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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얘기: 엄마 처녀적 연애사를 알아버렸어요)

... 조회수 : 12,280
작성일 : 2019-10-06 06:08:00

연애사...라기 보다는 엄마가 결혼 전에 만났던 분이 누군지 알게 되었어요.
어쩌다 뜻하지 않게 듣는 바람에, 오마나 세상에 그랬구나.
우리 엄마 환갑인데...저는 모르는 그 아득한 시간을 거슬러 상상해보게 되네요.

아빠와의 연애사는 알고 있어서 우리 부모님도 젊을 적 그런 예쁜 시절이 있었구나 뭔가 흐뭇했는데
아빠를 만나기 이전의 엄마를 생각해 보는 건 처음 해보는 일이라 낯설기도 하고 그래요

그 분이 어떻게 사셨는지 어떤 분인지 대강 그런걸 알게 되었는데
킬리만자로 표범처럼 사신 분이더라고요. 외롭고 거칠어요!
이런 남자를 만났던 젊은 날 우리 여사님은 어떤 꿈을 꾸던 사람이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집안 치닥거리며 일이며 매일 생활인으로 부대끼는 모습만 보느라
그게 이 여인의 인생 전부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는데...표범의 존재를 알고 나니...
엄마 가슴속에 타오르던 그 뜨거운 것은 다 어디로 갔나 궁금해지네요.
물어 뭐하겠어요...아마도 저희 키우느라 파사삭 재가 되어 저 멀리 멀리 가버렸겠지요.

문득 스쳐지나가는 그런 기억들이 있어요.
사는게 고민스러울 때 엄마와 자식의 관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생에 대한 조언을 툭 던진 순간.
한창 청춘인 내가 조금 더 과감하고 용감하길 바라던 엄마의 조언.
아마도 젊은 시절의 엄마는 그런 선택을 하던 사람이었겠구나...

어쩌면 그 때의 마음이 엄마 어딘가에 아직 있지 싶어요.
그 마음이 불쑥 나타나면 노망났다 주책이다 안하고 반가워해주려고요.
얼마 전부터 한번씩 유럽 배낭여행 얘기를 꺼내시는데...귀담아 들어야 할까나요.

그나저나 진짜 여자 대 여자로 궁금해집니다.
우리 아빠 참 좋은 사람이지만...
파도에 떼밀려온 한 가닥 가늘고 긴 미역줄기 같은 사람인데...
어쩌다 미역 같은 아빠랑 결혼을...
너무 취향이 극단적이잖아요. 
혹시 표범이 너무 자극적이었던 걸까요. 

엄마가 아빠랑 싸우면 한번씩 포효하던 그 말.
"내가! 내가 미친년이지!"
엄마...나 너무 궁금해...왜 그랬어 ㅋㅋㅋㅋ

IP : 73.97.xxx.51
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고나서
    '19.10.6 6:20 AM (175.211.xxx.57)

    미역 줄기 초장애 무치면 너무 맛나

    그맛을 니덜이 알어.................

  • 2. ..
    '19.10.6 6:23 AM (218.237.xxx.119)

    한때의 뜨거웠던 마음을 누구라도 갖고있었죠

  • 3.
    '19.10.6 6:25 AM (172.119.xxx.155) - 삭제된댓글

    잘 읽었어요. 인간대 인간으로 엄마를 보면 엄마라는 한 사람을 더 잘 이해하게 되겠죠?
    한편의 단편소설 같은 정감있는 글입니다.
    엄마랑 유럽여행 꼭 하시길..

  • 4. ㅋㅋ
    '19.10.6 6:25 AM (211.211.xxx.243)

    표범 vs 미역
    원글님 글 재밌게 잘 쓰셨네요^^

  • 5. 원글님
    '19.10.6 6:39 AM (211.211.xxx.243)

    엄마 마음 잘 헤아려주는 효녀시네요^^

  • 6. 원글님
    '19.10.6 6:51 AM (183.105.xxx.231)

    파사삭 재가 되어...
    우리딸은 언제 원글님처럼 엄마를 이해해 주는 친구가 되어 줄까요..

