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염;;하느라 앉아 있는데
미용실 뒷문이 열리면서 초로의 남자분이 휠체어 밀고 들어오시더라구요.
뒷문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처음 방문이 아니라는 얘기..
점잖게 직원분들과 인사하시고..
"11시 예약 했는데요"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때 시간은 10시 55분.
휠체어에 탄 분은 할머니셨는데... 요양병원 옷도 입고 계시고 휠체어에도 병원명이 씌어있고..
아, 병원예 계시는 아내분 머리를 잘라주러 내려오셨구나 깨달았어요.
휠체어에 앉은 채로 커트보 덮고
할아버지가 요청하시기를..
"앞머리 너무 짧지 않게 해주시고 뒷머리도 너무 짧지 않게." 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종합하자면 '단정하고 깔끔하게만 자르고 싶다. 무턱대고 짧은 병원 머리 싫다'시는 것 같아요.
옆눈으로 슬쩍 보니 할머니 헤어 스타일이.... 50년대 유행하던 보그 단발 같은 느낌...
중간에 원장님 들어오시는데 ,할아버지가 또 예의 점잖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사 먼저 하시고...
할머니도 아기같은 목소리로 뭔가 요청을 하시더라구요... 내용은 잘 안 맞는 것 같았지만;;;
여튼 그렇게 두분이 자분자분 잘 자르고 나가셨어요.
저 솔직히 할저씨 개저씨 욕 많이 하고 저 나이대 분들 길가에서 담배 피우고 엘리베이터 등에서 무매너로 행동하는 거 아주 기함을 하며 싫어했구요
그냥 멀리서 보면 돌아갈 정도로 싫었거든요
그리고 기혼남자들 와이프에 대해 뒤에서 함부로 말하는 것도 듣기 싫고...
가정적인 척 하면서 바람 피우는 남자들 숱하게 봤고...(아 제 바닥이 문제인가)
가부장적이고 아집 센 노 부부들의 불행한 생활도 직간접적으로 많이 본 것 같고...
그런데 오늘 정말 너무 아름답고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모습을 봤어요.
제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너무 자세하게 써서 그 분들께 실례인 것 같기도 하네요. 좀 이따 지워야겠어요 ㅎ
아름답고 단정한 부부의 미래의 한 장면.... 82에서 나누고 싶어서 올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