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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불안한 자녀 키우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요?

... 조회수 : 4,499
작성일 : 2019-07-15 13:32:10

아래 그런 자녀를 두고 고민하는 어머님 글을 읽고 남겨보아요. 제가 그런 성향의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나온 길을 보며...조금 도움이 되실까 해서 씁니다. 일단 저는 다소 유전적으로 그런 기질을 받은 것 같아요. 가족중에 그런 성향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아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실듯 합니다.

우선, 고쳐지는 질병이라고는 생각치 마셨으면 합니다. 저는 약도 먹은 케이스인데요 결코 그것으로 완전 해결이라는 것은 없어요. 그냥 이 사람의 성격, 기질이라고 받아들이시는 편이 좋고, 평생 가는 거라고 봐야죠. 단, 약 치료가 소용이 있을때는 불안함으로 인해 가중된 좋지 않은 상황이 올때라고 봐요. 불안함으로 인한 강박, 우울, 심각한 무기력 등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때 약은 분명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약 먹으면 일종의 '부작용'이 옵니다. 저는 지나치게 차분해진다거나 뭔가 좀 바보가 되는 것 같은 그런 부분이 있었어요. 그게 다른 사람의 눈에는 안정을 찾은 것 같겠지만 당사자는 어떻게 느끼게 될 지 미지수라 일단 이 부분은 알고 계시길.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부여해주는 안정된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작은 불안에 익숙해지게 해주세요. 아주 작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어린아이'라고 생각하시고 아주 조금씩 세상을 넓혀주세요. 그래야 나중에 부모님 품에서 떠나고 사회 안에서 홀로 설 때 작은 일에 크게 상처 받는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불안이라는 것이 감당할 수 있는 것임을 자꾸 몸으로 경험해야 그 범위가 넓어집니다. 이런 아이들은 일종의 '최악을 상상하기 선수'들 같은 존재라 1. 실제로는 네가 상상한 그런 최악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인지와 2. 그런 일이 일어나도 사실 큰 일이 아니니까 괜찮아 라는 인지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불안한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핵심이에요. 대신 이 의심병 불안병 선수들에게 대충 "무조건 다 잘될거야." 하고 씩 웃는 건 최악이고요. 나름 논리적이게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면 됩니다.

결코 그 아이의 기질을 부정적으로 인식/지적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장난으로라도요. 으휴~ 소심해~ 겁쟁이. 말 끝에 하하호호 웃어도 이런 애들은 그걸 가슴에 담고, 장애물이 됩니다. 기질이 다른 부모님들이 아셔야 할 건 이런 아이들의 기질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요. 이를테면 사회에는 늘 사고 치는 사람과 사고를 막는 사람이 있는데, 예민하게 그런 불안 요소를 디테일하게 캐치할 줄 아는 아이는 어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겠죠. 진로를 안내해 주실때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쪽으로 가이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숫자, 연구직, 공무원, 공예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운동을 시키세요. 정말이지 불안은 순식간에 몸과 마음을 잠식하는데요, 물리적으로 운동을 해서 불안할 기력조차 없게 탈탈 털어야만 합니다. 어릴때 운동을 꼭 시작하셔야 해요. 그게 평생 아이에게 그 어떤 항우울제나 호르몬제제보다 유일한 특효약이 될겁니다.

불안한 기질의 아이들이 위험한 부분은 불안 그 자체보다 다른 정서적 장애들이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거에요. 살다보면 누구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데, 불안한 기질의 아이들은 그 위기를 엄청나게 확대시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러다보면 쉽게 식이장애가 오고 우울장애가 오고...순식간에 큰 병이 되는거죠. 그 어떤 지점을 넘어가는지 않는지만 잘 살펴보시면서 늘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괜찮다 하는 의연한 모습 보여주시면 아이들도 배우게 될 겁니다. 자녀들과 좋은 시간 많이 보내시길 ^^.
IP : 73.97.xxx.51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7.15 1:36 PM (223.39.xxx.159)

    감사합니다

  • 2. ...
    '19.7.15 1:38 PM (73.97.xxx.51)

    강조할 점은, 결코 그 아이의 기질을 부정적으로 인식/지적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수정하다가 중간에 '강조할 점은' 이 말이 지워졌네요.)

