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서울 3개 상위권 대학 중 하나에 다니는 아들입니다. 대학명을 못 쓰는 이유는 바닥이 좁아서요..
컴퓨터 전공이구요.
영재고 나왔습니다.
영재고 나온 결과 치고는 생각지 못한 결과였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전공이라 해서 만족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다닐 때도 본인의 능력에 힘이 부쳤는지..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 생활을 그냥 하고는 있지만, 마음은 딴 데 가있고, 성적도 중하위권이었습니다. 성적은 그래도 되지만, 의욕이 없어지고, 아이돌 음악만 보고 듣고 하더군요. 마치 은둔형 처럼요..
그 모습 보기가 너무 힘들었고, 어쨌든 대학에 가서, 이제 2학년인데, 1학년 때야 공부가 쉬웠죠. 대학 수학을 미리 맛 봤고,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고등 때 조금 해 봤기에 남들이 일주일 할거 하루면 다 하고, 성적도 높게 나오구요.
겨울 방학 때 집에 안오고, 기숙사에 있으면서, 뭘했는지 모릅니다. 아이가 조금만 싫은 소릴 하면, 귀를 닫고, 우리와 말도 안하고 그러더라구요. 뭘 배우러 다니는 것도,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도, 아님 여행을 가는 것도 아닌....
2학년되면 어려워지니 새로 배울 과목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좋지않겠냐 해도, 알아서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싫은 소리 안하면 주절주절 말도 잘하고 웃고 잘 지냅니다.
그러다 2학년이 되었고, 방학동안 자료구조 조금 공부하고, 또 3월 20일까지는 자기가 프로그램 하나 개발하는거 있다면서,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방에서, 아껴서 용돈 보내면 그게 적다고 편의점 알바도 다니고,,,
가끔 서울로 남편이 출장갈 때 10만원씩 주고, 장학급의 10프로 용돈으로 주고, 등등 했는데
오늘 전화와서, 내일부터 시험인데, 시험공부를 몇 주전부터 했는데, 머리속에 안들어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지경이랍니다. 당장 전공 네과목과 교양은 물론 너무 늦어서, 멘붕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휴학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들이 영재고 졸업하고 특기자 전형으로 B0 이상일 경우 4년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들어갔습니다.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전형이 그렇습니다.
4년 장학금 조건이 아니었으면 사립대 보내기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니 더 마음이 조급하겠지요. 공부하기엔 이미 늦었고, 그래서 그냥 누워있답니다., 내일이 시험인데...
그래서, 너 상황 잘 알겠고, 이미 너무 늦었으니 장학금에 연연하지 말아라. 대신 아예 포기하지 말고, 남은 몇 시간이라도 내일 공부하면 되지 않겠니 라고,,,하면서 달랬습니다.
이렇게 한 번이라도 B0 이하이면 아예 이후에는 장학금을 못 받는 것인지, 다시 성적을 올리면 그 학기엔 받을 수 있는 것인지,,,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동생까지 재수중이라,,, 어렵네요..
물론 학과에 전화해 봐야 알겠지만,,, 아이 상황도 걱정스럽고, 경제적인 부분도 걱정입니다. 이 상황에서 경제적인 부분 걱정하는 제가 한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일단 시험이 끝난 후 내려오라고 해서, 진지하게 상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군대를 먼저 다녀오든지.... 상의를 해 보려구요...,
컴퓨터는 머리가 따로 있어서,,, 전공선택할 때 신중히 생각하라고 했는데... 본인은 이 전공이 좋다고는 합니다. 그런데 힘이 드는가 봅니다., 2학년 1학기에 벌써 힘들어서,, 견딜 수 있을까...
영재고 보내고 나서부터 거의 저도 심적으로 겨우 겨우 견뎌왔는데... 이 상황이 너무 두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