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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조국 사퇴에 대한 소회-우희종 서울대교수

마음불편한이유 조회수 : 981
작성일 : 2019-10-15 21:53:21
조국 사퇴에 있어서 평소와 달리 저 깊은 곳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어제부터 있다.

어느 인간이건 완전하지 않고 또 그의 사과가 진정성 있다고 보이기에 조국에 대해서 그리 다른 감정은 없다. 앞으로 수사받아 문제가 나온다 해도 책임지고, 잘못한 것이 있어 처벌받는다 해도 그것은 당연할 뿐, 그렇다고 동료 교수로서 평소 알고 있는 관계가 그리 달라질 것은 없다.

그동안 그와 그의 가족이 겪은 고생이 넘 마음이 아프기에, 그 점에서 그의 사퇴는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사퇴 역시 수용 가능하다. 더욱이 그가 말한 검찰개혁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기에 그것은 앞으로 시민들과 함께 풀어가면 된다. 불쏘시개가 있으니 불이 크게 붙을지, 작게 붙을지를 떠나 일단 우리의 몫은 불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 불편한 이유를 오늘 내내 찾아본다. 비상식적인 검찰의 광태도, 언론 정신을 잊은 유치한 선동 언론도, 나름 근엄한 도덕의 얼굴을 한 경직된 주변인들도 아니다. 그 정도는 내 마음을 흔들지 않는다.

나를 진정 불편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이제 자리를 떠나는 사람의 뒤에서 오만한 얼굴로 던지는 조롱과 희화화와 악의에 찬 비난이다. 김진태, 장제원 등, 자민한국당 류의 국민대표들, 냉담했던 이들이 보이는 모습.

돌이켜보면 나도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상대방을 희화화하고, 풍자하고, 조롱하며 비난한다. 그러나 그 상대는 반드시 권력이나 힘을 가지고 있을 경우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등의 대통령, 종단 총무원장이거나 초대형 교회 담임목사에겐 한다,

허나 그들이 권좌에서 물러났을 때, 감옥에 있을 때, 혹은 힘의 균형으로부터 물러나 뒷모습을 보일 때, 결코 그들을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았다.

각자는 자신의 몫을 짊어지고 있을 뿐. 그것은 완전하지 못한 너와 나,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애정이다.

조국이 소신에 따라 가족의 고통마저 안고서 힘들게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에 맞서고 이제 자리에서 내려와 한 개인으로 돌아가는 뒤에서 각종 치졸한 표현을 사용하며 모멸적인 언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불편함. 그런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일종의 분노가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다.

이제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마음을 살폈으니 떠나보내겠지만 정치권에 들어가 그런 부류들과 맞상대 하고픈 마음마저 생기는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그런 이들을 보며 분노하는 많은 이들이 정치 현장에 모여 우리 사회가 보다 사람의 얼굴을 할 수 있으면 한다.
IP : 59.13.xxx.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합니다.
    '19.10.15 9:58 PM (116.126.xxx.128) - 삭제된댓글

    '각종 치졸한 표현을 사용하며 모멸적인 언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불편함..'22221

    그로인한 분노감은 언제쯤 없어질까요?
    그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단 1이라도 있을까요?

  • 2. ...
    '19.10.15 9:59 PM (125.181.xxx.240)

    우희종 교수님 서초 집회에서 뵈었을때도 멋지셨는데
    글도 멋지시군요!!!

  • 3. 공감합니다.
    '19.10.15 9:59 PM (116.126.xxx.128)

    이제 자리에서 내려와 한 개인으로 돌아가는 뒤에서 각종 치졸한 표현을 사용하며 모멸적인 언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불편함. 그런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일종의 분노가 내내 나를 불편하게 했다. 22222

    그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1이라도 있는걸까요?

  • 4.
    '19.10.15 10:02 PM (218.233.xxx.193)

    짚어 주셨네요
    법무장관에 지명되었을 때부터
    사퇴할 때까지
    만신창이가 되도록 물어 뜯을 때
    그들이 그토록 바라는 사퇴를 하면
    조용해지겠지 싶었는데
    인간에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줄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조국과 그의 가족을 욕보이는 태도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음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껴지더군요

  • 5. ...
    '19.10.15 10:04 PM (183.99.xxx.81)

    공감합니다. 왜그리 모멸적인 표현들을 하는지... 자칭 조국 반대론자들 중에는 정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없나요. 자신들을 어찌 그리 깎아내리고 상처주기에만 열중하는지...

    원글이 제가 그동안 온라인 세계에서 느꼈던 감정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있네요. 저도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 않습니다. 매순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난 수긍이 가지 않는데, 근거없이 당연하다는 식으로 내뱉는 말들을 보며 정말 어찌나 답답하던지.. 현실 속의 많은 이들은 저와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 6. . . .
    '19.10.15 10:22 PM (112.164.xxx.31)

    내내 나를 이렇게 불편하게 하는게 뭔지 이제야 알았네요..
    딱 그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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