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린시절 책읽기
동화책이나 기타 책이라곤 단 한권도 없었구요
나이차 별로 나지 않던 4형제
유일한 책은 형제들 교과서
교과서 받아오면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다 읽었네요
특히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동화.수필 소설들이 그렇게 재미 있더라구요 저만 유일하게 활자중독였는데 읽을거리라곤 형제들 교과서뿐이라 미술.체육교과서까지 다 읽었어요
덕분인지 초등때 성적은 매우 좋았구요
바로 위오빠가 중학교입학하니 또 다른 신세계가 열렸네요
학교문집.초등과는 차원이 다른 교과서들
읽을거리가 풍부했지요
제가 중학교에 입학후 행동반경이 넓어졌어요
친구들과 버스타고 멀리 놀러도 가고 친구집에 놀러가서 책장에 쭉 꽃아있던 세계문학전집.국내대표단편소설전집등
친구랑 하교후 하루몇권씩 그책들을 읽었네요
그즈음 시험때 동네 시립도서관에 공부하러 갔다가 책을 모한정 읽을수 있는 서가를 보고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몇시간씩 책읽고
신문.잡지 읽고 ..주말이면 새벽일찍가 하루종일 책읽다 시험공부 쬐끔하고 돌아왔지요
그래도 성적은 제법 좋았어요 시험 열흘전에는 밤새우며 벼락치기해도 그당시에는 어렵지 않게 성적이 잘나왔거든요
매주 일주일에 한번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써서 제출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한반 70명인데 제출하는 학생은 30명쯤 됐을까- 반이상 안해오는 그과제를 잘하기 위해
저는 일주일 내내 시립도서관서 감상문쓸 책을 정하고 그작가의 다른작품을 두세권 읽고 누군가 써놓은 그작품의 서평 평가 감상문을 3-4권쯤 읽었어요
그리고 감상문을 쓴후 고치고 다듬기를 몇번씩..
다른 책들을 읽으며 좀더 내가 표현하고 싶은 문장 글귀들이 없을까책속에서 찾곤 했었지요
그렇게 쓰여진 감상문을 제출하면 그다음주에 반에서 잘쓴 학생 3명쯤 뽑아 교탁앞에서 읽었어요
중학3년 내내 교탁앞에서 읽었습니다
학교문집에도 여러번 글이 실렸고 그걸 계기로 학교신문편집부에 편집장으로 들어가게 됐구요
도덕.사회.역사시간 시대가 암울했던 80년 중후반
전교조 선생님들께서 사회문제 혼란한 역사문제 등을 작문 과제로
내주시곤 하셨어요
지금도 기억나는게 당시 신문을 읽고 사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 제출하는 과제가 있었어요
전두환을 찬양하는 신문사설이 대부분였던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던 저는 아주 신랄하게 비판적이고 냉철하게 제생각을 적어 제출했어요
다른친구들은 노트에 한두줄 적어제출 했는데 저는 스케치북한권 앞뒤로 꽉꽉 신문사설 붙이고 내용 꽉채워 제출했어요
교실 친구들앞에서 선생님께서 제가 쓴걸 읽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무한칭찬을 해주셨어요
그일을 계기로 더욱더 많은 책들을 읽으며 제생각을 글로 쓰는 작업을 했던것 같아요
고등가서는 시간적 여유가 훨씬 없어졌지만 학교독서실서 대여해 많은 책들을 읽었네요
대학가서 전공책보다 문학 교양서 시집 수필 등 다양한 독서를 했고 책을 가까이할 시간적 여유도 많았지만 중학교시절의 반도 못읽었던것 같아요
하교후 동네서점 몇곳 돌며 잠깐씩 책읽고
주말이면 시립도서관이나 시내 대형서점에서 하루종일 책읽던 시절
단칸방에 모여 하루종일 tv만 보고 앉아 있는 가족들에게서 탈피하고 벗어나고픈 마음도 있었던것 같아요
손에 잡히는대로 읽다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위주로 편식도 하다가
가벼운 베스트셀러 책들만 쭈욱 읽기도 하고..
가벼운 시집 에세이류만 한동안 읽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은 많게는 10번도 더 읽는 편식도 많이 했어요
직장다니면서는 지하철서 출퇴근시간에 읽던 책들이 유일한 독서였구요
생각해보니 부족한듯 모자랐기에 중학생짜리가 그렇게도 활자에 목말라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방한칸이 온통 책인데도 스마트폰 인터넷에 길들이고 물들어 한달에 2권 읽는것도 쉽지가 않네요
시립도서관에서 대출증 만들어 책을 대여할수 있다는 걸 알았을때
가슴이 얼마나 뛰던지..그때의 그 가슴 떨림
지금도 잊지못하는데 지금 책이 넘쳐나도 책 한페이지 넘기는것도 버겁고 힘드네요 ㅋㅋ
모두에게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들 한두가지 가지고들 계시지요
가을이 오니 책읽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어린시절 제가 떠올라
어지러운 지금 시국에 글하나 올려요 ~~^^
1. ..
