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아이와 함께 말장난하기

콜링유 조회수 : 949
작성일 : 2019-08-05 15:08:04

저는, 차가 없는 뚜벅이에요.

그래서 대중교통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버스를 애용해요,

아카시아향기가 코끝을 벌름대게 하는 온화한 봄날이나, 선선한 가을날에는

버스정류장의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는 건 어쩌면, 좋은일일수 있어요.


가끔 푸른 코발트빛 하늘, 금방이라도 물이 뚝뚝 흐를듯한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투명한 햇빛이 정류장 지붕끝에 매달려 반짝이는 모습을

보는건 모든 아날로그들이 사라지는 이런 시대에 해볼수있는 몇가지 일들일수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런 아날로그적인 낭만도 허락이 되지않을때는

요즘같은 폭염이에요.

목을 빼도 기다려도, 와야 할 버스가 더 늦어서 오지않고,

뚜벅이 엄마덕분에 같이 리틀뚜벅이인 7세아들은,

땀이 범벅되어서 벌겋게 익은 시장에서 파는 도너츠같은 얼굴로

울어요.

버스가 안온다고~

들고 온 양산으로 일단 머리위를 가려주지만, 어림없어요.

그런 우리애 얼굴을 보니까..

'아들, 앞으로 조금 더살다보면, 이렇게 애간장 녹는 일이 많단다.

특히 아들이 누굴 만나 사랑하든지 그게 이런 더디오는 버스같은 여자라면

그 속은 더 까맣게 탈거야~'

측은해지는거에요.


그러다가 마침내 뜨거운 폭염을 뚫고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오고

그 안에 앉아 창밖을 보면, 세상 너무 시원해요.

그전의 슬픔은 금새 잊어버리고, 밝아져서, 방송멘트를 따라하기도 하고

이젠 다 외워버려서 즐거워해요.

"엄마, 아깐 너무 더웠지?"

"응, 바깥은 여름~"

"버스안은 서늘한 가을."

"바람의 살들이 푸른 청보리밭을 일렁거리게 하기를."
"엄마의 살들이 옷자락보다 넉넉하지 않기를."


우리들의 대화는 가끔, 이렇게 무심히 버스안에서 ,혹은 길위에서

시작되었다가 사라지곤 해요.

2099년엔 엄마 살아있는지 궁금해하던데,

아들, 그런 질문은 너무 슬픈거야,,,

그런 장난스런 질문도 괜히 슬퍼지게 하는 아들,

넌 운좋으면 어쩌면 살아있을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도 들고..

오늘도 건강해라,,

IP : 121.184.xxx.23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7세
    '19.8.5 3:15 PM (223.39.xxx.19)

    아직은 그런 아날로그 적인 낭만이 좋은 나이
    초등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시간이 돈이
    되 버려서
    길 에서 그렇게 한가하게 있을 시간이 없어요
    자차로 아이 라이드 하게 되는 날 오면
    지금의 추억도 좋을 거고
    라이드 하면서도 오 가는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 할 수
    있어요

  • 2. ㅜㅜ
    '19.8.5 3:24 PM (223.62.xxx.168) - 삭제된댓글

    만연체를 많이 다듬으면 참 좋을 텐데요.

  • 3. 원글
    '19.8.5 3:26 PM (121.184.xxx.237)

    ㅋㅋ
    폰으로 쓴거라 만연체일수가 없어요,^^

  • 4. ...
    '19.8.5 5:56 PM (119.67.xxx.194)

    글이 예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8003 원전문제 세계가 아닥하는건 3 2019/08/09 1,104
958002 저 지리산으로 캠핑가요!! 20 와우 2019/08/09 2,549
958001 강아쥐 슬개골 탈구 됐다고 일주일 뒤 보자네요.. 10 가여운것. 2019/08/09 1,300
958000 고2 아들 대상포진 9 황당 2019/08/09 2,246
957999 욕실바닥이나 주방용품에 생기는 석회질제거 3 살림왕~ 2019/08/09 2,406
957998 경찰대도 유공자 혜택 있나요? 4 대학 2019/08/09 955
957997 시댁에 용돈,여행비 보내드릴때 어머님계좌?아버님계좌? 도와주세요.. 17 ... 2019/08/09 4,072
957996 국회의원 어플을 만든다면 8 ..... 2019/08/09 545
957995 김복동 보고왔어요. 4 카페오레 2019/08/09 1,093
957994 명절에 전 부치기..어떤 도구를 쓰시나요? 6 ... 2019/08/09 1,302
957993 '신도 성폭행' 이재록 만민교회 목사 징역 16년 확정 6 뉴스 2019/08/09 2,069
957992 강아지에 다리를 물렸는데 5 강아지에 물.. 2019/08/09 1,651
957991 26 ㅁㅁㅁ 2019/08/09 3,377
957990 초6 남아, 어느 브랜드에서 옷 사시나요? 9 추천 2019/08/09 3,517
957989 이번겨울에 히트택 대용품으로 국산제품이 히트치면 좋겠네요 5 ㅇㅇ 2019/08/09 1,306
957988 중성화 수술 한 강아지가 짜증과 엄살이 엄청 늘은 것이 사람과 .. 7 강아지도 똑.. 2019/08/09 1,751
957987 김상조 , 한국 일본이 가진 카드 다 알고 있다 7 기레기아웃 2019/08/09 2,587
957986 이번 여름 휴가비용에 이거저거 돈 너무 지출 ㅠㅠㅠ 5 비용 2019/08/09 2,625
957985 정세현 전 장관님.. 19 ㅇㅇ 2019/08/09 3,234
957984 그릇을 가득 포개두고 쓰거든요 3 미관 2019/08/09 2,699
957983 부부의 사랑은 연인의 사랑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9 사랑 2019/08/09 3,998
957982 "日정부관계자, 수출규제 '오판' 인정..'예상밖 큰 .. 9 뉴스 2019/08/09 2,444
957981 수시 지원 포스텍 지원할까요? 17 수시 2019/08/09 2,261
957980 미국이 도와준다고 했을때 왜 거절한거예요? 33 써글것들 2019/08/09 4,529
957979 인천공항 마티나와 허브 라운지 질문이요 9 공항 2019/08/09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