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신군부를 지원했다고 주장한 학계 논문(http://wrap.warwick.ac.uk/4369/1/WRAP_THESIS_Park_2000.pdf)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1979년 10·26 사태 직후부터 전두환의 신군부가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전두환 측이 미리 계획을 알려주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이때 전두환이 접촉한 인물이 바로 스노베 대사다.
스노베 대사는 논문 저자인 박선원 현 국가정보원장 특보(당시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교수)가 논문을 작성할 때 인터뷰를 통해 1979년 11월 말 보안사 안가에서 당시 보안사령관 겸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이던 전두환과 그의 측근인 주일한국대사관 수석공보관 허문도를 비밀리에 만났다고 증언했다. 당시 비밀회동에서 스노베 대사에게 허문도는 전두환이 새로운 체제를 창출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고, 전두환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려는 계획도 미리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의 양해를 구한 신군부는 1979년 12월 12일 계획대로 정승화 장군을 체포하고 쿠데타를 실행한다. 스노베 대사와 일본 당국은 12·12 쿠데타 계획을 미리 알고도 묵인하면서 한국현대사에서 신군부의 전면 등장을 사실상 지원한 셈이다. 전두환 집권 이후, 스노베 대사가 1980년 한국 정세를 본국에 보고하면서 신군부의 쿠데타 명분을 한국 정치의 악폐에서 찾고, 전두환 일당을 ‘개혁주도 세력’으로 칭한 것은 이례적인 평가가 아니었던 것이다.
뉴스타파가 이번에 분석한 일본 비밀해제 외교문서는 일본과 전두환 신군부가 정치안보의 동반자였다는 분석을 또 한 번 뒷받침해주고 있다. 일본은 전두환을 통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꾀하고, 전두환은 일본이라는 뒷배를 업고 집권의 정통성을 다진 것이다. 신군부와 일본의 밀월 관계 속에서 1980년 민주주의를 열망한 한국 국민들이 맞이한 것은 또 다른 군부 독재정권이었다.
https://news.v.daum.net/v/20190813080107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