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성실하고 매너좋고 남 보기에 번듯하고
어디가서 아쉬운 소리 전혀 안하는 사람인데요
과거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커요.
물론 어머니가 좀 통제적인 분이었던 것은 맞아요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평균 통제 수준을 조금 윗도는 정도에요.
그런데,
50이 되어서까지
자기 컴퓨터 학원 못다니게 한 이야기(지금도 컴퓨터를 너무 좋아합니다)
싫어하는 친구랑 붙여놓은 이야기
점수로 자기 몰아붙인 거
억지로 외국어 배우게 한 거
뭐 이런 걸 정말 무한반복해서 얘기해요
제 능력껏 한 10년은 들어줬고 편도 들어주고, 대신 어머니한테 대변도 해주고
직면도 하게 해줘보고, 상담도 가보고, 컨퍼런스도 가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어요.
그런데 안돼요. 어머니에 대한 증오..
지금 그냥 종이호랑이일뿐이에요. 아무 힘도없는..노인.
그런데, 또 시댁은 때 되면 꼬박꼬박 가고요.
말없이 앉아있다 와요.
여기에
자기가 영어 못한건 고등학교 영어선생님 탓,
자기한테 부당하게 대한 중고등때 선생들 이름 하나하나 기억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아요.
어디 가야하는데 누가 지도 잘못 그려놓으면 얼마나 불평불만에 증오를 쏟아내는지..
글자 하나 용례가 잘못된거 귀신같이 잡아내고요,
누가 장삿속같은 속내를 비치면 증오합니다..
티비를 같이 볼 수가 없어요.
온 세상이 다 나쁜 놈이어서요..
자기만 착해요 자기만..자기연민이 너무 크고요.
남한테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자기 행동은 항상 이유가 있다고 하니 ..실망이 커요.
제가 너무 지칩니다.
상처가 아무리 주관적인 것이고 유효기간이 없지만요.
저는 부모가 가출하고, 폭력에, 이혼도 여러 번 하고 엉망이었어요 어린 시절..
그래도 지금 그냥 다..인간이 그러하려니..하고 살아요..
그냥 받아들인다는 뜻이에요. 원망도 없고요.
남편은 부모님이 화목했고, 아버님은 교수에다가 ,
덕분에 외국생활도 했고 자기도 전문직이고요.
시부모님은,,
책임을 다해 가정을 최소 지키셨어요.
애들 맘은 잘 몰라주신 면이 있지만 그 시절의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
우리 집에 비하면 정말 양반 할아버지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