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닭국

닭국 조회수 : 1,140
작성일 : 2019-07-14 00:11:58

국 이야기


어제는 마늘을 잔뜩 넣고 닭 한 마리 하얗게 삶았어요.


오늘은 남긴 살을 잘 발라 미역을 넣고 국을 끓였지요.

바다의 누이 같은

부드러운 미역, 수런거리는 미역이 품었던 해수를 마저

내놓아

국물은 심심하니 좋았어요.


그런데 왜 국그릇이 울먹이는 걸까, 한 수저 한 수저 앳된 누군가의

눈물을 덜어 목구멍에 흘리는 기분일까.


한 수저 한 수저 침묵을 계량하는 이 이상한 기분. 생략된 인칭들이

양육하는 우리들의 뚱뚱한 안녕.


국 한 그릇의 창백한 침묵 속엔 피 묻는 깃털무덤. 오늘 하루 도축된

그이들 눈물이 감당하는 인간의 식탁에서


그림자 한 장 꽂힐 수 없이 촘촘치 재배되시어 절두절족 피의 예절을 거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매끄럽고 명랑한 누드로 다시 태어나시어

바코드가 생성된


뼈가 빠지고 항문이 빠지고 눈 코 입 다 지워져 뭉치로 탕진되시는


구구구, 발바닥도 없이


저기, 주검이 생활인 눈먼 신 몰려오시네. 냄비 속에 들끓는


눈보라의 형식으로.


...



금요일에 초복이라 삼계탕을 끓이려고 생각하고 식탁에 앉아


최근에 시집이 나온 조정인의 책을 뒤적였어요.


국 이야기라는 시에 눈이 갔어요.


시를 읽고... 결국 삼계탕은 패스했습니다. ㅋ


뭐 조만간 다시 닭은 먹겠지만 고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IP : 122.34.xxx.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9.7.14 12:26 AM (122.34.xxx.45)

    사과 얼마예요 라는 신간인데 너무 좋네요. ㅠㅠ 시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2. ..
    '19.7.14 12:46 AM (59.6.xxx.219) - 삭제된댓글

    ㅜㅜ

  • 3. 다이어트용이네요
    '19.7.14 1:12 AM (1.237.xxx.156)

    밥맛뚝...

  • 4. 시인이
    '19.7.14 2:02 A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배가 불렀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1670 3인가족 이불(침대베딩) 얼마나..? 2 미니멀 2019/07/15 872
951669 템플스테이 휴식형 3 모모 2019/07/15 1,853
951668 시아버님 문자받고 확 짜증~ 29 어우ㅠ 2019/07/15 25,223
951667 일본불매 운동, 여행 안 가기 다 잘해도 헛일 됩니다 41 읍못치움 2019/07/15 5,279
951666 친정엄마가 변했어요 9 해품달 2019/07/15 7,474
951665 단독] '검블유', 어제(14일) 촬영 종료..임수정X이다희X전.. 검블유 2019/07/15 2,896
951664 다시멸치보관법 질문 2 다시멸치보관.. 2019/07/15 1,106
951663 바람 유흥 안하는남자 있을까요 27 ㅇㅇ 2019/07/15 9,709
951662 임플란트 진행중 3 ㅡㅡ 2019/07/15 1,490
951661 도와주세요) 오피스텔 매매하려는데요 5 플리즈 2019/07/15 2,312
951660 강아지 황태미역국 매일 줘도 될까요? 9 .. 2019/07/15 2,672
951659 [J 컷] 혐한엔 무심하면서 반일만 자꾸 지적하는 한국 언론 4 ㅇㅇㅇ 2019/07/15 848
951658 문 대통령, 전례 없는 강한 경고.."일본에 더 큰 피.. 65 응원합니다 2019/07/15 5,341
951657 네이버에 있는 일본여행까페 갔다가 혈압오르네요. 4 네일동 2019/07/15 3,103
951656 기사 “난 하버드 갈 사람” 숙명여고 쌍둥이 문자 공개…무죄 증.. 1 제정신? 2019/07/15 4,042
951655 공무원들한테 민원이 곤란한건가요? 7 11111 2019/07/15 2,141
951654 직장동료가 교통사고후 의식이 4일째없는데 3 시크릿 2019/07/15 6,423
951653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23 이건 2019/07/15 15,136
951652 고등어자반으로 4 ??? 2019/07/15 1,364
951651 열무김치 할 때밀가루풀쑤어도되나요 7 ... 2019/07/15 1,777
951650 비오니까 운동가기 싫네요 4 ㅡㅡ 2019/07/15 1,410
951649 ‘한기총 전광훈 목사 비판’ 김용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 12 미치겠다 2019/07/15 1,510
951648 2박 3일 (혹은 더하기 1일 )중딩과의 여행지 추천해주세요. .. 1 .... 2019/07/15 721
951647 남해 사천 거제쪽 펜션 괜찮은데 있을까요? 2 꿀이 2019/07/15 1,366
951646 전 CIA 국장대행 "북 핵동결 하면 개성공단 재가동할.. 7 ㅇㅇㅇ 2019/07/15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