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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가 너무 예뻐요...

... 조회수 : 6,105
작성일 : 2019-12-24 05:20:57
6살 딸아이예요... ㅎㅎ

저는 아이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고
다른 아이들을 가까이서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

결혼을 38살에 늦게 했고... 자녀계획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전에
바로 아이가 생겨서 얼떨떨하게(?) 39살에 낳았어요.

출산은 병원 도착해 4시간 반만에 자연분만.. 수월하게 낳았어요.

그런데 낳고 나서는 몸이 훅 가더라구요.
없던 비염이 생기고 가끔 관절에 두드러기 생기고
알러지 없던 특정 치약이나 아이스크림에 입술이 부풀고
체력이 참 좋았는데 골골... ㅠㅠ

아기는... 모든 걸 다 해줘야 하는 존재.. ㅎㅎ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걸 몰랐어요.
본능적으로 할 수 있겠지 싶은 것들도 못하더라구요..

전 그저 열심히 하려고만 했어요.
아이가 사랑스러워서라기 보다
공부하던 것처럼, 일하던 것처럼 열심히...

이제 6살... 며칠 있으면 7살 되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예뻐요. 어디 말도 못하고요. ㅎㅎ

아이로 인해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회의적이었던 시각이 많이 나아졌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 훨씬 많아졌어요.

가족이라는, 아이라는 소중한 존재가 생겨
마음에 있던 구멍이 메워지고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다른 사람들도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까 싶고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살겠구나 싶어
훨씬 따뜻하고 짠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요.

고향 부산을 떠나 서울로 대학을 가며 20살부터 거의 혼자였던 삶,
사회생활에 점점 황폐해지고
어딘가 뿌리 없이 둥둥 떠있는 것 같은 삶,
앞으로는 큰 변화도 없을 것 같던 삶이 달라졌어요.

출산 후 만 5년이 지나며 체력과 건강도 많이 돌아왔고...
결혼 전 여행을 참 많이 했는데 아이로 인해 못하다
이제 함께 다닐만 해져 행복하구요...

애들은 금방 큰다는 말을 전혀 실감 못했는데
이젠 정말 빨리 크는구나 싶고 하루하루가 소중해요.

아이가 아기 때는 늦게 낳아 미안하고
앞으로 20년 어떻게 키울까 막막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일단 현재를 즐기고 있어요.
아이가 더 크면 또 다른 힘듦이 있겠지만요.

새마을 글자를 보고 새가 사는 마을이라고 하고
칠칠캔터키 간판을 보고 터키 음식점인 줄 아는 아이 덕에
하루하루 웃어요.

며칠 전에는 이제 12월 31일이 지나면 1월 1일 새해가 되고
넌 7살이 된다고 하니...
“내가 7살이 되도 엄마는 나를 알아볼 수 있어?”
하고 진지하게 묻더라구요...

아까는 TV에서 맥스터핀스 만화를 보고 나서
왜인지 혼자 자극을(?) 받아
자기도 자기 방에서 혼자 자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이브 날도 혼자 자고 일어나
트리 밑에 선물들을 열어 볼 수 있다나요...(응?)
유니콘 베개 챙겨 가서 유니콘 털실내화를 신고 누웠길래
이불 덮어 줬는데
5분 뒤쯤 안방으로 와서 울먹울먹.. “엄마...”
불도 켜뒀지만 혼자 누워있으니 무서웠겠지요..
그것마저도 너무너무 귀여워요...

아이가 있고 엄마가 되니
제가 뭐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내년이면 45살인데 아이가 어리다보니
제 나이가 별로 실감이 안나요...

쓰다보니 길어지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ㅎㅎ
아이에 관심이 1도 없던 제가
아이 덕에 새로운 삶을 살고 있어요...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 것부터 모든 것이 감사할 것들 투성이예요...










IP : 58.235.xxx.144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00
    '19.12.24 5:31 AM (118.139.xxx.63)

    글 읽는데 제가 다 행복하네요..
    앞으로도 이쁘게 건강하게 키우세요..
    그리고 독립은 천천히...중딩(남)되니 가끔 같이 자자 해도 대답만 응....혼자 자더라구요...ㅋ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하니 주위 작은 아이들이 그냥 다 이뻐요...
    순간순간 즐기시고 행복하세요..

