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아이와 함께 말장난하기

콜링유 조회수 : 956
작성일 : 2019-08-05 15:08:04

저는, 차가 없는 뚜벅이에요.

그래서 대중교통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버스를 애용해요,

아카시아향기가 코끝을 벌름대게 하는 온화한 봄날이나, 선선한 가을날에는

버스정류장의 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는 건 어쩌면, 좋은일일수 있어요.


가끔 푸른 코발트빛 하늘, 금방이라도 물이 뚝뚝 흐를듯한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투명한 햇빛이 정류장 지붕끝에 매달려 반짝이는 모습을

보는건 모든 아날로그들이 사라지는 이런 시대에 해볼수있는 몇가지 일들일수 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런 아날로그적인 낭만도 허락이 되지않을때는

요즘같은 폭염이에요.

목을 빼도 기다려도, 와야 할 버스가 더 늦어서 오지않고,

뚜벅이 엄마덕분에 같이 리틀뚜벅이인 7세아들은,

땀이 범벅되어서 벌겋게 익은 시장에서 파는 도너츠같은 얼굴로

울어요.

버스가 안온다고~

들고 온 양산으로 일단 머리위를 가려주지만, 어림없어요.

그런 우리애 얼굴을 보니까..

'아들, 앞으로 조금 더살다보면, 이렇게 애간장 녹는 일이 많단다.

특히 아들이 누굴 만나 사랑하든지 그게 이런 더디오는 버스같은 여자라면

그 속은 더 까맣게 탈거야~'

측은해지는거에요.


그러다가 마침내 뜨거운 폭염을 뚫고 우리가 타야할 버스가 오고

그 안에 앉아 창밖을 보면, 세상 너무 시원해요.

그전의 슬픔은 금새 잊어버리고, 밝아져서, 방송멘트를 따라하기도 하고

이젠 다 외워버려서 즐거워해요.

"엄마, 아깐 너무 더웠지?"

"응, 바깥은 여름~"

"버스안은 서늘한 가을."

"바람의 살들이 푸른 청보리밭을 일렁거리게 하기를."
"엄마의 살들이 옷자락보다 넉넉하지 않기를."


우리들의 대화는 가끔, 이렇게 무심히 버스안에서 ,혹은 길위에서

시작되었다가 사라지곤 해요.

2099년엔 엄마 살아있는지 궁금해하던데,

아들, 그런 질문은 너무 슬픈거야,,,

그런 장난스런 질문도 괜히 슬퍼지게 하는 아들,

넌 운좋으면 어쩌면 살아있을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도 들고..

오늘도 건강해라,,

IP : 121.184.xxx.23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7세
    '19.8.5 3:15 PM (223.39.xxx.19)

    아직은 그런 아날로그 적인 낭만이 좋은 나이
    초등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시간이 돈이
    되 버려서
    길 에서 그렇게 한가하게 있을 시간이 없어요
    자차로 아이 라이드 하게 되는 날 오면
    지금의 추억도 좋을 거고
    라이드 하면서도 오 가는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 할 수
    있어요

  • 2. ㅜㅜ
    '19.8.5 3:24 PM (223.62.xxx.168) - 삭제된댓글

    만연체를 많이 다듬으면 참 좋을 텐데요.

  • 3. 원글
    '19.8.5 3:26 PM (121.184.xxx.237)

    ㅋㅋ
    폰으로 쓴거라 만연체일수가 없어요,^^

  • 4. ...
    '19.8.5 5:56 PM (119.67.xxx.194)

    글이 예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64739 도어락열때 번호6자리누르고 샵 아닌가요? 5 도와주세요 2019/08/26 3,110
964738 이외수, '이명박 박근혜 시절 찍소리도 못하던 성인군자들이 .... 15 ..... 2019/08/26 1,778
964737 중1 아들 수학 학원을 바꿔야되요. 4 고민스러워요.. 2019/08/26 1,400
964736 김어준의 뉴스공장 주요내용 (페북 펌) 17 ... 2019/08/26 1,466
964735 냉동실에서 5개월 된 닭가슴살로 닭죽 해먹어도 될까요? 2 2019/08/26 1,742
964734 日, 어항 · 해수욕장 재개장 … 오염수 방류 가능성에 불안감 .. 2 방사능 올림.. 2019/08/26 720
964733 서울대 총학 수준 16 뻔하지머 2019/08/26 2,901
964732 그것이 알고 싶다. 조국 법무부 장관 되어야 합니다, 7 반일종족주의.. 2019/08/26 2,145
964731 세월호 때 홍가혜 가짜뉴스퍼트렸다 고소당한 김용호 기레기 5 ... 2019/08/26 1,672
964730 (조국 임명 찬성) 해외에서 열무는 어떻게 살수 있을까요? 7 귀염아짐 2019/08/26 1,054
964729 조국 후보자관련 펙트정리[펌] 15 ........ 2019/08/26 999
964728 나경원 부친사학 수십년간 헐값 임대 5 나베레스트 2019/08/26 905
964727 메니에르는 평생 약먹어야 하나요 5 ,,, 2019/08/26 3,567
964726 조국 사시관련 팩트 9 팩트 2019/08/26 8,734
964725 응급실 갔는데 개념없는 아줌마들 많더라구요 5 새벽 2019/08/26 3,861
964724 [펌] 페스팅어의 실험_인지부조화이론과 660원 15 진쓰맘 2019/08/26 773
964723 조국 장관임명 반대 60%, 20대는 68% 40 ㅇㅇ 2019/08/26 3,114
964722 조국 장관임명되겠네요. 14 없구나..... 2019/08/26 3,482
964721 오늘 캠핑클럽.. 13 .. 2019/08/26 6,344
964720 이쯤이면 언론과 포털의 횡포가 끝장을 보자는거죠 6 특검가자 2019/08/26 985
964719 조국 딸도안돼, 동생도 안돼, 엄마도 안돼 15 아부카야스 2019/08/26 2,559
964718 독한 한국인.jpg 8 왜구꺼져 2019/08/26 3,298
964717 장제원 아들 2억 벤츠 26 같은 기준 2019/08/26 15,938
964716 660 원이냐고 물으면 13 진쓰맘 2019/08/26 1,144
964715 조국 후보 40만 청원이 얼마 안남았네요. 12 ... 2019/08/26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