  • 3. 좋은 글
    '19.7.15 1:39 PM (114.206.xxx.151)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 4. 지우지 마시고
    '19.7.15 1:42 PM (130.105.xxx.186)

    생각날 때마다 읽고 싶어요
    아이는 좀 단단한 편이라 저를 위해서 읽으려구요
    감사합니다

  • 5. ..
    '19.7.15 1:51 PM (70.187.xxx.9)

    정말 좋은 글이에요. 가슴에 와 닿네요.

  • 6. 좋은 글
    '19.7.15 2:02 PM (211.114.xxx.88)

    불안이 살짝 높은 아이를 키워요.
    첫아이는 호기심도 많아 도전이 쉬웠는데 이 아이는 달라서
    처음에는 성향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게 단점으로 보여 바꿔주려 했었는데요. 그걸 성향으로 수용하고 나니 아이도 좋아지고 나름 큰 장점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새로운 걸 배울 때는 사전에 긴장과 불안을 낮춰주는데 시간을 꽤 투자해요.
    말씀하신대로 최악의 상황도 사실 별거 없을지도 모른다는 시뮬레이션을 ㅠㅠ 오래 해요.
    막상 하면 큰아이에 비해 정말 꾸준히 성실히 해요.

    영어학원 책 가방에 혹시라도 책을 빠뜨릴까봐 일주일 책 다 넣고 우산도 매일 챙겨서 (직장맘예요ㅠㅠ) 가는 걸 보면 답답도 한데 그래야 맘 편하다니 그냥 둬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진로" 참고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 7. 감사합니다!
    '19.7.15 2:13 PM (112.165.xxx.127)

    저는 외향적인데, 아이가 많이 내성적이어서
    아이가 힘들었을거에요..
    제가 이해하지 못하고 바꾸려고 했거든요ㅜㅜ
    다행히 10살정도부터는 저도 받아들이자..하는 마음으로
    아이한테 맞춰주면서 살아서 이제 고3 됐어요..
    친구도 생기고, 차도 타고, 등등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글이에요..도움되니 지우지마세요..
    여러사람 보셨음 좋겠어요..
    다음에도 또 부탁드려요..복 받으실거에요1

  • 8. 저도
    '19.7.15 2:26 PM (211.223.xxx.80)

    감사합니다.
    너무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 9. 너무 감사드려요
    '19.7.15 2:29 PM (121.134.xxx.105)

    정말 도움이 되었어요.

  • 10. 감사해요
    '19.7.15 2:30 PM (39.7.xxx.139)

    그런 자녀를 키우고 있어요.
    올해 이사을 하고 전학을 하면서 아이의 그런 부분이 드러나서 아이도 저도 힘든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상담도 다니고 노력라고 있어요.
    적어주신 내용을 보고 감사히 읽었습니다.
    우리딸도 이런 마음이겠구나
    말쓴해주신 내용들대로 실천하고는 있지만. 한번씩 제가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읽고 보니 제가 더 품어줘야하는구나 반성합니다.

  • 11. 그렇게
    '19.7.15 2:30 PM (175.211.xxx.182)

    저도 그런아이 키우고 있어서요
    원글 감사히 읽고,
    좀 더 보태봅니다

    여러 상황을 접하는것도 도움이 됩니다
    공부중심 아닌 여러종류 학원 보내서
    여러환경에 익숙해 지는것도 도움되고

    꼭 맞는 친구를 베프처럼 지내도록 도와주어서
    그친구랑 깊게 사귀는것도 안정감을 주고
    한가지 꾸준히 시켜서
    전문가?수준으로 만들면 자신감 붙어서 위축이 덜하고
    불안감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불안감은 자신감없음, 위축, 불안, 두려움 같이 가더라구요.

