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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살림, 육아가 제게는 참 버거운 일입니다

ㅇㅇㅇ 조회수 : 4,573
작성일 : 2020-01-09 17:15:24

다분히 개인적인 성향 때문일까요


유학지에서 만난 남편과 연애하다가 혹 빠져서

바로 결혼 바로 임신 바로 육아하면서

공부하던 것도 다 때려치고 일도 때려치고

나이 차이나는 애들 둘 키우느라 15년이 넘게 걸렸어요

그 전에도 하던 일은 프리랜서 일이었고요

자유롭고 개인적인 시공간이 참 중요한 사람인데

애들 육아하면서 그게 쉽지 않쟎아요


아이들을 위해서 목숨도 내놓을 수 있지만

일상이 불쑥불쑥 침범 당하는게 제 에너지를 참 뺏습니다.

게다가 저는 adhd 성향이 있어서

자극, 소리에 매우 민감하거든요

애들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소리를 높이면

혼이 다 빠져나가는 거 같으면서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져요

그럼 혼자 있으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힘을 받아야 하는데

작은 아파트에서 종종거리다보면 그것도 쉽지 않지요

내 물건, 내 시간, 내 공간이 다 모두의 것이 되버리는 것도

20년이 가까워지는데도 아직 놓아지지가 않는 것이

저는 애초에 엄마자리, 전업주부자리가 참 버거운 성향의 사람인데

그걸 파악 못했어요

결혼 전까지는 호기롭게 내가 하고싶은 일, 하고싶은 공부하며

여기저기 누비던 사람이고 열정적으로 살았으니까요.


여러 상황상 전업으로 돌아서면서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피로도가 높은지 ..몰랐는데

이제 퍼즐이 맞추어 집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아이들 잘못이 아니고, 엄마가 이리 예민하고 성격 ㅈㄹ맞은것이요.


오늘도 귀옆에다 대고 떠들어 대고

(나이 특성상) 매우 자기 중심적일 수 밖에 없는 아이들과 입씨름하다가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렸습니다. ㅠㅠ


아..ㅠㅠ



IP : 221.140.xxx.230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20.1.9 5:21 PM (70.106.xxx.240)

    옛날여자들은 모르고 걍 살다 죽었고
    요즘여자들은 아니까 괴로운게 육아 살림의 굴레죠

    원래 육아 전업은 적성에 맞는 게 더 이상할걸요.
    자유롭게 잘 살던 자기자신이 통째로 사라져 가정 공공재가 되버리는거가 행복한 여자가과연 한 몇프로나 될까요

  • 2. ...
    '20.1.9 5:25 PM (223.40.xxx.206) - 삭제된댓글

    성향을 바꿀수 있어요 단 죽을만큼 어렵고 힘들죠
    진심어린 기도를 좀 해보시면 어떨까요 힘들지만 그렇게 자신을 바꾸면 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이 옵니다. 성철스님 책과 참선 권해드려요

  • 3.
    '20.1.9 5:26 PM (122.37.xxx.67)

    저도 극내항성에 민감한 사람이라 원글님 글에 만퍼센트 통의해요 ㅠㅠ 이제 아이들 다 크고나니 제가 참 결혼에 안맞는 사람이더라구요 전 워킹맘이로서 스트레스를 세배는 받았어요 일년에 한번이라도 혼자 여행다녀오세요 전 나홀로여행은 꿈도 안꾸다가 심신이 지쳐 뛰쳐나가다시피 갔었는데 진짜 충전하는 기분이었어요 참고로 산속 봉쇄수도원에 딸린 가톨릭 피정의 집이었어요(비신자도 묵을수있음)

    저도 소리에 예민하고 같은 공간의 타인의 존재만으로도 기가 빨리는 사람이라 주기적으로 나만의 껍질속으로 들어가야 충전된답니다 애들은 금새크니 힘내세요 토닥토닥

  • 4. ...
    '20.1.9 5:29 PM (106.101.xxx.71)