  • 7. wisdomH
    '19.10.6 7:01 AM (106.101.xxx.223)

    엄마 닮아 딸인 님도 감성이 남다른 듯
    글 잘 쓰시네요

  • 8.
    '19.10.6 7:08 AM (211.252.xxx.147)

    표범과 불태우고 난 후에ᆢ뜨거운~ 그런거 별 의미없고
    오히려 미역의 참가치가 보였을거예요~

  • 9. .. .
    '19.10.6 7:57 AM (223.39.xxx.113)

    재밌어요
    표범의 근황 궁금하네요 ㅋ

  • 10. ...
    '19.10.6 7:58 AM (122.60.xxx.99)

    우리딸은 제가 쓴 연애편지를 가끔 꺼내봐요.
    우리엄마 이럴때가 있었냐고 하면서...
    남편이 차곡차곡 모아놨는데 제가봐도 오글오글.

  • 11. ㅎㅎ
    '19.10.6 8:10 AM (220.120.xxx.207)

    파도에 떼밀려온 한 가닥 가늘고 긴 미역줄기같은 사람이라..ㅋㅋㅋ
    아버지는 어떤 분이실지 궁금하네요.
    원래 연애와 결혼은 반대의 사람이랑 하는거 아닌가요?
    그나저나 엄마의 연애사는 어떻게 알게되셨나요?

  • 12. 표범은
    '19.10.6 8:11 AM (211.245.xxx.178)

    내가 잡아먹혀요.
    미역은 내 배를 부르게 해주지만.
    엄니가 현명했던거지요.
    표범은 길들이지도 못햐.

  • 13. 미역이
    '19.10.6 8:15 AM (175.113.xxx.17) - 삭제된댓글

    몸에 좋잖아요

    아마 원글님을 원했기 때문에 파도를 이기고 넘어 온, 가늘고 긴 미역을 선택한게 아닐까요.
    표범새끼 보다는 인어가 엄마 취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만~((찡끗))

  • 14. 살아봐요
    '19.10.6 8:16 AM (223.38.xxx.204) - 삭제된댓글

    가늘고 긴게 장땡이에요
    엄마가 잘 생각했죠
    그랬으니 이런 딸이 나왔죠 ㅎㅎ

  • 15. ..
    '19.10.6 8:20 AM (211.200.xxx.6)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도 미소지으며 훈훈하게 잘 읽었지만 댓글들도 참 좋습니다^^

  • 16. ..
    '19.10.6 8:25 AM (211.200.xxx.6)

    원글님 글도 미소지으며 잘 읽었지만
    오랫만에 그 옛날 훈훈했던 82 시절 느낌나는
    댓글들도 참 좋습니다^^

  • 17. 혹시 이분어머니
    '19.10.6 8:28 AM (106.102.xxx.9) - 삭제된댓글

    17킬로 미니견에게 청설모 조공하시려던 맘?

  • 18. 표범은
    '19.10.6 8:34 AM (211.245.xxx.178)

    혹시 미혼이유?
    그 엄니에 그 딸이라 혹시 따님도 표범에 끌릴지 몰러.
    근디! 결혼은 표범은 안되는겨. 타협해서 적당히 고양이같은 남자 골라유.

  • 19. ...
    '19.10.6 8:37 AM (73.97.xxx.51) - 삭제된댓글

    저희 아부지는 요즘것들 카테고리로 나누자면 굉장히 초식남이세요. 물론 이거는 제가 아빠를 판단하는 시각이죠...엄마 아빠 연애사를 들어보면 아빠가 바바리 깃세우고 나타나서 엄마가 하트뿅뿅 하셨더라고요. 트렌치코트 좋아하는 초식남이었나봐요.

