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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냄새: 기생충 (스포무)

슬퍼라 조회수 : 6,060
작성일 : 2019-06-03 18:05:06

기생충 영화를 보면서, 메타포나 영화적 장치를 떠나 봉감독은 어쩌면 저렇게 가난의 핵심을 짚었을까... 했네요.

반지하도 살아보고 단칸방도 전전해 본 아주 가난한 집 출신인 제게도 송강호네가 사는 반지하집 현실은 좀 너무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저분하고 정리안되어 있고, 식구들의 무기력함이 조금은 과하게 다가왔어요.


영화 보면서 제일 소름끼치게 리얼하게 다가왔던 건 냄새로 가난을 구체화시키는 부분이네요.

그 터널같던 가난의 시절을 지나서, 저는 어느덧 사회적으로 안정을 찾고, 독립도 하고  소위 말하는 상위 몇프로에 들 정도로 성공도 하고 외국 유학에 외국 생활도 했어요. 어느날 한국에 잠깐 방문했다가 여전히 오래된 연립 주택에서 세를 살고 있던 엄마를 밖에서 만났는데 너무나 이상한 냄새가 나서 제가 선물로 보냈던 버버리 겨울 외투를 들쳐보았죠. 거기에서 나던 생선 비린내와 오래되고 눅눅한 구옥의 냄새가 합쳐져서 어찌나 역하던지, 그자리에서 엄마한테 와락 화를 내고 왜 이러고 사냐 이러면서 한참 짜증을 냈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고생하던 시절에는 만원버스에 지하철도 잘만 타고 다녔는데, 자동차만 타고 다니다 어느날 지하철 타보니 다가오던 꿉꿉하고 이상한 냄새들 생각도 나고. 특히 1호선이 심하죠.

지하철 어떻게 타고 다니냐고 묻던 철없는 부자집 친구의 말 듣고 분노햇던 날도 있었는데 이렇게 저도 모르게 그렇게 사람들이 섞여서 나는 냄새를 신경쓰고 있다니...


암튼 가난과 성공의 경계를 나름 넘나들어본 제게 기생충은 극사실주의 영화입니다.


 

IP : 165.225.xxx.13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슷한
    '19.6.3 6:09 PM (182.216.xxx.30) - 삭제된댓글

    비슷한 인생을 살아본 제가 느낀 것도 같습니다.
    정말 너무나도 사실적이어서 잔인한 영화었습니다.

  • 2. 그런데
    '19.6.3 6:09 PM (180.65.xxx.94)

    영화에 너무 몰입해서 본인이 상식없고 무례했던 기억을 영화로 희석시키려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안씻는 냄새는 있어도 가난한 냄새는 없어요.. 쯔쯧..

  • 3. ...
    '19.6.3 6:12 PM (183.96.xxx.100)

    그렇죠..극사실주의 영화죠

    마지막 소주한잔 ..노래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직장생활하는 고단한 "기우"의 노래인데..


    우리가 사는 사회가 이러니..생각좀 해보자. 감독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것 같아요.

  • 4. 와..
    '19.6.3 6:13 PM (175.223.xxx.156)

    가난을 벗어나셨다니..
    부럽고 대단하세요.

    어제 가난에 대한 보고서 기사를 읽었는데
    제 얘긴줄...
    나도 벗어나고말테다!!!!

  • 5. .....
    '19.6.3 6:15 PM (211.109.xxx.91)

    원글님 말하는 게 뭔지 알겠어요. 슬프기도 하고 착찹하기도 하고 동의가 되요. 차라리 이런 소리가 뭔지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면 좋았을라나요? 여기 글들 보면 도대체 이게 뭘 말하는 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던데 살기 쉬우려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답답하려나? 둘 다 일 것 같네요.

  • 6. ㄴㄴ
    '19.6.3 6:22 PM (117.111.xxx.77)

    그런데님 가난한 냄새가 왜 없나요
    안씻어도 냄새가 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도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다만 내가 그걸 인지하지 못할뿐....