'19.10.16 3:56 PM (117.111.xxx.108)ㅋㅋ 책에 대해 저랑 비슷한 점이 좀 있어서 매우 반가워요. 원글님.
저도 어린시절 고무줄 놀이보다 책읽기를 더 좋아했어요. 집에는 책이 몇권 없어서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고 외울정도로 읽던 시절.. 언제나 새로운 책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죠.
겨울방학 시립도서관에서 하던 독서프로그램, 책읽는 그 시간이 넘넘 좋았더랬어요.
엄마는 저에게 거기를 왜 가고싶냐고 물었드랬죠. 고등시절 중간고사가 끝나면 읽고 싶은
책을 실컷 빌려와 방에서 읽으며 꼼짝도 안한다며 갖은 구박을 다 받고요. ㅎㅎ
지금은 일, 가정, 육아에 신경쓰느라 책 읽을 시간도 잘 확보할 수 없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책을 가까이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예전에 비해 읽는 책은 횟수가 현저히 줄어서 슬프지만요 ㅠㅠ
얼마전 읽었던 문유석 판사의 쾌락독서에도 어린시절 독서에 대한 그리운 추억같은 장면들이 나와
얼마나 반갑던지요..^^2. 이동진
'19.10.16 3:59 PM (211.221.xxx.132)어제 빨간 책방 이동진의 독서법을 읽었는데요
원글님과 아주 비슷해요
현재도 근처에 책을 가까이 하시면
훨씬 더 많이 읽으실수 있을거에요3. ..
'19.10.16 4:04 PM (180.65.xxx.6)저도 어릴 때 그랬어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에 유년 시절을 보낸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가고 싶었던 직장 취업하고 이런 행복도 있었지만
왠지 어릴 때의 그 독서 시간
책하고 나만 있던 그 시간이 제일 행복했던 시간 같아요.
글 보니까 저도 책 읽고 싶어지네요 ^^4. ..
'19.10.16 4:07 PM (180.65.xxx.6)원글님 어릴 때 사설 보고 비판적으로 쓴 글을 크게 칭찬해준 선생님도 고맙네요.
전 자기 생각 쓰는 수업 시간에 학교의 두발 단속이나 복장 단속에 대한 비판을 썼는데, 글보고 교무실로 불려가서 혼났어요. 이런 생각 가지고 사냐고...5. ..
'19.10.16 4:33 PM (175.198.xxx.94)원글님 고등때 공부는 잘하셨나요? ㅎㅎ
그랬을것같은데..저는 아니라서요
저도 어릴때 친구네가서 놀지않고 대신 책을 봤고
책있는집이 그리 부러웠는데
책많이본다고 공부잘하는건 아니더라구요 ㅠ
사실 많이 본것도 아니죠. 책좀 봤다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주위에 비해 좀더 봤을뿐..
덕분에 국어나 인문학쪽으로는 조금 낫긴했어요
그나마 남들에비해 상식은 좀 가지고살았지만
넓고얕아서인지 어설프게 아는거라 그런가...
괜히 머리가 복잡해질땐 차라리 단순무식했으면, 이런거 몰랐으면
세상살기 더 간단했겠다싶기도해요
책한권 안보던 동생이 저보다 더 공부잘했고
인생 더 잘사는거보면 부질없다싶기도 하네여 ㅋ6. 추억
'19.10.16 5:19 PM (112.154.xxx.39)중학교때 칭찬만 받았던건 아니구요
굉장히 진보적이고 군사정권에 비판적이던 도덕샘이 통일을 주제로 작문과제늘 내주셨는데 제글을 읽어보시곤
교무실로 부르셨어요
중학생은 그나이에 맞는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고 대학생 친척이나 언니오빠 말에 선동되면 안된다고 충고아닌 충고늘 길게 해주신적이 있어요
그당시 뒷통수를 한대 맞는것 같은 충격이랄까?
한동안 멍하니 내생각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구요
학교대표로 대회출전 몇번했는데 당시 학년에서 글 좀 잘쓴다는 학생들이 모여 국어샘 지도아래 지도를 받았는데요
키작고 까매서 눈에 띄지도 않아 여학생들이 좀 우숩게 보던
당시 글도 잘 못쓴다고들 생각했던 남학생친구가 있었거든요
그냥 곁가지라 생각했던..
그친구가 지금 아주아주 핫한 ~~^^
유명인이랍니다 요즘 각광받는 직업군에서 빛을 내고 있는데 얼마전 다른쪽으로 실검에도 오르내려서 깜짝 놀랐어요
그친구를 보니 인생사 참 오묘하구나 저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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