  • 12. --
    '19.7.15 2:56 PM (222.12.xxx.43)

    전 성인이지만 좀 그런 성향의 성격입니다. 우선 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글이었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13. 도움이 되는 글
    '19.7.15 3:05 PM (221.150.xxx.46)

    감사드립니다. 유전과 가정환경의 영향이 커서 그런지 제 아이들도 저를 닮아 소심합니다ㅜㅜ 장점을 승화시킬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줘야겠지요.

  • 14. 엄마
    '19.7.15 3:07 PM (221.139.xxx.45)

    감사합니다.불안하고 섬세한 아들을 키우다보니..많이 힘들었는데..힘이 돼요.감사합니다.

  • 15. ..
    '19.7.15 3:15 PM (220.84.xxx.19)

    불안한아이 도움글
    감사합니다~

  • 16. 엄마
    '19.7.15 4:39 PM (39.7.xxx.59)

    좋은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17. ㄴㄱㄷ
    '19.7.15 4:50 PM (175.198.xxx.160)

    불안한아이 도움글
    감사합니다~

  • 18. 나나
    '19.7.15 4:53 PM (121.166.xxx.216)

    귀한 글 감사합니다

  • 19. 새날
    '19.7.15 5:40 PM (112.161.xxx.120)

    불안한 아이는 운동!
    감사합니다

  • 20. 눈물
    '19.7.15 7:12 PM (110.12.xxx.103)

    읽다 눈물났어요.
    저희아이가 말그대로 기질적으로 불안한 아이였는데요.
    최근 들어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죠.
    결정적인건 반 왕따.
    아슬아슬 혼자 버티던게 하루아침에 빵 터지더라구요.
    온갖 증상이 한꺼번에..
    두달이 다되가는데 하루하루가 애나 저나 너무 힘들어요.
    차라리 adhd처럼 완치아닌 완치가 가능하면 공개라도 하죠.
    불안 강박으로 우리 가족은 망가져가는데 주위에선 상황도 모르며 한마디씩 하는데 진짜 죽겠네요.
    병원에서는 약도 안써줘요. 지금부터 약에 의존하진 말자고. 평생 갖고가야 할 숙제인데 벌써부터 약은 먹이지말자.
    강박 불안은 본인이나 가족이 힘든병이며 평생 조절하며 살아야한다. 하루하루 도닦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안그래도 최근 수영을 시켰는데 수영에서라도 자신감을 갖아서 잘됬다 싶었는데 불안감도 줄여주나요.

    본인이던 가족이던 마음이 힘들어보이면 오래 생각하지말고 병원가는게 답인것 같아요.

  • 21. ...
    '19.7.15 7:58 PM (73.97.xxx.51)

    조금 자세히 쓸게요. 정서적인 면에서 운동 자체가 불안감을 줄여준다기 보다는 운동을 통해서 얻는 성취감, 자신감 등이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해줘요. 긍정적인 감정은 약이라기 보다는 영양제 같은 거니깐 계속 누적되어 경험하면 살면서 힘들때 도움이 됩니다. 기질상의 체질을 바꾼다거나, 기초체력 키우는 거라고 보시면 맞을거고요. 제가 얘기하는 운동의 직접적인 효과는 사실 아주 단순한거에요. 불안함이 한번 엄습하면 그걸 멈추는게 중요한데, 제 경험상 오로지 몸을 움직이는 것만이 그걸 가능케 합니다. 이를테면 누워 있어서 머릿속에 불안한 생각들이 꽉 차오르면 벌떡 일어나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오는 그런거에요. 그런데 이런건 효과가 짧으니, 불안할때는 아예 몸이 힘들어서 머릿속이 텅 비도록 집중해서 몸이 힘든 운동을 하도록 하는거죠. 운동 하는 동안 불안한 생각을 잊을 수 있고 더불어 피곤해서 수면의 질도 높아지고요. (마음 불안한 사람들이 수면장애 있는 경우 많지요)

