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히 개인적인 성향 때문일까요
유학지에서 만난 남편과 연애하다가 혹 빠져서
바로 결혼 바로 임신 바로 육아하면서
공부하던 것도 다 때려치고 일도 때려치고
나이 차이나는 애들 둘 키우느라 15년이 넘게 걸렸어요
그 전에도 하던 일은 프리랜서 일이었고요
자유롭고 개인적인 시공간이 참 중요한 사람인데
애들 육아하면서 그게 쉽지 않쟎아요
아이들을 위해서 목숨도 내놓을 수 있지만
일상이 불쑥불쑥 침범 당하는게 제 에너지를 참 뺏습니다.
게다가 저는 adhd 성향이 있어서
자극, 소리에 매우 민감하거든요
애들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소리를 높이면
혼이 다 빠져나가는 거 같으면서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져요
그럼 혼자 있으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힘을 받아야 하는데
작은 아파트에서 종종거리다보면 그것도 쉽지 않지요
내 물건, 내 시간, 내 공간이 다 모두의 것이 되버리는 것도
20년이 가까워지는데도 아직 놓아지지가 않는 것이
저는 애초에 엄마자리, 전업주부자리가 참 버거운 성향의 사람인데
그걸 파악 못했어요
결혼 전까지는 호기롭게 내가 하고싶은 일, 하고싶은 공부하며
여기저기 누비던 사람이고 열정적으로 살았으니까요.
여러 상황상 전업으로 돌아서면서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피로도가 높은지 ..몰랐는데
이제 퍼즐이 맞추어 집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아이들 잘못이 아니고, 엄마가 이리 예민하고 성격 ㅈㄹ맞은것이요.
오늘도 귀옆에다 대고 떠들어 대고
(나이 특성상) 매우 자기 중심적일 수 밖에 없는 아이들과 입씨름하다가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렸습니다. ㅠㅠ
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