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아이가 없었다면 사랑을 어디서 배웠을꼬

나말이요 조회수 : 1,814
작성일 : 2019-03-11 15:18:28

다른 분들 말고 그냥 제 얘기입니다.

인격 훌륭하신 분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또 성숙과 사랑을 경험하고 계실거에요;)


저는 하고 싶은 거 많고 40중반인 지금도 세상 호기심 많은

진취적이고 열성적인 녀성입니다.

이런 제가 학력, 경력의 완벽한 단절을 겪으며

아이들만 20년 가까이 키웠습니다.


여러 관계에서 사랑을 경험했지만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도(아빠의 무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남편의 지지적인 사랑도(한번도 내 일에 토 안다는 내 남편)

내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사랑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더군요.


뱃속에서 부터 청소년기 지금까지

아이로 인해 웃음과 행복과 애닯음 불안함 분노 황당 수치심 등등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을 뼈에 깊이 깊이 새기게 되고요

남 일에 이렇게나 처절하게 애가 타본적이 없어요

부모에 대한 충성심은 댈 것도 아니고요.

남편에 대한 동지애도 색깔이 완전 달라요.

아이가 이쁠 때 느끼는 무지개빛 희열과 그 충만함은

세상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어요.


아이를 육아하며 다시 깨닫는 자신의 저열한 인격은

얼마나 나에게 큰 깨달음과 겸손함을 주는지..

내가 얼마나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는지..

그런데도 아이들에게 늘 엄마로 ,

세상 제일 소중한 (적어도 지금은) 존재로

다시 받아들여지는지...감사한 마음입니다.


내 아이로 인해 세상의 아이들도 다시 보이고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나라를 다시 보게되는지

저 인간도 아기때에는 다 이렇게나 이쁜 생명체였겠구나 싶고..


무엇보다도

아이를 통해 사랑을 다시 끝없이 묵상하게 됩니다.

내가 죽는 순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도 단 하나 '사랑'

아이들이 엄마를 회상하며

'우리 엄마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라고 한다면

나는 성공한 인생이겠다 싶어요

IP : 180.69.xxx.2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글
    '19.3.11 3:22 PM (119.205.xxx.107) - 삭제된댓글

    좋은 소회랄까... 감사합니다 ~
    글 읽으면서 부모 자식 사랑의 감정에 대한 것도 느꼈지만
    님과 같은 사람만 있다면 이 세상이 따뜻하게 정상적으로 굴러가겠구나~ 하는걸 느꼈네요.
    님이 좋은 분이셔서 그 감정들을 좋은 것으로 끌어내 승화시키시는 것 같아요~

  • 2. 절대 공감
    '19.3.11 3:29 PM (210.183.xxx.241)

    저도 아이들을 키우며 조금은 인간이 된 것 같아요.
    엄마가 제가 임신했을 때 걱정을 하셨대요.
    쟤가 아기 젖은 제대로 먹일까, 아기가 울어도 자느라 안아주지도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아기 낳고 아기의 조그만 소리에도 그 잠꾸러기가 일어나 아기를 보살피는 걸 보고 놀라셨대요.

    그렇게 제가 성장했습니다.
    인내, 헌신, 아낌없는 사랑, 너그러움, 기다림, 겸손,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까지.. 아직도 부족하지만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제가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마음을 배웠어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이 참 고마워요.
    아이들에게도 제가 그만큼 좋은 존재는 아니겠지만
    저에게 아이들은 절대적으로 크고 귀하고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 3.
    '19.3.11 3:36 PM (211.219.xxx.39)

    저도 동감이요~
    결혼은 하되 아이는 안낳을 생각이었는데..

    세상의 모든 사랑 받아도 봤고 주기도 해봤지만 내아이와 주고 받은 애정만큼 완전히 내맘에 들었던 감정은 없었던듯.

    감상적인 사람 아닌데 아이가 너무 좋아 눈물이 날때도 있고 제정신이 아닌 시절 길었어요

    아이가 사춘기라 이쁘기만 한건 아닌데 그래도 좋아요~ 아마 남편이 그랬음 진작 뒤돌아 섰을듯..

    아이 낳아 기르며 같이 컸어요.

  • 4. 와.
    '19.3.11 3:47 PM (39.7.xxx.96)

    결혼 엄청 일찍하셨네요.

  • 5. 동감
    '19.3.11 4:18 PM (211.197.xxx.223) - 삭제된댓글

    연년생 키우면서 정말 버거울 때가 많았어요.
    외동 키우는 집이나
    아이 없이 부부만 사는 집 보고는 정말 부러운 적도 많았죠.
    실제로 그들에게서 저에 비해 자기들은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란 비아냥 아닌 비아냥도 들었어요.

    이제 둘 다 대학생이고 저는 남편과 제 2의 신혼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과는 이전에 아이들을 키우며 동지일 때도 있었고
    원수일 때도 있었고 전쟁처럼 살았죠.
    내 젊음을, 내 미래를 저당잡힌 것 같아 울었던 적도 많아요.

