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슬 맞으며 맺은 인연( 퀴즈하나)
글 제목만 보시고 지레짐작으로 이 친구 실업자생활 오래하더니 밤 벌이 다니는 구나! 하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너무 넘겨짚으신 것입니다.
서울사리 60년이 넘었건만 아파트라는 집단수용소 같은 집에서 살아보기는 2년 전부터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은 지가 오래(35년 정도)되어서 지하주차장은 없고 평지주차장만 있어 주차장이 아주 협소합니다.
당시는 1가구에 차량 1대정도이고 더러는 차가 없는 집도 많을 때여서 1가구당 주차면적 1대로 건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1가구당 차량이 2~3대되는 집도 수두룩하니 주차난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짜낸 방법이 주차선이 그려진 곳에 세로로 주차를 하고 나면 주차선 안에 주차한 차의 앞대가리나 뒤꽁무니 앞으로 가로로 1열주차를 또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주차선 안에 주차한 차가 나가려면 앞에 가로로 1열 주차한 차를 밀어서 차가 빠져나갈 틈을 만들고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주차선 앞에 가로로 주차한 차는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고 4바퀴도 나란히 1열이 되게 세워놓는 것이 불문율이고, 그래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차를 밀고서 뒤차가 빠져나갈 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은 마누라님이 매일새벽 4시 반쯤 지극정성으로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니 우리 차는 항상 가로주차공간에 주차를 합니다.
그렇지만 가로로 1열로 주차한 차들도 거의 맞붙다시피 해서 빠져나갈 차의 앞뒤로 몇 대의 차를 밀어야 차가 간신히 빠져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누라님 새벽기도 가시게 저도 매일아침 4시 반쯤에 일어나서 마누라님 차가 빠져나가도록 앞뒤차를 밀어주는 것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차를 밀어주고 나서 그 시간(새벽 4시 반)에 방으로 돌아와서 다시 잠이 오겠습니까?
그래서 2년 전부터 비가오지 않는 날은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안양천둔치 체육공원에 가서 팔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운동이랍시고 달밤에 체조를 하고 옵니다.
달밤에 체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역(오목교 역)앞 큰 빌딩 앞에는 항상 리어카를 대놓고 30대로 보이는 한 다리가 불편한 젊은이가 빌딩 내에서 수많은 박스와 폐지를 들고 나와 리어카에 싣고 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젊은이가 그것을 하는 것을 보고는 저도 같이 빌딩내로 들어가서 박스를 들고 나오고 박스를 쪼개서 리어카에 켜켜이 싣는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친구가 감사하다고 하면서 안 도와주셔도 된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 친구도 으레 제가 도와주려니 합니다.
큰 빌딩의 관리인이 몸도 성치 않은 젊은이가 그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여겨 그 빌딩에서 나오는 박스와 폐지는 그 젊은이만 가져가게 한답니다.
가끔은 같이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서 새벽막걸리 잔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이게 새벽이슬 맞으면서 맺은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가끔가다 그 친구가 안 보이면 몸도 불편한데 혹시나? 하는 걱정이 되다가도 다음날 그 친구를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퀴즈>
우리나라와 왜(일본)에는 비슷비슷한 시기에 불교와 기독교가 전래되었습니다.
제가 왜에는 가본일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방방곡곡 사찰과 교회와 성당이 빼곡한데, 왜에는 불교를 믿는 사람도 드물고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더 적다고 합니다.
왜 그러겠습니까?
왜놈들은 불교를 믿건, 기독교를 믿건 뒈지면 어차피 화염지옥으로 갈 놈들이니 그게 현명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잔머리 굴리는 것은 세계 어떤 민족도 왜놈들을 따라갈 민족이 없습니다.
양녕대군(세종대왕의 큰형)이 “살아서는 임금의 형이요. 죽어서는 부처님(스님이었던 동생 효령대군)의 형인데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하셨다 듯이,
저도 아무 걱정 없습니다.
지은 죄가 하늘을 가린다 해도 극락에 계신 할머님이나, 하나님의 품에 안겨있을 마누라님이 설마하니 모른 체하기야 하겠습니까?
죽어서는 아무 걱정 없습니다.
다만 지금부터 죽는 날까지의 고생과 번민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