  • 2. ......
    '19.12.24 5:51 AM (121.132.xxx.187)

    넘 부러워요. 글속에 사랑이 가득하네요. 예쁜 따님과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3. 저도요
    '19.12.24 5:51 AM (59.6.xxx.191)

    삶이 그다지 반갑지 않아서 아이를 낳는 것은 인생의 선택에 두지 않았는데 원글님 글을 보니 이런 삶도, 이런 기쁨도 있구나 싶네요. 이런 기쁨을 느끼실 수 있는 것도 큰 재능인 것 같아요. 원글님과 공주님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4. 저두
    '19.12.24 6:03 AM (223.62.xxx.245)

    내년 7살 되는 딸아이와 9살 남매 키우는데 너무너무 이뻐서 말로 다 표현이 안되요. 가끔 넘 이뻐서 물끄러미 바라보다 꽉 껴안고 뽀뽀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아이 관심 하나도 없던 제가 이렇게 바뀔지 저도 몰랐어요. 키워보니 왜 아이들은 존재 자체 만으로도 사랑인지 소중한 보물인지 무조건 보호 대상인지 알겠어요~ 글에서 사랑이 묻어나네요~ 아이와 함께 행복하세요~

  • 5. . .
    '19.12.24 6:31 AM (125.177.xxx.217)

    아이로 인해 행복했던 처음 엄마된 그 기분을

    다시 생기게해준 글이네요

    저또한 아들하나 키우고싶어 매순간 눈에 손에 머리에 넣어두려고 항상 노력중입니다

    남자애들은 엉뚱하고 귀여운 점이 매력인데 여자애들은 보고 있는 내내 요정같은 상상이 들게 예쁘네요

    엄마로 태어나게 해준 우리 아이에게 감사하며
    엄마의 능력을 발휘할수 있게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려요

  • 6.
    '19.12.24 6:37 AM (38.75.xxx.87)

    애가 이세상에서 제일 이쁘죠. 쪽쪽 빨고 싶어요. 요즘은 사춘기라 말도 잘 안하려고 하고 튕겨서 제가 더 매달려요. 안아달라 등등. 시집가지 말고 엄마 옆에서 평생 붙어 살으라고 꼬시는데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 7. ...
    '19.12.24 6:44 AM (1.225.xxx.212)

    간만에 따뜻해지는 글이에요. 저도 아이 낳고 그렇게 무서워하던 길고양이도 측은하게 생각되고 무관심하던 정치에도 관심이 생기고 그렇네요. 아직도 엄마가 우주인 아이들 많이 사랑해 줘야죠~

  • 8. 그렇군
    '19.12.24 6:47 AM (39.115.xxx.181) - 삭제된댓글

    저도 아이가 너무 예뻐요.
    딸 둘 대학생, 고등학생인데도 예뻐 죽을것 같아요.
    매일 뽀뽀하고 몇 번씩 안아줍니다 ㅎ
    내새끼 최고 1등이라고^^

  • 9. 밀키밀키
    '19.12.24 7:10 AM (125.177.xxx.158) - 삭제된댓글

    맞아요. 넘 사랑스럽고 이쁘네요.
    새마을 ㅋㅋㅋㅋㅋㅋ 새가 사는 마을 ㅋㅋㅋ

  • 10. ㅎㅎㅎ
    '19.12.24 7:10 AM (183.98.xxx.232)

    님 말이 구구절절 맞아요
    이런 세상이 있나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예비중등 아들인데요
    저도 사회에도 더 관심갖게 되고 어느 부모에겐 목숨같이 소중한 다른 아이들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건강관리 잘 하시고 따님과 행복하세요

  • 11. ...
    '19.12.24 7:31 AM (211.212.xxx.181)

    아이를 이뻐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너무 이쁘네요~^^

  • 12. 보헤미안
    '19.12.24 7:35 AM (49.173.xxx.68)

    “내가 7살이 되도 엄마는 나를 알아볼 수 있어?”  심쿵이에요 ㅎㅎ

  • 13. ...
    '19.12.24 7:53 AM (73.97.xxx.51)

    원글님 이거 지우지 말고 꼭 뒀다가, 나중에 중2된 딸내미가 핸드폰만 보고 문 쾅 닫고 들어가고 못되게 굴때 한번씩 읽어보심 좋을 것 같아요 ㅎㅎ 따님과 이쁜 사랑 하세요 ^^

  • 14. 맞다 그랬었지
    '19.12.24 8:05 AM (49.142.xxx.39)

    사랑스러움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스물두살이 되어도 변함없이 나의
    제일 소중한 존재이고 변함없이 등짝은
    때리게 되는 딸ᆢ

  • 15. ...
    '19.12.24 8:09 AM (223.62.xxx.97)

    저랑 비슷한 상황이시네요
    그 마음 공감이 되어요
    혹시 둘째 생각은 있으세요?
    저는 둘째 생각이 참 많은데, 제 건강과 제 나이 때문에 결국은 못하게 되겠죠
    슬프네요
    이렇게 자식이 좋을줄 전혀 몰랐어요

  • 16. 내가
    '19.12.24 9:11 AM (175.223.xxx.119) - 삭제된댓글

    낳았다고 생각하기엔 아이라는 존재가 넘 신기하죠.ㅎ
    아이에게 기대치를 너무 높이지않으면 지금처럼 계속 행복하실거에요.