    저도 그래요.
    전 살림은 좋은데 육아는 진짜 아니라서 시터 두고 복직 바로했어요.
    다시 태어나면 결혼까지만 할꺼에요 ㅎ

  • 5. 저는
    '20.1.9 5:32 PM (175.223.xxx.205)

    다 외부에 위탁 했어요 ~~~

  • 6. ...
    '20.1.9 5:35 PM (106.101.xxx.71)

    저는 일중독이라 솔직히 회사나오면 애 생각 전혀 안나요. 모든 엄마가 육아가 다 맞지는 않으니까 더 잘하는 분께 저도 위탁한 셈이죠.

    왠만한건 돈으로 다 커버가 되요. 전 다만 제 공간을 자꾸 침범당하는 느낌이라 애가 힘들더라구요.

  • 7. ㄷㄷㄷㅇㅇ
    '20.1.9 5:52 PM (221.140.xxx.230)

    네..저도 힘들지만 애들이 참 힘들거 같아서 인간적으로 미안함을 느껴요

  • 8. 깜냥
    '20.1.9 5:55 PM (59.10.xxx.58)

    그래서 자식도 키울 깜냥이 되어야 한다는게 성향을 말하는거예요.

    남자나 여자나 키우고 기르는게 안되는 성향 분명히 있어요.
    그게 옳고그름의 문제는 아니구요

    본인이 어리거나 미숙할 때 판단은 여러모로 문제가 생기고
    살면서 리스크가 생기는거 당연

    남은숙제는 이걸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하냐예요.
    후회는 언제해도 늦은거고 아직은 망친인생 아닙니다.
    본인 삶 포기한다소리와 같아요

    그건 죽기직전에 할 소리 구요

  • 9. 힘내요
    '20.1.9 5:55 PM (49.196.xxx.242)

    Adhd 성향 민감하고 예민한데 애들이 주는 스트레스 당연한 거에요..좀 릴렉스 하는 보조제를 써보시면 어떨까 싶은 데요.
    제 남편이 그런 편이라 아이들 사랑하면서도 아직 어리니 오래 같이 놀아주는 것은 못하더라구요. 제가 많이 데리고 나가요 아빠 쉬라고 ㅎㅎ 많이 키우셨으니 독립 때까지만 잘 지내보세요

  • 10. ㅇㅇㅇ
    '20.1.9 6:01 PM (221.140.xxx.230)

    네..애들과 떨어져서 생각하면 이만큼 커준거 고맙고 감동스럽고 사랑에 벅차오르는데
    함께 있으면 귀가 터져버릴거 같고, 말도 안되는 소리로 우겨되는데 화가 나고
    방은 난장판에, 아이들 특유의 무례함과 경계선 침범에 돌아버릴거 같아요.
    게다가 다시 시작한 공부와 일도 만만치 않아서...

    저도 약을 먹어보려고 병원 물색중입니다.
    망쳤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고요
    아이들로 인해서 풍성해졌구나
    내가 나를 더 알게 되고 낮아질 수 있는 기회구나..라고 이성적으로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나는 ㅁㅊ여자일때가 많...

  • 11. 제 딸
    '20.1.9 6:29 PM (183.96.xxx.95)

    25살인데 예술가형에 극내향 소리에 아주 예민한
    성격인데 지금 사귀는 남친과 결혼을 꿈꾸고
    애들도 낳고 싶어해요
    결혼하면 저나 사위가 육아 도맡아야 할 거 같아요 ㅜ ㅜ

  • 12. ..
    '20.1.9 6:31 PM (223.62.xxx.54)

    토닥토닥... 토닥토닥...
    그래도 아이들 이제 중학생이나 초등 고학년 이겠네요. 쪼매만 더 참으세요.

