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잘 지내요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항상 전화 받아요. 그러다 안부묻고 이후에는 너네 동서는? 너네 시동생은? 하며 엄마의 막내딸이자 제 동생은? 하며 주변 안부를 물어요. 알고 있어도 모르고 있어도 알아서들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면 "뭐가 잘지내??" 하며 나름 주워들은 이야기를 풀어요. 그렇다고 못지낸다고 해야하나요? 얻는 대답은 실컷 제 입에서 그들에대한 욕설이 나오길 바라는지 좋은쪽으로 이야기하면 계속 태클거는 이야기...대화자체가 너무 소모적이고 불쾌해요.
전 저의 일 보기도 바쁘고 남의일 관심도 없어요. 진짜 저한테 누가 딱 무얼 부탁해서 오기전까지 제가 걱정한다고 해결될일도 아니고 제가 책임져줄 상황도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제동생이 경단녀로 있다가 새로 취업한곳에 적응기로 고생을 좀 해요. 그런건 동생이 해결하고 판단하고 알아서 극복해가야하는거잖아요. 전 동생고민 들어주는게 전부.... 그런걸 굳이 엄마가 해결도 못해줄거면서 동생이 문제라는 식으로 결론나길 바라고 이야길 하는식이죠. 저한테 말한만큼 엄마한테는 디테일하게 안말했겠죠. 그러니 저를 통해 뭘좀 들으려 한다는건 알아요.
암튼 엄마와 대화하고 나면 엄청 찝찝하고 피곤해요. 그리고 그런 대화방식이 정말 싫어서 진짜 일년에 도리할일 아니면 통화하기가 싫어요. 어떤땐 잘 만나서 저녁먹고 고맙다는 말까지 하며 아주 잘 지내놓고 몇주 안되어 전화한통 없다고 그래요. 물론 그런말은 기분에 따라 다르긴 해요.
시동생이 여친과 사귀면서 헤어지고 말고의 그런 사연들까지 저에게 이야기해요. 전 들은바 없고 엄마는 시어머니 건너건너 어찌 안거죠. 물론 끊으면서 "그래 너는 남이 아니니 알고는 있어라... 알고는 혹시라도 너한테 뭐라하면 거들지말고 모른척 해라." .... 참 내. 보통 딸이 굳이 걱정할까봐 전달 안하는게 부모 아닌가요? 어차피 나서서 도와줄것도 아니면서. 엄마가 그럼 그들 못헤어지게 한살림 차려줄거냐고 묻고 싶지만 이제 나이드신분하고 다투는것도 에너지소모 저 황소같은 고집과 신념을 꺾을 자신도 없고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싶은데 참 삶의 방식은 안바뀌는듯해요. 전 그냥 안닮기만 바라고 살아요.
전화 끊고 잊으려 해도 아직도 어린시절부터 빈정, 비아냥의 대화를 주로 해왔던 엄마가 저에게는 참 지배적인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