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서초동, 잠원, 신반포, 구반포에는 법조인이 많이 삽니다.
근무지가 가까워서 그렇습니다. 대검찰청, 대법원, 서울중앙법원, 서울고등법원, 빌딩 꼭대기까지 들이찬 변호사 사무실(서초역~교대역까지),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가족들이 이 주변에 많이 삽니다.
원촌초 같은 학교는 30명 정원에 최소 5~6명의 부모는 판사 검사, 변호사 중 하나입니다.
얼마나 발에 채이냐면, MB 때, 학부모가 일하는 곳으로 아이들 삼삼오오 체험학습 엄청 많이 할 때, 학교 담임 쌤이 법조인과 의료계, 학계는 너무 많으니, 이 세 직종 빼고 다른 분야에 일하시는 분들을 찾기도 했습니다.
자, 어제 우리의 함성은 단순히 윤석열 이하 특수팀에게만 영향을 미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얘네들은 퇴로가 없으니 폭주하기 쉽지요.
그러나 이 동네에 온갖 법조인 가족들에게는 다릅니다. 이 가족들은 사적으로는 착하고 순한데, 조중동만 읽고 사회적 의식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아요. 집회라고는 학부 때 봤던 각목 죽창 들고 화염병 던지는 거친 것, 혹은 검찰청 앞에 시끄러운 태극기 집회만 잠깐 봐서, 평화적인 집회를 경험한 친구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지난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 때, 제가 갈 거라고 했더니, 눈물 글썽하면서 "언니, 다치지 말고 다녀와" 그러는 엄마들도 많았습니다. "야, 유모차 끌고 애기들도 와" 그러면 깜짝 놀라요. 이 범생이 법조인 가족들은 아주 생경한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해요. "어, 집회가 월드컵 응원같네." 하구요.
광화문과 달리, 어제는 이들이 피할 수 없이 집회를 마주칠 수 밖에 없었어요.
- 어제 토요일이라 아이 학원으로 나르고 데리러 다니는 엄마들 ("뭘 공부야, 서울대나온 변호사 세무사 돈으로 부리면 되지, 하는 청담동과는 달리, 여기는 공부 잘해서 갖게된 전문 직업으로 먹고 살아서 교육열 엄청 높습니다. 토요일도 다 학원 다닙니다)
- 교대역 앞 먹자 골목은 주변 주민들의 주말 외식 공간입니다. 여기 사이사이 촛불들이 있었지요.
- 이 동네 사람들이 주로 쓰는 지하철 노선이 서초역, 교대역입니다. 어제는 차로가 막혀서 외출을 했다면, 알짤없이 지하철 탔을 거예요.
- 이 동네 사람들의 주된 마트가 사랑의 교회 옆 "롯데마트"입니다.
- 어제 소리가 대단히 컸어요. 집안에서 소리는 다 들었을 겁니다.
월요일 점심 때, 양복 바지 주머니에 손 꽂고 삼삼오오 나오면서 집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저녁 먹고, 살짝 구경 가봤다. 어떻더라 저렇더라 주요 화제가 될 겁니다. 동네 엄마들 브런치 모임도 기대되는 군요.
어제 우리는 직장 앞에서 시위한게 아니라, 집 앞에서 한 거예요. 식구들을 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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