    너무 길어져서 안쓰려고 했던 말인데 자녀를 걱정하시는 분들께 안심을 드리기 위해 좀 덧붙이자면, 저는 불안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 기질덕에 소심하고 모범적으로 그리고 여느 아이처럼 저만의 성향으로 부침을 겪고 잘 자랐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어찌 사나 살피고 배우고 그러면서 아주 평범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업무에서 제가 기질을 살려서 특별히 잘 해내는 부분도 있고, 기질때문에 유독 약한 부분도 있고...주변에서 그냥 흔하게 보시는 직장인입니다. 일을 하고 사람들과 부대끼고...기질 때문에 어려운 시간이 분명 있지만, 그 시간은 나를 알아가고 내게 이런 유전자를 주신 부모님을 인간적으로 다시 보게 되고 그런 시간으로 삼고 있어요. 분명한 건 타자는 모두 지옥이고 사회는 나빼고 다 미친사람 투성이듯 모든 이는 장단점 고르게 갖고 살기 때문에 나의 불안함이 대단한 특징이 아니더라는 거죠. 그 지점에 다다라서자 좀 마음이 편해졌어요. 본부장은 분노조절장애고 부장은 결정장애이고 차장은 애정결핍 관종인데 불안장애인 내가 특별할 것이 없구나. 하는 일종의 뻔뻔함이 생겼달까요. 다 자란 사람의 이야기이니 급한 불 끄는데 도움은 되지 않으시겠지만 모쪼록 아이 걱정에 불안장애 생길 것 같은 분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바라며 마음에 길게 써 보았습니다.

  • 22. 감사
    '19.7.15 8:00 PM (121.157.xxx.135)

    원글님 글 읽다보니 내가 잘하고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기질이 대담하고 낙천적인데 남편이 소심해서인지 딸들이 그래요.
    다행이 저는 엄마이고 아이들이 딸들이다 보니 엄마가 보호해주고 이해시켜주자는 방향으로 해왔습니다.
    보듬어주고 작은 불안을 마주대하는 연습을 하게 했죠.
    저희 친정아버지는 굉장히 강한 분인데 저보고 늘 아이들을 나약하게 키운다고
    세심하게 봐주지 말고 모른척해라 큰실패든 작은실패든 다 겪게 해라 잔소리하십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모든것은 맘먹기 나름이다" 라는게 철칙입니다만, 제 생각은 달랐거든요.
    사람은 모두 다르고, 육아에는 정답이 없어요.
    원글님말씀대로 이런 아이들이 감수성예민하고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금방 캐치해서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이 있어요.

  • 23. 불안한 아이 원글
    '19.7.15 8:58 PM (125.180.xxx.122)

    입니다.
    이렇게 좋은 글과 댓글들 읽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엄마인 저역시 호팅하고 대담한 성격은 아니기에 이런 아이 키우기가
    참 어렵네요.
    저에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거 같아 너무 조심스러워요.
    운동을 권하시는데 여아의 경우 어떤 운동이 도움이 될까요?

  • 24. ..
    '19.7.15 9:51 PM (39.7.xxx.17)

    운동이 최고죠

  • 25. ???
    '19.7.16 12:19 AM (211.243.xxx.11) - 삭제된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 26. ^^
    '19.7.16 3:27 AM (182.214.xxx.174)

    불안감이 많은 아이를 키워요..
    좋은글이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네요.

  • 27. 저도
    '19.7.16 6:29 PM (116.120.xxx.224)

    불언 심한 아이았어서 감사합니다

  • 28. ㅠㅠ
    '19.9.8 11:18 PM (1.225.xxx.199)

    @@불안초조로 늘 힘들어하는 아이엄마예요.
    너무 좋은 글이네요. 두고두고 오래 보고 또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9. ..
    '20.1.17 1:37 PM (125.142.xxx.105)

    우연히 이제 봤네요
    두고 두고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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