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0% 현미밥을 좋아해서 요즘 냄비 현미밥을 해먹거든요.
많이 해놓고 해동해서 먹으면 또 맛이 덜해서 바로바로 먹을만큼만 딱 하느라 냄비밥 애용합니다.
문제는 이 현미'밥'의 맛을 잘 살리는 반찬이 많지 않다는 것 !
대부분의 많은 반찬들, 특히 김치류가 톡 터지는 고소한 현미밥의 맛과 풍미를 다 덮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현미밥 먹은 후로 김치는 정말 최소한으로 먹게 되더라구요
멸치 넣고 꽁치 넣고 알타리 무청 넣고 지진 것도 백미밥일 때는 한없이 맛있는 밥도둑이더니, 현미밥맛을 해하는 듯 해서 제게 내침 당했죠.
게다가 반찬도 여러가지 이것저것 함께 먹으면 밥 자체의 맛이 사라져서 최소한으로 어울리는 반찬 한두가지만 놓고 밥 자체의 맛을 즐기는 중입니다.
그래서 제게 당첨된 반찬들은 김, 구운 생김에 약간의 달래장, 시금치 된장국, 배추 된장국 정도?
한동안은 아무 반찬없이 김만 싸먹어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냉장고 안에 눈에 띄는 채소는 다 때려넣고 카레를 끓였습니다. 고기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채소로만...
감자, 당근, 양파같은 디폴트 재료들은 물론, 제가 좋아하는 가지, 연근을 듬뿍 넣고 친구의 비법인 사과도 송송, 사과도 넣는데 단감이라고 안될쏘냐 싶어 단감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끓였더니, 이거슨 카레 신세계 !
지금 며칠째 현미밥과 오로지 채식카레만 먹었는데도 오늘 또 먹고 싶어서 퇴근만 기다리는 중...
넣는 재료에 따라 묘하게 달라지는 맛이 매우 중독적이예요.
사과 넣는 것이 비법이라던 친구의 말을 반신반의했는데, 왜 그리 자신있게 말했는지 알겠더군요.
오늘은 두가지 버섯까지 사다 놓았으니 버섯카레가 될 예정.
카레 향이 아주 강한데도 불구하고 현미밥의 톡톡튀는 식감이 그대로 살아 어울리는 것이 홀릭하게 만듭니다.
가지와 연근의 식감도 너무 훌륭하고...
요즘 식생활은 밥 먹자는 반찬인지, 반찬 먹자는 밥인지 혼란스러운 상태....
냉장실 시들어가는 채소, 과일들이 님들을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다면 카레에 모두 투척해서 구제해 보세요. 호박도, 브로콜리도 모두 다 제몫을 해낼 겁니다.
그나저나 현미밥에 어울리는 다른 반찬은 뭐가 없을까요? ㅠㅠ
김밥, 나물비빔밥도 나쁘지 않았지만, 노동력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