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미료에 관해

독서중 조회수 : 1,614
작성일 : 2019-07-27 22:12:18
요즘 박완서 전작들을 한 권씩 찾아 읽는 중입니다. 

생전 선생님을 꼭닮은 단아하고 품위있는 문체도 좋지만  

30~40년 전에 쓰신 글인데도 요즘 실정에 고스란히 적용되는 보편적 통찰력에 놀랄 지경입니다.   

그 가운데 조미료에 관한 공감하는 대목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

  또 하나 음식에서 예전 맛을 빼앗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 것으로 화학조미료를 안 들 수가 없다. 
해방 전에도 그런 게 있었지만 보통 집에선 쓰지 않았다. 
그것의 성분이 뱀 가루라는 소문이 더욱 그것을 기피하게 했다. 
그러나 해방 후 그것을 만드는 큰 메이커들이 생기고나서부터는 서로 경쟁적으로 그것이 
머리를 좋게 하느니, 김치를 덜 시게 하느니 터무니없는 선전을 해가며 그것의 소비를 부추겼다. 
  양념이란 음식에 따라 다르게 쳐야 하고, 음식의 제맛을 가장 잘 살리도록 선택된다. 
식초를 쳐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고, 꼭 생강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 있다. 
  그러나 화학조미료는 모든 음식에 덮어놓고 끼어든다. 우린 어느 틈에 그걸 치는데 습관화돼 있다. 
그래서 모든 음식 맛을 획일화시켰다. 열무김치는 씁쓸한 게 열무김치의 제맛이다. 그러나 요새 
열무김치는 들척지근하다. 모든 음식이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하다. 우선 어느 틈에 음식이 제맛을 낼 때 
가장 맛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들척지근하고 느글느글한 걸 맛있는 걸로 착각하도록 길들어져버린 것이다. 
  수많은 먹을 것들이 각기의 제맛을 지녔다는 자연의 축복조차 우린 제대로 못 누리고 있다.  


- 박완서 산문집 3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 중에서 예전 맛 신식 맛 中 
IP : 121.160.xxx.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7.27 10:15 PM (211.245.xxx.178)

    조미로보다 설탕이요.
    모든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니...
    조미료는 안 넣어도 먹을만한데 진짜 어느틈에 단맛에 길들여져서 설탕을 안 넣으면 애들이 맛없다고 먹지를 않네요.ㅠㅠ
    김치볶음밥을 해도 제가 먹어봐도 단게 들어가야 맛이 나니...

  • 2. 어머
    '19.7.27 10:18 PM (110.5.xxx.184)

    이런 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뭐든 평준화시키고 몰개성으로 몰아가는 것들이 맘에 안들거든요.
    사람도 음식도 꼭 있는대로 다듬어서 내놓아야 남이 좋게 봐주고 창피하지 않은 모습이라 착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피곤해요.
    생긴대로, 나이든대로, 주어진대로 존재하고 쓰임받는 세상을 꿈꿔요.

  • 3. ㅡㅡ
    '19.7.27 10:34 PM (1.237.xxx.57)

    요즘 애들은 진짜 자연 재료 본연의 맛 모를듯요
    특히나 배달음식들.. 나트륨 덩어리ㅡㅡ;;
    시골에서 살지 않는 한 자연의 맛 쉽지 않죠

  • 4. ㅇㅇ
    '19.7.28 12:43 AM (124.53.xxx.112)

    요즘엔 매실청이 그래요
    여기저기 다 넣어 음식 달게만드는 주범

  • 5. 4030212
    '19.7.28 1:20 AM (223.62.xxx.148)

    많이 넣으면 획일화 안되는게 뭐가 있나요.... 뭐든지 적당해야지..조미료도 마찬가지고요.

    조미료에 대한 저런 감성적인 접근은 작가로선 할 수 있으나

    과학적 관점에서는 근거없는 뇌피셜일 뿐인 글이죠.

  • 6. 이런
    '19.7.28 1:24 AM (223.39.xxx.243)

    맛에 관한 귀한 표현 좋아해요~^^
    글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삼백 산업 장려 때문에도
    설탕이 보편화 되며
    나물 무칠때도 설탕을 뿌려대죠..
    설탕 들어간 음식들 다 싫어요!

    윗님 말씀하신 매실청도
    무더운 여름에나 쓸 만큼
    설탕 안좋아하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5185 이참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좀 많아지면 좋겠어요 5 롯데아웃 2019/07/28 1,848
955184 이승기나 이서진도 떨까요?? 7 불매운동 2019/07/28 4,775
955183 (음악) 가인 - 돌이킬 수 없는 1 ㅇㅇㅇ 2019/07/28 903
955182 고유정 일상사진들이요 17 2019/07/28 9,634
955181 자한당, 롱리스트 안주면 추경 안해주겠다고 협박 10 ㅇㅇㅇ 2019/07/28 1,442
955180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5 ... 2019/07/28 804
955179 펌) 김상교 씨 근황 13 ..... 2019/07/28 5,126
955178 밸런스핏, 다이어트나 체형관리에 효과있나요? ㅇㅇㅇ 2019/07/28 925
955177 유시민 입 더러운 것은 여전 62 ... 2019/07/28 6,210
955176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 4 그건 2019/07/28 1,903
955175 추석에 제주 가면 가게들 문 열까요? 3 예약 2019/07/28 1,025
955174 결혼하신분들 하나 물어봅시다. 희한한 시댁에서 자란 남편들은 괜.. 27 .. 2019/07/28 8,929
955173 평창 휘닉스 가는중인데 체크인전에 가볼곳 추천바래요~ 궁금 2019/07/28 555
955172 감정적인 한국인보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일본인들 근황 11 ..... 2019/07/28 3,049
955171 다시팩 추천해주세요 3 궁금 2019/07/28 1,607
955170 양파 카라멜라이징요 4 . . . 2019/07/28 1,534
955169 내 나이 60, 여전히 고단한 삶 31 ㅠㅠㅠ 2019/07/28 22,881
955168 지인의 이런 변화 본인에게 얘기한다면? 3 주말엔숲으로.. 2019/07/28 1,723
955167 40대 남성 빅사이즈 쇼핑몰 어디있을까요 1 빅사이즈 2019/07/28 1,036
955166 휴롬으로 주스를 만들때 8 휴롬 2019/07/28 1,299
955165 일본 활어차가 방사능물질까지 뿌리고 다니는건 아닌지 조사해야함 3 ㅇㅇㅇ 2019/07/28 1,037
955164 몸에 밴 좋은 습관 뭐 있으세요? 20 습관 2019/07/28 5,761
955163 속아서 징용가셨다는 우리 할아버지 7 ... 2019/07/28 2,084
955162 황교안이요 8 ㅇㅇ 2019/07/28 1,168
955161 야채다지기 쓰시는분 휘슬러?타파? 6 꼭사자 2019/07/28 1,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