  • 17. ...
    '19.12.24 9:14 AM (192.119.xxx.210)

    많이 뽀뽀하세요. 사춘기되니까 얼굴에 기름기 작렬이라 뽀뽀 못해요.

  • 18. 감사합니다
    '19.12.24 9:16 AM (110.70.xxx.34)

    원글님과 귀한 자녀와
    가족 모두를 위해 축복합니다♡

  • 19. ...
    '19.12.24 9:16 AM (58.235.xxx.144)

    따뜻한 댓글들, 행복을 빌어 주시는 고운 마음
    전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예, 나중에 아이가 사춘기 되어도 지금의 예쁨을 기억하려
    노력하고 들춰 보겠습니다... ㅎㅎ

    둘째는... 전 생각이 없어요... ^^;;
    이제 살만(?) 한데 또 반복하기엔 생각만 해도 힘에 부쳐서요...
    아이가 형제를 경험하지 못하고 사촌도 없는 상황이
    (전 형제가 없고 남편은 누나가 있는데 결혼하지 않았어요)
    저희 부부 나이와 함께 미안하긴 한데...
    이 또한 다른 조건들처럼 아이가 처한 상황이려니 하려구요..

    좋은 댓글들 감사드려요...^^

  • 20. ,.
    '19.12.24 9:43 AM (58.230.xxx.18)

    외국영화보면 아이들이 부모님과 나누는 대사가 참 기발하고 너무 귀엽다는 생각 많이 하는데...
    원글님이 써주신글의 내용이 꼭 외국영화속의 한 장면같아요.
    아이와 함께 행복하세요^^

  • 21.
    '19.12.24 9:47 AM (210.122.xxx.253)

    너무 귀하고 사랑스럽죠. 그런 존재가 자식.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주고 세상 보는 눈을 바뀌게 만드는 존재..

    초심 잃지않고 살려고 합니다. 아이들 아기때 사진보면서.ㅎㅎㅎ

  • 22. .....
    '19.12.24 9:49 AM (14.32.xxx.142) - 삭제된댓글

    사춘기 중3 아들도 너무너무 예뻐요
    저는 아이에게
    "엄마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 한일이
    너를 낳은 일이야~"
    라는 말을 자주 해요
    진심이거든요 ^^
    그래서인지 사춘기도 수월하게 넘기고 있어요
    저는 이 아이가 너무 예뻐서 둘째 안낳았어요
    오로지 이 아이에게만 애정을 쏟아붓고 싶었거든요
    물론 남자아이라서 무뚝뚝하고 독립적이긴 한데
    그래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요 ㅎㅎ

  • 23. ...
    '19.12.24 10:06 AM (220.79.xxx.192) - 삭제된댓글

    그렇죠
    자라면서 감당못할 행복을 준 존재이기에
    커서 속썩일 때에도
    감당못할 행복을 부모에게 받았다고 아이도 느낄수 있도록
    베풀려고 노력해요.

  • 24. 쭌맘
    '19.12.24 11:30 AM (211.250.xxx.210)

    거의 눈팅만 하는데 댓글달고 싶어 로긴했어요^^

    지금 한창 사춘기인 중2아들 한명 있어요.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고 공부도 어느정도 하는 아이에요.
    근데도 어렸을때에 비하면 좀 달라진 모습에 너무너무 속상해서 제가 울고불고 난리쳤죠.

    하루는 맘을 달래고자 아이어렸을떄 사진을 다시 찾아보니 너~~~무 예쁜거에요.
    한없이 절 기쁘게 해주던 시간들도 생각나고.
    맘을 다잡으며 이시기를 서로 슬기롭게 넘겨야겠다 다짐했어요.

    원글님도 나중에 혹여 잠시 힘드실때 지금과 같은 마음을 떠올리시면 한결 나으실꺼에요.

    이세상에서 내새끼가 제일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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