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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초여름. 조회수 : 1,700
작성일 : 2019-05-16 22:19:16

제 주특기가,

남의 말 잘 들어주는 진중한 태도였어요,

음, 그랬구나?

응,응.

어머, 그랬구나..!


무려 세시간을

그당시 12살 이었던 우리딸과 친구인 그 엄마의 끝없는 딸자랑도

정말 세심하게, 다정하게

눈을 맞춰가면서, 고개를 끄덕여가면서

정성껏 들어주었어요.

그랬더니, 만날때마다 그러던데

세월이 흐르고 가야할 중학교도 달라지고

거주지도 바뀌게 되면서

조금씩 잊혀지더니, 이젠 전혀 생각나지도 않는 타인이 되었네요.


얼마나 상대방의 일방적인 수다를

열심히 들어주었던지

나이많은 우리 엄마마저도

너에게서 새삼 좋은것을 배웠다,

음, 그랬구나,

하는 대답과 끝까지 최선을 다해 들어주는 네 태도가

놀라웠어,

단 한번도 그 사람의 말을 막은적이 없어.

그걸 배웠네,


그런 제가,

4년사이에 많이 달라졌어요,

길좀 물어보겠다고 다가온 사람이

갑자기 봇물터지듯 말이 끊어지지않고

나일강이 범람하듯 밀어닥치는 그 말의 홍수속에서

저는 그저 입만 벌리고 서있었어요.


아,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왜 입을 벌리고 이렇게 놀라워하지?

예전같으면 그렇군요 라고 할텐데..?

물론 첫마디에선 그렇군요, 라고 했다가

그다음은 그 제 발목을 붙들고 말을 쏟아내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서있는 제 모습에 제가 스스로 놀란거에요.


그리고, 그전부터 저는 사람들의 일방적인 수다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조금만 친해졌다싶으면, 지루한 이야기들을 요약하지않고

말하는 사람앞에 앉으면 기가 빨리고 힘들고 피곤하거든요..


왜 그런걸까요??

그전에는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도,

눈동자를 굴리며 딴짓을 할 생각도 못했는데

이젠 그런 노력들도 무의미하고 피곤해요.


늙어가는 걸까요?


IP : 121.184.xxx.2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피릿이
    '19.5.16 10:29 PM (218.53.xxx.187)

    마냥 계속 듣고 있다보면 멍해지고 있는 제가 한심해보이더군요. 자기 생각만 계속 말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극한 피로감을 느끼는 거지요. 그런 사람들이 저의 말을 귀기울여 주지는 않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쏟아낼 말을 들어주는 아무나가 필요한 거니 그게 꼭 나일 필요는 없는겁니다.

  • 2. 그것도
    '19.5.16 10:43 PM (175.223.xxx.91)

    그것도 체력 필요해요

  • 3. 원글
    '19.5.16 10:44 PM (121.184.xxx.208)

    예전에 학교다닐때, 선생님들 수업시간중에 눈길 다른데로 돌리거나, 딴생각 한다거나 하면 안되는 것 아시죠~~
    제가 그런 훈련이 너무 잘되어있어서, 우리집에 온 딸친구네 엄마라던지, 지인이던지, 그외 어떤 분이던지간에 제 눈앞에 있으면, 저는 그렇게 강의듣듯이 열심히 듣고, 그랬구나,도 잘했어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조금 덜하긴한데, 그 습관이 너무 뿌리박혀있어서 지금도 경청을 잘하고 중간에 말허리를 자르질 못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4. 원글
    '19.5.16 10:46 PM (121.184.xxx.208)

    맞아요, 체력이 딸려서인가, 너무 힘들고, 피곤해요.
    체력이 딸려요..

  • 5. ㅇㅇㅇ
    '19.5.17 3:02 AM (39.7.xxx.197)

    저도 남 얘기 듣고있어서 남는거 하나없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억지로 듣고 있었는데..
    이젠 그 타인(주로 기성세대죠)에 대해서 호기심이나
    관심이 안가고, 혼자 2~3분 이상 떠들어대는거 들으면 멍~~해져요.
    이젠 일방적인 대화 극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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