  • 20. ...
    '19.10.6 8:40 AM (73.97.xxx.51)

    저희 아부지는 굉장히 초식남/건어물남이세요. 물론 이거는 제가 아빠를 판단하는 시각이긴 해요...엄마 아빠 연애사를 들어보면 아빠가 바바리 깃세우고 나타나서 엄마가 하트뿅뿅 하셨더라고요. 제 생각엔 아빠가 엄마 앞에서 잠깐 마초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살면서 자꾸 속았다고 하신거 보면 ㅋㅋ. 미역 줄기도 땐땐하고 활용도도 높고 좋아요. 아빠 미역 같다고 자꾸 흉봤더니 미역국이 먹고 싶네요. 오늘은 미역국 당첨...

  • 21. 간만에
    '19.10.6 8:55 AM (125.176.xxx.160) - 삭제된댓글

    간만에 82에서만 읽을 수 있는 재미난 글 읽었어요^^

  • 22. ㅎㅎ
    '19.10.6 9:10 AM (121.155.xxx.165) - 삭제된댓글

    표범 길들이기에 지쳐서
    내맘대로 푹푹 끓이면 맛난 미역을 고른거 아닐까요.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죠 ㅋㅋㅋ

  • 23. ㅁㅇㅇ
    '19.10.6 9:17 AM (39.7.xxx.212)

    고독한 표범에 비하면 파도에 떼밀려온
    미역같은 남자라니...아버님이 너무 초라해보여요ㅠ ㅋㅋ
    그래도 어머니의 과거 연애사라니..스토리가 재미집니다 ㅎㅎ

  • 24. 작가님
    '19.10.6 9:18 AM (125.184.xxx.10)

    에세이 읽는 기분 ....
    82 간만에 명문 읽네요 ~~
    표범 마초남은 과거고
    미역 초식남은 미래다 ㅎ
    아까 김민웅 교수님 명문장이라 쓴걸 보고 ~~

  • 25. ㄱㄴㅂ
    '19.10.6 9:36 AM (124.50.xxx.61)

    그래서 표범 마초남은 지금 어찌되셨나요. 그분도 지금은 미역줄기남이 되어 계시지는 않을지. ㅎㅎ

  • 26. 미역초무침
    '19.10.6 9:37 AM (1.238.xxx.192)

    원글님 글 너무 재밌어요
    연애와 결혼은 따로 ㅋㅋ
    어머니에게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신기하죠
    뒤돌아 그리운 시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 27. phua
    '19.10.6 9:44 AM (1.230.xxx.96)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죠 ㅋㅋㅋ

    대박~~~~~~~~``

  • 28.
    '19.10.6 9:49 AM (211.227.xxx.151)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죠 ㅋㅋㅋ222

  • 29. 11
    '19.10.6 10:14 AM (60.151.xxx.224)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죠 ㅋㅋㅋ333

  • 30. 미쳐ㅋㅋㅋ
    '19.10.6 11:30 AM (110.70.xxx.21)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이곸ㅋㅋㅋ

  • 31. stk
    '19.10.6 11:39 AM (117.111.xxx.167)

    원글님 고마워요 그리운 게시판이 돌아온듯^^
    언제나 행복하세요~~~

  • 32. ㅇㅇㅇㅇㅇㅇ
    '19.10.6 12:14 PM (211.186.xxx.68)

    이런 82글때문에 행복해요!!!
    글로 행복해지는 ㅅ ㅣ ㄱ ㅏㄴ 원글님 멋지고 재미난 글 감사해요!