  • 13. .....
    '20.1.9 6:38 PM (118.32.xxx.72)

    제 친구랑 너무 똑같아서 친구가 쓴 글인가? 하다가
    유학 얘기 보고서 아닌걸 알았어요.
    제 친구도 adhd이고 애 둘 낳고 전업으로 육아하다가 다시 일 시작했거든요.
    산후우울증이 심해서 산후 다이어트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살이 쭉 빠지더라구요.
    그 친구는 자기 증세 인정하고 약 꾸준히 먹고 있어요.
    약 먹으면 그래도 견뎌지는데.. 나아졌다보다 싶어서 약 끊으면 다시 도진데요.
    그래서 아직 약은 못끊는다던.
    그래도 버티니까 어떻게는 길이 보이긴 하더라고요.
    일도 있고, 애들도 점점 크고 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 14. ...
    '20.1.9 6:40 PM (223.62.xxx.113)

    육아가 적성에 맞는다고 신나하는 여자 한 명도 못 봤어요

  • 15.
    '20.1.9 6:45 PM (39.7.xxx.205) - 삭제된댓글

    애들은 시어머니나 친정에 맡기고
    룰루랄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요

  • 16. ddd
    '20.1.9 6:46 PM (221.140.xxx.230)

    네 저도 예술가형에 예민형이에요.

    관리라는 걸 전혀 못하는 성격이라서요
    제 한 몸도 버겁고,
    제 공부에만 몰입하고 싶어요
    그래서 애들이 기본 머리는 있는데도
    엄마의 관리가 안되어 그런지,,
    자기 잠재력도 못쓰는거 같아서
    자책이 되어요
    우리 나라에서 아이들 학창시절이
    엄마의 관리로 굴러가는게 8할은 되는거 같은데,
    저는 당췌 입시며, 학원이며, 평소 숙제며,,들여다 봐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내공 일이 몰두하고 있을때는(그게 일, 공부든 아니면 명상이든 취미든)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어디 그게 되나요..
    그런 분노가 내적으로 쌓이고,,갑자기 폭발하고 그래요

  • 17. ㅇㅇㅇㅇ
    '20.1.9 6:50 PM (221.140.xxx.230)

    저는 애들도 어린이집에 늦게 갔고,
    사교육도 거의 안시키고,
    애들도 누구 도움없이 혼자 봤어요.
    남편도 직업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긴 편이고요.
    건조기에서 나온 산더미같은 빨래만 봐도,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감만 봐도 숨이 턱 막히고,,
    애들 공부는 엉망같고,
    내가 어디 하자있는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종종 들지요.

  • 18. 저도
    '20.1.9 7:27 PM (223.62.xxx.192) - 삭제된댓글

    비슷해요. 다행히 남편이랑 시터가 육아 적성이라 둘한테 대부분 맡겨요. 신기한게 남편은 아이들 보는데 전혀 스트레스를 안받더라구요.

  • 19. 거의 대부분
    '20.1.9 8:12 PM (124.53.xxx.142)

    다 비슷할걸요.
    사랑보다 책임감이 더 큰거 같아요.
    엄마란 굴레가 무시무시 해요.

  • 20. 저도
    '20.1.9 8:20 PM (223.33.xxx.171) - 삭제된댓글

    비슷한 성격인데 그래도 애 하나라 견디고 살다보니
    다 커서 내 시간 일찍 찾았죠
    결혼해서 당연히 애는 낳아야지 하고 낳고 보니
    내 성격에 이건 무리다 싶었고
    어찌어찌 하나는 키워도 그 이상은 절대불가.
    그래도 님은 둘이나 낳았네요
    낳은 죄로 키우는 게 엄마 노릇이에요
    별거 없어요
    딴 사람들도 다 그렇게 견디며 삽니다
    힘내세요

  • 21. ,,
    '20.1.10 8:38 AM (70.187.xxx.9)

    15년 결혼생활을 하고서야 본인 파악을 하셨다니 ....... 가임기라면 늦둥이 안 생기게 제대로 피임 하시길.

  • 22. ...
    '20.1.11 12:06 AM (58.238.xxx.221)

    늦게 알수도 있지.... 오지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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