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조미료에 관해

독서중 조회수 : 1,673
작성일 : 2019-07-27 22:12:18
요즘 박완서 전작들을 한 권씩 찾아 읽는 중입니다. 

생전 선생님을 꼭닮은 단아하고 품위있는 문체도 좋지만  

30~40년 전에 쓰신 글인데도 요즘 실정에 고스란히 적용되는 보편적 통찰력에 놀랄 지경입니다.   

그 가운데 조미료에 관한 공감하는 대목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

  또 하나 음식에서 예전 맛을 빼앗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 것으로 화학조미료를 안 들 수가 없다. 
해방 전에도 그런 게 있었지만 보통 집에선 쓰지 않았다. 
그것의 성분이 뱀 가루라는 소문이 더욱 그것을 기피하게 했다. 
그러나 해방 후 그것을 만드는 큰 메이커들이 생기고나서부터는 서로 경쟁적으로 그것이 
머리를 좋게 하느니, 김치를 덜 시게 하느니 터무니없는 선전을 해가며 그것의 소비를 부추겼다. 
  양념이란 음식에 따라 다르게 쳐야 하고, 음식의 제맛을 가장 잘 살리도록 선택된다. 
식초를 쳐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고, 꼭 생강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다. 
  그러나 화학조미료는 모든 음식에 덮어놓고 끼어든다. 우린 어느 틈에 그걸 치는데 습관화돼 있다. 
그래서 모든 음식 맛을 획일화시켰다. 열무김치는 씁쓸한 게 열무김치의 제맛이다. 그러나 요새 
열무김치는 들척지근하다. 모든 음식이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하다. 우선 어느 틈에 음식이 제맛을 낼 때 
가장 맛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한 걸 맛있는 걸로 착각하도록 길들어져버린 것이다. 
  수많은 먹을 것들이 각기의 제맛을 지녔다는 자연의 축복조차 우린 제대로 못 누리고 있다.  


- 박완서 산문집 3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중에서 예전 맛 신식 맛 中 
IP : 121.160.xxx.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7.27 10:15 PM (211.245.xxx.178)

    조미로보다 설탕이요.
    모든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니...
    조미료는 안 넣어도 먹을만한데 진짜 어느틈에 단맛에 길들여져서 설탕을 안 넣으면 애들이 맛없다고 먹지를 않네요.ㅠㅠ
    김치볶음밥을 해도 제가 먹어봐도 단게 들어가야 맛이 나니...

  • 2. 어머
    '19.7.27 10:18 PM (110.5.xxx.184)

    이런 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뭐든 평준화시키고 몰개성으로 몰아가는 것들이 맘에 안들거든요.
    사람도 음식도 꼭 있는대로 다듬어서 내놓아야 남이 좋게 봐주고 창피하지 않은 모습이라 착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피곤해요.
    생긴대로, 나이든대로, 주어진대로 존재하고 쓰임받는 세상을 꿈꿔요.

  • 3. ㅡㅡ
    '19.7.27 10:34 PM (1.237.xxx.57)

    요즘 애들은 진짜 자연 재료 본연의 맛 모를듯요
    특히나 배달음식들.. 나트륨 덩어리ㅡㅡ;;
    시골에서 살지 않는 한 자연의 맛 쉽지 않죠

  • 4. ㅇㅇ
    '19.7.28 12:43 AM (124.53.xxx.112)

    요즘엔 매실청이 그래요
    여기저기 다 넣어 음식 달게만드는 주범

  • 5. 4030212
    '19.7.28 1:20 AM (223.62.xxx.148)

    많이 넣으면 획일화 안되는게 뭐가 있나요.... 뭐든지 적당해야지..조미료도 마찬가지고요.

    조미료에 대한 저런 감성적인 접근은 작가로선 할 수 있으나

    과학적 관점에서는 근거없는 뇌피셜일 뿐인 글이죠.

  • 6. 이런
    '19.7.28 1:24 AM (223.39.xxx.243)

    맛에 관한 귀한 표현 좋아해요~^^
    글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삼백 산업 장려 때문에도
    설탕이 보편화 되며
    나물 무칠때도 설탕을 뿌려대죠..
    설탕 들어간 음식들 다 싫어요!

    윗님 말씀하신 매실청도
    무더운 여름에나 쓸 만큼
    설탕 안좋아하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6935 뉴스룸.. 한일협력위 시작합니다 3 ㅇㅇ 2019/08/06 1,159
956934 손이 너무 못생겨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어요 22 도와주세요 2019/08/06 5,192
956933 집에 들어오는 길에 뭐 사오라고 하면 싫은가요? 20 2019/08/06 4,208
956932 아이패드 추천 앱 아이패드 2019/08/06 575
956931 조은누리양은 내면에 집중하는 아이었기에 무사했던듯.. 8 .. 2019/08/06 4,922
956930 레토르트파우치 제품 추천해주세요. 1 베베 2019/08/06 725
956929 블루베리.. 노안에 효과 정말 있나요? 11 >&g.. 2019/08/06 6,016
956928 요즘 싫은.광고 21 2019/08/06 4,346
956927 울집 냥냥이가 요새 말을 해요.... 12 냥냥 2019/08/06 3,991
956926 길고양이 구조해서 치료중입니다. 혹시 입양해주실 분 계실까요? .. 5 씨앗 2019/08/06 1,106
956925 작년보다 올해가 더 더워요 113 날씨 2019/08/06 19,567
956924 곰팡이 쌀 어떻게 버리나요? 2 .... 2019/08/06 2,457
956923 수경을 샀는데 케이스 없이 왔어요 2 .. 2019/08/06 907
956922 헤링본쟈켓 이랑 모직롱니트 코트 둘중에서요. 5 고민스러워요.. 2019/08/06 1,085
956921 아들이 윌 야쿠르트만먹어요 11 2019/08/06 2,960
956920 돈 많으면 공부하고 싶은 분 계세요? 6 .. 2019/08/06 2,517
956919 무슨 낙으로 사세요? 23 ... 2019/08/06 6,821
956918 비밀의 숲을 인제야 보고 있어요. 8 여름 2019/08/06 2,287
956917 딱딱한 복숭아 샀는데요 7 ,,, 2019/08/06 3,711
956916 100만원으로 한달살기(조언부탁드립니다) 18 해품달 2019/08/06 7,071
956915 日 지자체, 韓 항공사 찾아 읍소..노선 축소하지 말고 유지해 .. 5 기레기아웃 2019/08/06 1,532
956914 장례식장 복장 문의드려요 6 .. 2019/08/06 2,204
956913 여름에 선풍기 대신 서큘레이터가 유행하는 이유? 11 ㅇㅇ 2019/08/06 6,359
956912 (청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금 당장 폐기해야 .. 8 미국은끼지마.. 2019/08/06 716
956911 수영 잘하려면 어떻게 노력하면 될까요? 3 00 2019/08/06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