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조회수 : 680
작성일 : 2019-07-17 10:23:2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끄을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웁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기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팔목이 시도록 매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리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을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李相和)의 시.
1926년 《개벽(開闢)》지(誌) 6월호에 발표하였습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에 대한 애정을 절실하고
소박한 감정으로 노래하고 있는 이 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첫 연 첫 행의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구절이라 하겠습니다.
일제하의 민족적 울분과 저항을 노래한 몇 안 되는 시
가운데서도 이 시가 특히 잘 알려진 이유는
그 제목과 첫 연 첫 행의 구절이
매우 함축성 있게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대의 절약(節約) 속에 최대의 예술이 있다"라는
좋은 표본이 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해설은 두산백과의 것을 인용한 것입니다)
출처: https://kwon-blog.tistory.com/677 [여행과인생]
IP : 1.216.xxx.2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9.7.17 10:26 AM (211.243.xxx.11) - 삭제된댓글가슴 저리고 눈물 납니다.
다시는 빼앗기지 말아야죠.
어떻게 되찾은 나라인데요.2. 언제나
'19.7.17 10:50 AM (182.215.xxx.201)좋은 시예요.
3. 음
'19.7.17 11:39 AM (106.102.xxx.60)노래도 들어보세요
https://youtu.be/3c4UVLBNW8M4. 가슴이
'19.7.17 1:45 PM (112.152.xxx.131)...저려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서글픈 봄.
맘껏 즐길 수도 없었던 그 봄, 그 때의 사람들... 그 서러운 봄이 ,,아프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954106 | 아들이 낼모레 해군입대해요ㅜㅜ 34 | 해군엄마 | 2019/07/20 | 3,233 |
954105 | 불에 안타는 가방이 필요해요 6 | 공기맑음 | 2019/07/20 | 2,034 |
954104 | 한달동안 5키로 뺐어요 11 | 다이어트 | 2019/07/20 | 9,091 |
954103 | 옥동자네 집 좋네요.. 15 | ... | 2019/07/20 | 18,015 |
954102 | 컴퓨터사이언스만 본다면 7 | ??? | 2019/07/20 | 939 |
954101 | 조국 파쇼 인증, 자신감 결여 인증 83 | .... | 2019/07/20 | 3,702 |
954100 |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NO JAPA.. 7 | 펌 | 2019/07/20 | 1,341 |
954099 | 日 외상 작년 11월까지도…"개인 청구권 살아있어&qu.. 1 | !!!!! | 2019/07/20 | 877 |
954098 | 어떤 꽃을 받으면 기분이 좋으세요? 6 | daoff | 2019/07/20 | 1,286 |
954097 |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나요? 25 | ㅇㅇ | 2019/07/20 | 3,006 |
954096 | 거의 10년만에 식재료 물가 최저 아닌가요? 20 | 고마워 문프.. | 2019/07/20 | 4,270 |
954095 | 방학 대비해 쟁여놓는 반찬이나 간식 어떤거 있으세요? 31 | 음 | 2019/07/20 | 6,799 |
954094 |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 5 | 빗소리 | 2019/07/20 | 3,146 |
954093 | 노인들 다니는 유기농 매장 7 | ........ | 2019/07/20 | 2,483 |
954092 | 요즘 팥빙수 넘 크던데요... 8 | 별빛총총 | 2019/07/20 | 3,126 |
954091 | 씁쓸하네요... 4 | ... | 2019/07/20 | 1,914 |
954090 | 늘 외로운 아이..부산 대안학교 아시는 분 계실까요? 5 | ㅇㅇ | 2019/07/20 | 2,462 |
954089 | 드림렌즈 관리액(일본제)의 대체재 알려주세요~ 10 | 불매 | 2019/07/20 | 1,181 |
954088 | 아주 적은 양의 밥을할때요.. 8 | 밥통 | 2019/07/20 | 1,727 |
954087 | 수영복중에 아레나랑 또 어떤게 일제인가요 6 | ... | 2019/07/20 | 2,106 |
954086 |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 8 | ! | 2019/07/20 | 3,063 |
954085 | 며느리 해오는 만큼 해준다는 것.. 31 | .. | 2019/07/20 | 7,164 |
954084 | 옷텍을 뗐는데 불량.교환반품될까요? 6 | 땅지맘 | 2019/07/20 | 2,046 |
954083 | 설거지 하고 그릇 뭘로 닦아 보관하세요? 15 | ... | 2019/07/20 | 4,787 |
954082 | 시어머니 생신선물 어떤것들 하시나요? 8 | 스마일 | 2019/07/20 | 2,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