마아빠 한테 그런 감정이 없어요
제 기억이 닿는 어린시절부터요.
그냥 부모님은 무섭고 엄하고 제가 원하는걸 안들어주시고
어쩌다 들어주더라도 정말 힘겹게.. 사정사정하고 조르고..
나중엔 원하는대로 되었는데도 그 기쁨조차 상쇄돼 못느낄정도로요.
원하는건 주로 뭐 사달라 친구랑 놀러가게 돈달라(많은돈 아니고요
끽해야 하루 놀이동산 가거나 이정도) 는 거였는데
이유는 집안이 넉넉치 못하고 쪼들린다는거였어요.
그리고 항상 자식들한테 강압적이었고 윽박지르고 때리기도 하고
사춘기때부터 고민이든 제 일상이든 다 비밀로 해야할게 많아졌고
엄마랑 사이좋은 친구들이나 언니가 있는 친구들이 항상 부러웠네요.
혼날때마다 이럴거면 나가서 혼자살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힘없는 저는 그말이 얼마나 무섭고 싫었는지..
수십년 겪어온 시간을 글로 쓰기가 참 어렵지만
엄마아빠는 그렇게 저한테 친근하고 의지되고 그런 존재는 아니었어요
늘 무섭고 뭔가 숨겨야 하는 존재.
거기에 엄마아빠만큼이나 무섭고 저를 무시하는 오빠.
학창시절 티비보는거 라디오 듣는거 친구들이랑 놀러가는거
너무 한심하게 보고 쓸데없는거 한다고 비하하고 혀를 쯧쯧차는데
그모습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부터 발끝까지 저릿해요
지금 돌이켜보니 어린 그때의 제가 딱하기도 하고요..
우리딸을 보면서 난 우리엄마같은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몇번을 다짐해요.
제가 비행청소년마냥 탈선이나
나쁜행동을 하는것도 아닌데 이해를 하려고도 안하고 그저 공부공부..
그렇다고 부모님 스펙이 좋아 자식도 똑같이 그리되길 욕심낼 스펙도 아니고
공부에 올인하게끔 사교육이니 책이니 이런 전폭적인 지지도 없었어요.
집안이 넉넉치 않으니까요.
그냥 스스로 열심히 공부만 하고 딴짓안하고 엄마아빠 맘에 드는
모범생이길 바라신거죠. 전 그런 부류는 아니었는데.
한번씩 혼낼일이 생기면 제 방에와서 책상서랍을 다 뒤져요
공부외엔 모든것이 맘에 안들고 혼날투성이인 저는 책상서랍에
몰래 숨겨둔 것들이 많은데 친구들이랑 주고받은 편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카세트테입, 모아둔 편지지 엽서.. 이런거였어요.
딱 90년대 여학생들이 많이들했던.
그런걸 하나하나 다 꺼내고 보지말라는데도 때리고 뿌리치며 다 읽어보고
나오는대로 제앞에서 박박 찢고..
엄마지만 그앞의 저는 너무 수치스럽고 모욕적이고 이대로 뛰어내려
죽는것 만이 제가 할수있는 반항인가 싶어 죽는것도 생각해본적이 많았어요
참 방이 세개였고 넓은 안방도 있었는데
난방비 아낀다고 여중생이던 제방에 와서 같이지내고
밤에는 같이 주무시기도 했어요 엄마아빠가요.
그러고 저는 책상스탠드를 키고 공부를 하랬는데
그것도 너무 싫었어요. 숙제나 공부도 하긴 헸지만 그외에도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몰래 이어폰 꽂고 라디오를 듣는게 넘 가슴떨리고
조마조마한 일이었네요.. 걸리면 공부안하고 딴짓거리 한다고 혼나니까요.
이런 환경에서 자라서 빨리 독립하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은 안되서
빨리 결혼을 했어요. 그 구속에서 벗어나고싶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 엄마는 저희 남매에 대해 엄청난 희생을 하고
엄청난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하시네요. 물론 마음은 그랬겠죠
세상에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있겠어요. 그 모든 억압들이
다 너 잘되라고 너는 공부잘헤서 고생하지말라고 했다는데.
자식사랑하는 마음 맞겠죠.. 그런데 자식한테는 표현과 전달이 안됐으니
저는 저대로 상처였고 엄마아빠도 그걸 몰라주는 자식이 또 야속한거죠
요새는 제가 알아주지 않는다 싶어서인지
너무나 사소한 것들까지 하나하나 어필을 하고 제가 모나게 굴면
엄청 상처받은것 처럼 엄마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너는 참.. 너무한다..
이런식으로 여전히 저를 모자르고 한심하고 덜 된사람으로 봐요
엄마나 아빠나 다요.
그게 쌓이다보니 사소한 말투 행동 다 거슬리고 저랑 안맞고..