  • 33. ㅇㅇㅇㅇㅇㅇ
    '19.10.6 12:15 PM (211.186.xxx.68)

    댓글이 미쳤! ㅎㅎㅎㅎ
    미역이 깃세워봤자 다시마~~~~~~~ 몬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34. ㅋㅋㅋ
    '19.10.6 1:24 PM (220.116.xxx.216)

    미역이 깃을 세워봤자 다시마죠 ㅋㅋㅋ

  • 35. ㄴㄴㄴㄴㄴ
    '19.10.6 3:41 PM (161.142.xxx.45)

    표범 상대하다 가슴에 호랑이 품고 있는 여인은 미역보고 모성보호 본능이 발동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 36. 밥은먹었냐
    '19.10.6 11:08 PM (112.150.xxx.194)

    ㅍㅎㅎㅎㅎ다시마라니 ㅋㅋㅋㅋ

  • 37. ㅋㅋ
    '19.10.6 11:08 PM (211.209.xxx.50)

    엄마도 한때는 여자였다

  • 38. ㅍㅎㅎㅎ
    '19.10.6 11:23 PM (106.102.xxx.132)

    다시마 랴 ㅋㅋㅋㅋ
    님 아부지 다시마 같은 남자됐네요
    다시마는 궁물이 끝내줘요

  • 39. ㅎㅎㅎ
    '19.10.6 11:28 PM (218.150.xxx.126) - 삭제된댓글

    그럼 원글님 아부지는
    진국인걸로 판명남

  • 40.
    '19.10.6 11:43 PM (62.72.xxx.75)

    파사삭 재가 되어에서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었어요.
    나중에 내 딸도 이런 생각을 할 날이 올까요.
    한줄기 미역같은 사람이라니.

    원글님 여기에 쓰신 다른 글이나
    블로그 없으신가요?

    더 읽고 싶어요!

  • 41. 쓸개코
    '19.10.6 11:44 PM (175.194.xxx.139)

    미역..ㅎㅎㅎㅎㅎㅎ 깃......ㅎㅎㅎㅎㅎㅎ 다시마 ㅎㅎㅎㅎㅎㅎ 댓글님들 미치겠어요 ㅎㅎㅎ

    원글님 글 참 좋아요. 좋은 따님같고^^
    근데 표범처럼 산 남자의 노년은 어떤모습일까 궁금하네요.

  • 42. ㅋㅋㅋ
    '19.10.7 12:03 AM (211.196.xxx.103)

    어머너
    오늘 우리 동서하고 둘이 차마시면서
    내가 미친년이지
    내눈깔 내가 찔렀지
    말하면 뭐하리
    그랬는데 ㅋㅋㅋㅋ

  • 43. 너무 웃겨..ㅋ
    '19.10.7 12:15 AM (73.93.xxx.179)

    원글님 필력이 대박입니다.

    파도에 떠밀려고 가느다란 미역이라니.. 원글님 아버지 이미지가 딱 상상이 되잖아요.. ㅋㅋㅋㅋ

    원글보니,, 아주 재미있게 사는 집 같아요..
    원글님 엄마분 결혼한 이유가 있으십니다. ㅋㅋㅋ

  • 44. 아오 좋으네요
    '19.10.7 12:28 AM (211.107.xxx.182)

    원글님도 부모님도 엄청 매력적인 분들 같아요^^

  • 45. ...
    '19.10.7 12:34 AM (121.165.xxx.231)

    집안 분위기 멋질 것 같은 느낌...
    읽다보니 저도 소싯적에 호감 가던 사나이들이 줄줄이 떠오르네요.
    오랜만에 회상도 하고 고마운 글이네요.

  • 46. 쪄쪄댁
    '19.10.7 1:44 AM (223.62.xxx.78)

    이집 그집 맞는 거 같은데~
    엄마가 청설모를 강아지 장난감으로 잡아 주려던~
    쪄쪄병이 돌림병으로 도는 집~
    원글님 나타나시라~

  • 47. ...
    '19.10.7 5:44 AM (116.34.xxx.114)

    ㅎㅎ 올만 잼난글입니다그려.

  • 48. 00
    '19.10.7 7:23 AM (39.7.xxx.227)

    표범과 미역.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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