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학부모로서 과정이나 결과는 떠나 어제 건국대 논술시험에 따라 갔어요.
저보다 키가 큰 애를 유치원생같은 취급을 하며 혼자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못찾아 갈까봐 조바심을 내면서
저 혼자 앞서면서 큰 애는 그런 엄마를 뒤에서 성큼성큼 따라오는...
엄마 오리는 중년의 여자이고 아기 오리는 이젠 아기가 아닌 덩치 큰 성인의 모습을 한 아기가 따라오고 있는...
어느새 우리 애가 이렇게 컸구나.
아이는 컸는데 이 사회에 내 아이를 내놓기는 너무나 차갑고 살벌한 도시를 느끼면서 걱정만 한 가득 늘어갑니다.
아이를 시험장에 입실시키고 시험이 끝난후 아이들이 하나, 둘 갇힌 우리에서 나오는 모습에
그만 눈물이 활칵 쏟아지더라구요.
엉엉 목놓아 울고 싶을 만큼 마음이 아려왔어요.
우리 아이들, 너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시험이라는 우리에서 홀가분한 모습을 탈출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했구나.
이런 입시지옥은 내 대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나도 새벽부터 밤까지 오전자습에 야간자습까지 공부,공부,공부만 잘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30여년이 지나고 보니 행복하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 길은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입시를 치뤄보니 아이가 건강하게 크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일인데...
언제나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