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 생일이에요.
어제 중딩아들 학원에서 델코오는데
아들: '엄마 낼이 금요일이야 (금욜은 겜하는날이라 젤좋아해요)'
저: '금요일말고 다른날이기도 해'
아들: '알아' 이러고 말대요.
때마침 라디오에서 '겨울아이(생일축하송)'까지 나오는데 아이가 내색을 안하더라구요.
좀 서운했지만 오늘 놀래켜주려고 모른척하는거겠거니 했어요.
오늘 생일아침..
식탁위에 웬 조그맣고 고급스러운 포장박스가 있어요.
백화점 로고도 있고 위에 리본까지~
전 남편이 선물한 쥬얼리인줄알고 이게 얼마만에 받아보는 쥬얼리 선물이야 입이 귀에 걸렸죠.
근데 알고보니 쵸콜릿이었어요ㅠㅠㅠ 그것도 남편이 어디서 받아온ㅠㅠ
남편이 미역국을 끓였는데(이건 유일하게 매년해줘요)
김치라도 이쁘게 담던가.. 먹다남은 말라비틀어진 김치에 머슴미역국...
밥말아 꾸역꾸역 먹는데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치면서 눈물이 나는거에요ㅠ
내가 얼마나 사랑에 굶주렸으면 저놈의 쵸콜릿박스를 보고 그리 황홀해했던가..
여자로서 그런대접 받은게 까마득하고..
남편벌이가 안좋아 생활비받은지도 오래되었고..
아들놈은 엄마생일에도 카드한장없이 퍼자고있고...
남편한테 다시는 저런거 식탁위에 올려놓지마 신경질냈더니
'왜나한테 그래'하고 지가 더 성을 내네요.
미역국 먹다말고 쌩하니 출근해버렸어요.
사는게 웃픈 시트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