아제 저도 나이가있고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생기니
힘없던 학창시절 겪었던 부모님.. 솔직히 적당히 거리두고 살고싶어요
일단은 부모님이 좋고 감사하고 보고싶고 함께있고 싶고
이런마음이 안들어요. 저도 죄책감 들고 속상하지만..
성격 일상패턴 식습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안맞아요.
친정에 하루이틀 놀러가면 하루만에 그냥 돌아오고싶어요..ㅜ
부모자식간에도 궁합이란게 있다면 너무 안맞는 사이같아요
어릴때부터 부모님도 저를 그렇게 맘에 안들어하고 뷸만투성뿐이었던걸 보면.
솔직히 요새들어 제 어린시절에 받았던 상처들이 너무 떠올라
어디가서 정신과치료라도 받고싶어요.
자꾸 그런 기억들이 오버랩되어
엄마아빠와의 사소한 트러블에도 너무 격하게 반응하고
어찌보면 이제 갑을이 바뀐상황에서 제가 너무 못된건가 엄마아빠는 기억도 못할 옛날일을 핑계로 부모님을 괴롭게 하는게 아닌가 생각도 들어
맘이 힘들어요. 근데 그렇다고 그걸 극복헤서 내가 참고 이해해가며
좋은딸이 되야겠다 라는 생각도 안드네요 솔직히.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mm
'20.1.15 1:20 PM (49.196.xxx.181)빨리 손절하시고 힘들면 가서 항우울제 처방받아 드세요
옛날 안좋은 일이 자꾸 뇌에서 뱅뱅도는 것 뇌에 감기가(=우울증) 와서 그래요. 똥싼 것 자꾸 킁킁냄새맡고 투덜대디 말고 변기에 넣고 물 내려야죠?!2. 옛날엔
'20.1.15 1:23 PM (113.199.xxx.194)생활고에 찌든 스트레스를 자식에게 풀던
부모들이 많았던거 같아요
어릴적 단층집에 살았었는데 하교길에 보면
밥상이 날라다니던 집도 있었거든요 싸우느라....
그래도 님 부모님은 공부공부 하기라도 하셨네요
어떤집은 학교때려치고 공장가서 돈벌어 오라고 했다는데요
뭐 기본만 하시면 돼죠
마음이 안가는데 어쩌겠어요3. 이게요
'20.1.15 1:28 PM (180.226.xxx.59)부모자식이 등지고 돌아서면 또 힘든 상황이 되고
글타고 자주 보면 더 힘들고.
그러고 말해봐야 더 큰 갈등만 불러오고.
그냥 볼일 있음 최소한 짧게 보고 헤어지는 겁니다
그것마저도 힘들면 등져야겠죠
부모와 자식이 생각을 서로 주고받고 배려와 이해로 살아왔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겠지만
오로지 서로가 내 주관만으로 상대를 판단해서 생기는 결과죠
원글님도 마음이 여려 내 의사를 드러내지 못해 분노가 많이 쌓인 것 같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야 해요
원글님이 이제 부모님께 의존할 상황도 아니니
내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만 하고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안아주세요
내가 있고 세상이 있는 겁니다4. ..
'20.1.15 1:29 PM (49.142.xxx.144) - 삭제된댓글작성자님 저랑 비슷하세요ㅜ
저는 가장 힘들었던게 부모님이 저러시니까
정작 꼭 부모님과 상의해야할 중요한 일들이 생겼을때 전혀 말을 못했어요
그게 참 아쉽습니다..
제 인생에 기댈 곳이나 상의할 어른이나 롤모델이 없다.. 이게 ..
저도 항우울제 처방치료받고 상담치료도 받고 ...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곁에 있는 신랑은 너무 좋습니다
제 인생의 복은 딱 요만큼이구나 생각하고 욕심 안부릴려고합니다
사주에도 매달려보는데 부모님 탓이 아니라 내가 이런 운명으로 골라서 태어났고
그 시나리오대로 외로움과 아픔을 겪어내는건가 생각이 들기도합니다5. 부모님이
'20.1.15 1:30 PM (211.114.xxx.15)참 다 좋은게 아닙니다
저희 친정엄마도 정신병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정도의 생각을 합니다 깊이 깊이
이번에 생신이라고 언니들과 만났는데 엄마로 언니들이나 나나 뭔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그리고도 부족해서 전화를 합니다
끊지도 않고 하는 통화 두시간 정도 하고 나니 머리가 지끈 지끈해서 바람 쒈겸 나갔다 왔네요
부모나 자식이나 정신이 건강해야 해요
님도 필요하다면 정신과 상담 받는것도 좋다고 봅니다
저는 그게 남편인것같아요
남편은 좋은 배우자는 아니지만 생각 일부가 굉장히 긍정적이고 생각하는 각도가 달라요
예를들면 성인인 딸애가 운동을 한다고 다이소 바구니를 두팔로 지탱하며 팔굽혀 펴기를 합니다
저는 저거 부서지지 하며 뭐라 하는데
남편은 그게 부서져서 날카로워 아이가 다친다는 생각을 해서 나무라더군요
별거 아닌데 아이가 받는 느낌은 엄청 다르죠
엄마와 거리를 두세요
내게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부분은 모든것에 거리를 두는거라고 봅니다
나쁜딸 아닙니다6. 저도
'20.1.15 1:34 PM (223.38.xxx.95) - 삭제된댓글저도 그래요. 부모가 부담스럽고 싫고
어릴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걸 절대 부모와 공유하지 않아요.
