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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재력

.. 조회수 : 6,805
작성일 : 2019-04-02 10:41:17

80대 중반 아버지가 파킨슨씨 투병 10년이 지나네요.

처음에 너무 놀랐는데 노년의 파킨슨씨병은 진행이 느려요.


저희 애들 어릴 때 하도 친정엄마가 공부공부 하셔서

그냥 놀려도 된다.. 엄마 정보력 할아버지 재력으로 학교 보내는 세상이다.

우리는 둘다 없어서 그냥 행복한 아이로 키울래 했었는데


무슨 생각이 동하셨는지

없는 연금에 손자 손녀들 앞으로 매달 용돈삼아 5만원씩 보내셨어요.

당신들이나 쓰시라 해도 그렇게 10년 넘게 보내셨던거 같아요.


요즘 정신이 많이 없어지셔서 총기도 흐리고

가끔 섬망도 있는데

친정엄마가 아버지 귀에

"오래 살아! 손자 새끼들 대학 보내는 적금이 아직도 몇 년 남았어."

하면 눈빛이 반짝인대요.


아버지 고기에 술한잔 사드리고 싶어 찾아뵈었더니

이제는 좋은 고기에 술도 별 감흥 없으시고

그저 아이처럼 누군가 와서 얼굴 쓸어주는게 좋으셔서....


문득 생각나

통장 정리하니 아버지 이름으로 매달매달.. 600만원이 넘네요.

대학을 정말 보내겠어요. 할아버지 재력으로.

IP : 211.114.xxx.88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4.2 10:42 AM (220.75.xxx.108)

    슬프면서도 좀 웃기기도 하고ㅜㅜ
    친정 아버님 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 2. ㅇㅇ
    '19.4.2 10:44 AM (222.118.xxx.71)

    웃음과 감동이 있는 글이네요

  • 3. ..
    '19.4.2 10:44 AM (211.243.xxx.172)

    가슴뭉클한 아버지사랑이예요
    원글님이 부럽네요
    아버지가 그래도 살아계시니...
    그리고 지극히 자식을 사랑하시니...

  • 4. 에궁
    '19.4.2 10:46 AM (112.184.xxx.71)

    난 어쨰 눈물이..
    핏줄이 뭔지

  • 5. ㅜㅜ
    '19.4.2 10:48 AM (223.62.xxx.199)

    세상에 돈많아도 손주주기 아까워서 꽉쥐고 입으로만 생색내는 누군가와는 너무 비교가 되네요. 따뜻하신 아버지가 계셔서 든든하겠어요~^^

  • 6. ....
    '19.4.2 10:48 AM (175.209.xxx.48)

    돈에 사랑이 담겼네요.

  • 7. 퓨쳐
    '19.4.2 10:50 AM (180.68.xxx.22)

    우리 친정아버지도 예전엔 쟤 대학 가는 거 보고 가야지, 하시더니 요즘은 손주사위 봐야 눈을 감으실거 같다고 하십니다.
    그때그때 바라는 바가 사람을 살게 하는 것 같아요.

  • 8. 오래사셔요
    '19.4.2 10:54 AM (73.182.xxx.146)

    모든 부모님들~~ ㅠ

  • 9.
    '19.4.2 10:56 AM (182.228.xxx.67) - 삭제된댓글

    슬프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ㅜ.ㅜ
    본인이나 팡팡 쓰고 가지. 큰 돈두 아닌데, 그걸 자식에 이어 손자에게까지.

  • 10. ....
    '19.4.2 11:03 A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그저 아이처럼 누군가와서 얼굴 쓸어주는게 좋으셔서....
    이 부분이 눈물나네요
    울 아이도 전에 제가 밤에 일나갈때 가기전에 같이 누워있으면 제손을 가져다가 자기 얼굴에 올려놓고 그랬었어요 그때 생각이 나서..ㅠㅠㅠ

  • 11. ....
    '19.4.2 11:04 AM (211.192.xxx.148)

    손자손녀 용돈도 매달 보내시고
    따로 적금도 들어서 600을 만들어놓으셨단거죠?

  • 12. ...
    '19.4.2 11:06 AM (220.75.xxx.108)

    아버지가 용돈이라고 보낸 5만원을 10년 넘게 원글님이 아이들 이름으로 모아서 600 됐다는 소리 같아요.

  • 13. 쭈니
    '19.4.2 11:07 AM (211.36.xxx.33)

    그돈 너무 감사해서 못쓸것 같아요
    ㅠㅠ

  • 14. 에고
    '19.4.2 11:12 AM (180.68.xxx.213) - 삭제된댓글

    찡하네요..
    오래오래 사시길
    (우리 아버지도 살아계셨다면...)

  • 15. 쓸개코
    '19.4.2 11:15 AM (118.33.xxx.96)

    원글님 뭉클해요..
    지병 오래 앓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납니다.
    건강 잃고난 후 정말 애기가 되시더라고요.

  • 16. ..
    '19.4.2 11:20 AM (203.233.xxx.130)

    자식한테 바라기만 하는 부모도 많은데
    부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조금 서글퍼집니다.

  • 17. 아버님
    '19.4.2 12:32 PM (122.42.xxx.24)

    그래도 병중이라도 계시니 얼마나 좋은가요..
    전 아빠 얼굴도 만져드린적없고..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너무나 한이되고 후회되는게 많습니다.
    가시는 날까지 정말 잘해드리네요..안계심 그맘 모릅니다

  • 18. 정말
    '19.4.2 1:50 PM (218.155.xxx.53)

    감동적인 할아버지 재력이네요

  • 19. 울아빠
    '19.4.2 2:53 PM (117.111.xxx.83) - 삭제된댓글

    경제권을 엄마가 가지고 계셔서 엄마몰래 쓰시라고 매달 10만원씩 용돈 보내드렸는데 돌아가시구보니 고스란히 통장에 800만원이 있었어요. 손주주신다고 모으셨다고..T.T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나요

  • 20. 또로로로롱
    '19.4.2 2:58 PM (222.98.xxx.91) - 삭제된댓글

    저희 아빠 진짜 고생많이 하고 사셨어요.
    안해본 일이 없으실 거예요.
    농사지으시면서 화물차 운전도 하시며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니던 저희 남매 도시로 유학보내셨죠.
    그 땐 몰랐는데 아빠가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고
    무조건 도시로 보내야 한다며
    저희한텐 아낌없이 투자하셨어요.
    지금은 살만한데 아직도 시골장터에서 파는
    만원짜리 신발 신으세요.
    그래도 첫 손주인 제 아들에겐(이제 일곱살)
    볼 때마다 십만원씩 쥐어주시고
    팔십까지만 살거라고 더 살 생각 없다 하시면서
    손주 유학이라고 가게 되면 할아버지가 학비 대준다며
    뭐든 배우고 싶다는 건 다 시키라고 하세요.
    대체 손주가 어디가 그렇게 예쁜건지 ㅠㅠ

  • 21. ....
    '19.4.2 8:13 PM (221.158.xxx.183) - 삭제된댓글

    담담하면서 넘 아름다운 글이네요.

    이젠 효도하고싶어도 못 하는 그리운 아버지....
    원글님은 오래 효도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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