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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우리집 1

성격 조회수 : 3,124
작성일 : 2019-11-26 01:00:44



어릴때 두칸 작은방에서 6가족이 살았어요


대문열면 작은 쪽 마루에 방과방이 바로 붙어있는..


원래는 옆집방였는데 두개를 터서 사용하는 참 요상한 구조의 집이였습니다


판자촌 비스무리한 동네라 동네 모든집들이 반듯하고 제대로된 집구조들이 없었어요


제가 살던집도 일자로 쭉 방하나 부엌 한칸씩 있던집에 맨 끝이 공동화장실


가족이 6명이나 되서 옆 집을 하나더 얻어 연결해 살았지요


방과방사이 방문하나 만들고 부엌은 터서 길게 사용했구요


현관앞에 작은 수도하나 있어 찬물로 세수하고 아궁이에 솥놓고 물데워 겨울에 사용하구요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운집


중간방은 창문하나 없어 늘 어두웠지만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너무 더웠던방


끝방은 그정반대로 쪽마루덕에 달린 창문덕분에 환하고 빛이 들어오지만 한겨울엔 손이 시려울 정도로 추웠어요





살림살이 놓을공간이 없이 4형제 책상은 중학교까지 가져보질 못했구요 다락방에 그릇과 이불등 세간살이 올려두고 두방중 한방은 부모님이 사용하시고 오빠는 다락방


두동생들과 저는 끝방에서 발을 펴지도 못하고 잠을 자야 했어요


그러나 늘 세간들이 반짝반짝..엄마는 주방에서 하루종일 떠나지 못하시고 세탁기도 없던시절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아궁이에 밥하시고 곤로에 찌개 끓이시고 찬물로 손빨래 하셨어요





다른 형제들은 누구하나 청소하는 법이 없었지만 또 누구한명 지저분하게 어지르지도 않았어요


살림이 궁색해서 제대로 된게 없었지만 떠올려보면 너저분한 군더더기 물건들이 하나도 없었나봐요





끝방에는 책상 딱두개 서랍장





부모님 방에는 옷장과 tv장식장 서랍장


쪽마루엔 냉장고 쌀통


이게 6가족 살림의 전부였어요


어떤한 물건도 더 놓을수 없을만큼 집이 작았고 식구는 많았어요


두명은 책상에서 한명은 바닥에서 오빠는 늘 다락방에서..


집안에서 유일하게 청소가 취미였던 저는 초등때부터 책상정리 tv장식장 정리 서랍정리 냉장고 정리등을 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책상 두개를 먼지한톨 나지 않게 정리하고 닦고 털고 책줄맞춰 세우고요


머릿속에 tv에서나 봤던 멋진 공부방을 상상하며 늘 이리저리 책을 정리하고 세우고 했드랬죠





부모님방에도 장식이라곤 단 한개도 없이 모든물건들은 서랍에 tv장식장엔 tv와 라디오하나 옷장 서랍장 그리곤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불을 방에 4각으로 접어 놓아도 보고 길게 깔아놔 보기도 하고요


제 나름의 집안 꾸미기 였답니다


엄마는 초등고학년이 된 저에게 집안청소는 맡기셨던거 같아요


아무말 안해도 알아서 척척 매일 청소하니 좋으셨겠죠


그러나 명절때만 되면 참 우울했어요


그런 허름하고 낡은집에 친척분들이 많이 오셨거든요


잠자는것도 어렵고 더군다나 우리집 치부가 적나라하게 들어나며


아무리 제가 혼자 치워도 궁색한 우리집은 다른친척들 눈엔 옹색하고 좁고 춥고 덥고 힘든집였죠


명절 일주일전부터 닦고 쓸고 지저분한거 다 버리고 서랍도 차곡차곡 정리하고..그러나 그모든 수고가 1시간도 안되 다 허물어져 남들 눈에는 사람사는집 처럼 안보이는 집.


챙피했고 싫었고 벗어나고 싶었지만 해마다 명절은 찾아오고 저는 벗어날수 없는 어린아이였고 부모님은 그집을 영원히 떠날수 없을것 같은 불길함


중고등생이 되고서도 그집을 떠나지 못했어요


다리도 못뻗고 옷도 갈아입기 힘들어 속옷은 부엌 어두운곳에서 치마입고 갈아입었고 공중화장실은 밤이면 무서워 갈수 없어 밤에는 물도 잘안마시고 살았죠


그때도 저는 늘 정리하고 치우고 청소하고 닦고 쓸고..


아무리 청소를 해도 티안나고 좀처럼 깨끗해 보이지 않는집












IP : 112.154.xxx.3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11.26 1:22 AM (211.219.xxx.193)

    2편 궁금해요

  • 2. 저도
    '19.11.26 4:21 AM (1.225.xxx.225)

    다음이 궁금해요.
    남매들 어떻게 자랐을까요~

  • 3. ~~
    '19.11.26 8:54 AM (39.7.xxx.62)

    2편 기대됩니다!!!!!

  • 4. 쓸개코
    '19.11.26 9:36 AM (175.194.xxx.139)

    원글님 야무진 꼬마였네요. 글 잘 읽었어요.

  • 5. ..
    '19.11.26 4:13 PM (59.14.xxx.63)

    응팔 덕선네 집이 떠오르기도 하고 잔잔한 추억,회상글 넘 좋네요

  • 6.
    '19.11.26 8:38 PM (223.62.xxx.81)

    어린시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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