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학생들이 정시에 유리한것이 잘못이냐고 쓰신 글이 있어서
입시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보태 봅니다
강남 학생들이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아닙니다
서울 학생들 ..그중에서 강남학생들이 지방학생들이나 강북 학생들 보다 대체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지방 학생들의 경우 수능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방 학생들이 수능을 잘 못 보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군단위(지방 대도시 빼고)의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1) 군 전체 농고와 같은 특성화고 포함한 학생수가 500명에서 1000명 가량 됩니다, 수능 수업을 해줄만한 입시학원이 거의 없다고 할수 있지요
혹자는 EBS도 있고 인터넷 강의도 있으니 학원이 있던 없던,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수 있는것 아니냐?고 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인터넷 강의만으로 수능 준비를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우리 인간의 뇌가 그러한 환경에서 정보를 취득하기에 적합치도 않을 뿐 아니라 인강 강사들의 수업이 수업시수나 분량면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구요
사교육 예찬론자는 아닙니다만 문 나서면 바로 학원이 있는 서울 아이들과 군 전체에 입시학원이 거의 없고, 학원이 있다고 해도 거리상으로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지방 아이들을 같은 조건으로 놓고 논하는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서울, 특히 강남의 경우 내신대비 공부와 수능대비 공부와 내용상의 차이가 거의 없어서 "내신 공부=수능준비"가 되는데 지방 대부분의 학교들은 이 두가지가 따로 노는 정도가 아니라 심각하게 벌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내신준비 열심히 하고 학교생활 성실히 해도 수능점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내신이 전교권이면 아무리 못해도 수능 2-3등급은 나오고, 강남의 경우는 거의 1등급 나오는데 지방 학생들의 경우, 전교1-2등 아이들도 영어수학 5등급 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이든 서울이든 전교 1-2등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하는것도 마찬가지이고, 아이들의 잠재력(지능지수라고 할수도 있고, 공부 재능이라고 할수도 있는) 이 이정도 차이가 날만큼 심각하게 더 떨어진다고 볼수도 없는데 말이죠.
강남 아이들과 지방아이들과 공부 강도에서 차이가 나고, 저역시 이녀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강남학생들이 하는것 만큼의 치열함으로) 이 어느수준인지 알기는 할까 싶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몇몇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하지만 하여간 수능 점수는 안나옵니다
죽어라 내신 준비하고, 다시 수능이 어떤 수준으로 나오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죽어라 수능 준비하는 것이 어린 학생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지방 학교 학생들 컨설팅해주러 갈 때마다 이 간격이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ㅠㅠ
(학교 선생님들 탓하기도 뭐하고, 내신대비가 공부의 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탓하기도 뭐하고...)
강남이 유리해서, 지방이 불리해서 수능으로 가야 한다 수시로 가야 한다 이런 주장들 보다는
우리 입시가 학생들의 재능이 갖는 다양성, 더나아가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다양성을 반영해서
다양화 되고, 정량적 평가와 더불어 정성적인 평가요소도 고려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제가 입시학원에 있다보니...
수시/정시/대학입시 정책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학원 관계자들 모두가 정시확대를 주장합니다 .(그리고 정시인원이 확대되기만을 기대하죠^^)
그런데 공교육이 살려면 입시는 점차 다양화 되고, 각 학생들의 다양성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교육은 당연히 도시와 지역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계급간의 격차를 해소 하고 공부 재능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와의 차이가 넘어 갈수 없는 계급의 벽이 되는 일은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제도적 보완을 위한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방향만은 이방향이 올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