평가하고 남들한테 이상하게 말해서 절 곤란하게 했거든요.
뭐든 수가 틀리면 제가 좋아하는 걸 약점잡아서 코너에 몰았고요.
웃긴건 전 공부도 잘했어요.
그냥이 아니라 탑오브탑으로.
그것도 공격거리가 됩디다. 이해되세요?
공부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의 표본이래요.
그래서 날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거라고.
지금 마흔인데 진짜 최소한으로 보고 살아요.
그리고 여기 게시판에서건 어디서건 자식들이 싸가지없다고 욕하면
귀담아 안들어요. 그런 취급 받을만한 이유가 있을지 누가 알아.
저도 엄마가 친인척들 사이에 죽도록 뒷바라지해봤자 공부 좀 한다고 저만 살겠다고 저러는 천하에 이기적인 년으로 다 풍겨놨어요. 저는 집에 억을 해줬는데 그건 흔적도 없고요. 실제로 오지랖쩌는 외가식구들이 저한테 훈계해도 네 하고 무시합니다. 괜히 나 이래요저래요 얘기하는 것보다 그게 더 안달나게 하는 방법이거든요.
가족간의 감정은 그 당사자들밖에 몰라요. 그건 같이 사는 형제자매도 이해못할 수 있어요.
저도 화목하지 못한 가정이 나때문인가 싶어 죄책감에도 시달렸는데, 오히려 문제없는 가정에서 자란 남편이 해법을 주더라고요. 세상에 안보고 지내는 가족 많다고. 그냥 니가 그 케이스 일 뿐이라고요.7. ....
'20.1.15 2:15 PM (125.130.xxx.116)서둘러 손절이죠.어릴땐 폭력쓰다가 커서 기댈만하니까 집착...남친으로 대입해서 보세요. 그래도 사랑은 순수해야하고 함께만나며 좋은 날도 있었으니 남친 감싸주라고 하시겠어요?
8. ....
'20.1.15 2:19 PM (125.130.xxx.116)성적좋으면 형제 복까지 뺏어가는 독한년이라 비난, 성적 나쁘면 똥쌀줄만 하는 버러지..ㅎ 이런 언어폭력 패턴이 독이되는부모의 공통점이에요. 뭐든지 트집잡고 비하해야 아이가 바보가 되거든요. 애가 잘풀리길 바라지 않아요. 부모로써의 자각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9. 님
'20.1.15 2:25 PM (211.246.xxx.237)저는 님 부모님같은 부모만 만났어도...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랬으면
정말 밥 먹여주고
학교 보내주고
재워주는 것만 해주는 부모
그렇다구요10. 단순하게
'20.1.15 5:27 PM (116.41.xxx.18)"맘이 힘들어요. 근데 그렇다고 그걸 극복헤서 내가 참고 이해해가며
좋은딸이 되야겠다 라는 생각도 안드네요 솔직히."
정답은 원글님 글속에
저말대로 솔직히 사시면 되요
내 자신에게 말이죠.
너무 상대에게 상처줄것도
너무 나를 속일것도 없이
마음가는대로 적당히요
백종원이 강남에서 음식점할때 손님들에게 친절해야한다고
그렇게 노력했데요 인사도 90도로 하고 억지 웃음으로 친절하고
그런데 그게 나중에 병이 되더래요 우울증처럼
그래서 지금은 적당히 내가 할수있는 친절
손님이 기분나쁘지 않을정도의 친절만 유지한답니다
원글임이 부모님에게 줄수있는 마음만큼만 하세요
부모와 연을 끊어라 어쩨라 쉽게 말할수있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내가 이래도 저래도 불편하다면
내가 할수있는 만큼의 마음만 주고
그 이상의 죄책감은 떨치세요 나도 할만큼 하는거니까요
그게 서로가 건강하게 지낼수있는 방법이예요11. 저요
'20.4.14 3:32 AM (223.38.xxx.152)제 얘긴줄 알았어요. 어쩜 이리 글로 표현을 잘 하셨나요..님글을 읽으니 소용돌이에 휘말린듯이 방향을 잡을수없던 제 감정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에요.. 댓글들도 큰도움이 되네요. 큰 위로가 되어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