  • 7. 원글
    '19.6.3 6:23 PM (165.225.xxx.131)

    가난의 냄새는 없다고 단언하실 수 있는 분의 용기도 부럽습니다. 반지하나 단칸방에는 환기도 잘 안되구요, 그 시절에는 집에서 담배 피우는 아버지도 있었고, 집에서 된장도 말리고, 장마 지나면 여기저기 곰팡이도 피지요. 이런 것들이 차곡 차곡 모여서 그 냄새를 형성해요. 매일 샤워는 커녕 솥에 물 끓여서 찬물과 섞어 머리 감아야 하고, 목욕탕은 1,2주일에 겨우 한번씩 가는 그 상황이 TV드라마에만 나오는게 아니라 70년대 초반 생인 제가 살던 시절에도 드물지만은 않았답니다.

  • 8. ....
    '19.6.3 6:29 PM (211.186.xxx.27)

    공감해요.
    새로 글 쓰신 어느 분. 물 나오고 맨날 씻는데 왜 냄새 나냐고.
    조여정도 그러잖아요. ㅡ아 몰라 나는 지하철 안 타봐서. ㅡ 라고.

  • 9. ㅇㅇ
    '19.6.3 6:57 PM (125.186.xxx.192)

    알지도 못하면서 쯧쯧거리는 사람들이 제일 별로임.

  • 10.
    '19.6.3 7:02 PM (180.224.xxx.141)

    원글님 내생각과 비슷
    가난함을 냄새로 연결짓는 감독의 내재된
    감각이 탁월하네요
    봉감독 인터뷰보니 어머니가
    엄청깔끔한가 보던데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람들이 깔끔해요
    가까운 사람들중에 이런이들이 많아서
    원글님 말씀에 극공감하고 갑니다

  • 11. ....
    '19.6.3 8:35 PM (223.33.xxx.208)

    저는 부자들 삶도 너무 리얼하게 그린 거에 놀랐어요. 집에서 바라보는 정원모습. 낮에 자고 있는데 과외선생님 면접왔다고 도우미가 깨우는 거, 제시카가 미술과외 심리치료 어쩌고 하면서 조여정 구워삶는 거(저 수업이 최하 10회 500만원이에요.) 도우미 구할 때 서류 내라고 하니까 받아적는모습( 저렇게 누가 하냐고 글 올라오던데 저렇게 하면 믿을 수 있다고 더 신뢰해요.) 암튼 저거 보면서 4식구가 숙주에게서 벌어들이는 월 총수입도 계산해보고 사람말 잘 믿는 거며, 깜짝파티하는데 첼로연주랑 성악가는 것도 거기 모인 게스트가 집에 있는 악기로 즉석 연주하는 거..기사랑 장봐오는 거..다 너무 리얼했어요.

  • 12. 맞아요
    '19.6.3 8:52 PM (39.122.xxx.206)

    부자들 저렇게 사는 거 맞아요. 은근히 짠돌이 기질 있는 것도 딱 맞구요. 한달에 백화점에서 1억씩 쇼핑하면서 콩나물은 깎는 그런 식이죠. 그리고 돈이 다리미라는 것도 공감. 여유가 생기면 맘도 너그러워지고 뭐든 베풀게 되고 그러긴 하더군요.

  • 13. ..
    '19.6.3 10:40 PM (223.38.xxx.65)

    열악한 환경에 사는
    어린 친구들이 하소연하듯이
    우리집에선 가난냄새 난다
    내몸과 옷에서 가난 냄새 나서 힘들다는
    글들 많이 올렸었어요
    거기에 동조하는 글들도 많았구요
    곰팡이 냄새 반지하 습기 냄새 음식쩌든 냄새
    빨래 덜 마른 냄새 등등

  • 14. 공감
    '19.6.6 2:43 PM (118.32.xxx.127) - 삭제된댓글

    기생충 보고 나오는데 개운치않았어요.
    영화를 보긴 봤는데 ..
    냄새로 가난을 리얼하게 표현한게 참 대단하다...는 말과 돈이 다리미다 라는 말만 반복.
    몇번을 씻어도 그 특유의 냄새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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