    그런데..지금 뒤돌아보면..남편하고 둘이만 살았다면 그만큼 힘든 날은 적었을지 모르죠.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말 표현못할 사랑도 느끼고
    아이들에게서 나의 바닥을 보면서 인간이 되어감을 알게 되고요.
    아이들을 통해 얽힌 수많은 인연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스스로 성장했습니다.

    아이는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는 문입니다.

    아이들이 제게 온 것은 우주적 인연이에요...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 6. ㄴㅇㅎ
    '19.3.11 4:23 PM (106.248.xxx.218)

    아이가 없었어도 님은 꽤 괜찮으신 분이었을 거에요.
    모든 부모가 아이로 인해 그런 사랑을 배운다면 세상이 이럴수는 없겠죠.

  • 7. ㆍㆍㆍ
    '19.3.11 4:45 PM (58.226.xxx.131)

    반대로 우리엄마는 자식을 낳고부터 너무 힘들었데요. 외할머니에게 학대나 마찬가지인 취급을 당하면서 컸고.. 외할머니는 여기에 자세히 쓰기 좀 그래서 생략하지만.. 엄마노릇은 커녕 자식들 앞길 말아먹은 분이었어요. 그래도 엄마는 외할머니도 힘들었겠지 하며 이해하려했고 그렇게 넘기고 살아왔는데 엄마가 자식을 낳고 키워보니 뒤늦게 분노가 끓어 오르더래요. 피같은 자기 자식들한테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어서 도저히 용서가 안되고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돌아가셨을때도 눈물 한방울 안흘렸고, 돌아가신지 삼십년이 된 지금까지도 외할머니를 떠올릴때마다 울분이 솟아 힘들어하십니다. 근데 아이러니한게.. 그렇게 외할머니에게 한이 맺힌 엄마가, 저한테도 비슷하게 하셨어요. 외할머니 만큼은 아니지만요. 엄마가 외할머니의 만행에 대해 한풀이하듯 얘기할때 제가 속으로그럽니다. 모녀가 닮은구석이 있네. 그래서 저도 엄마를 안좋아해요. 엄마는 본인이 외할머니를 닮은걸 모르시고 인정도 안하시죠. 저는 제가 제 자식을 엄마가 저 키우듯 키울까봐 애 낳는것도 싫더라고요.

  • 8.
    '19.3.11 5:21 PM (221.141.xxx.186)

    제가 아이키우며 느꼈던 소회들이 그대로
    다 글에 적혀있네요
    정말
    제가 아이를 낳아 키우지 않았다면
    그 특별한 사랑을 어떻게 배웠을까요?
    관심도 없었던 다른 아이들이
    어쩜 그리 사랑스럽게 내 눈에 들어왔을까요?
    세상을 보는 그 냉정했던 눈이
    어떻게 그리 따뜻하게 변했을까요?
    감사하죠
    다른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준 내 자식이요

  • 9. 동의
    '19.3.11 5:57 PM (211.49.xxx.225)

    원글님의 글에 천만배 공감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며 지금까지 배운 학문의 수백배는 더 자신이 성장한거 같아요.
    어디서 누구에게 그렇게 많은걸 경험하고 배우고 또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아마 반쪽인생밖에 살지 못했을거같아요.
    사랑하는 우리아이들에게 인생의 교과서로서 감사하는 마음에 사랑 가득보냅니다.

  • 10. ..
    '19.3.11 7:21 PM (218.148.xxx.95)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13387 타일보러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4 집수리 2019/03/21 1,051
913386 텀블러 싫어하시는 분 혹시 계신가요? 13 ㅇㅇ 2019/03/21 4,280
913385 오늘은 내 생일이에요 7 /// 2019/03/21 867
913384 아나운서 합격조건.. 학벌 좋을수록 유리한가요? 13 2019/03/21 5,478
913383 당뇨 걸리면 성격 이상해지나요? 4 당뇨병 2019/03/21 2,951
913382 부산 미용실 3 좋은날 2019/03/21 923
913381 불고기에 국물을 추가하려면 8 국물불고기 2019/03/21 1,597
913380 ebs 이사장 아들이 마약 밀수하다가 징역3년형이라는군요. 20 ㅇㅇ 2019/03/21 3,354
913379 문재인 대통령 신남방 정책 중국 언론 분석과 한국 기레기 3 ... 2019/03/21 670
913378 모임에서 술 안 마시면 돈 안 내나요?? 40 2019/03/21 8,352
913377 이렇게 먹는데도 뚱뚱, 통통 하신 분 있을까요? 9 다이어트 2019/03/21 2,980
913376 헐..YG 소속사 배우들 좀 보세요 34 몰랐네 2019/03/21 28,811
913375 스타일러를 살까요? 건조기를 살까요? 14 ..... 2019/03/21 4,419
913374 기저귀떼기 노하우 좀 주세요 4 강아지왈 2019/03/21 1,396
913373 점보면 굿이나 부적 쓰라고 하는경우 진짜 효과 있긴 있을까요??.. 2 2019/03/21 2,301
913372 석관동 시장떡볶이 아시는 분~ 9 ㅎㅎ 2019/03/21 2,220
913371 5부 다이아 잘아시는 분 11 귀걸이 2019/03/21 2,667
913370 요즘 싫은광고 20 싫다 싫어 2019/03/21 4,540
913369 남긴 반찬 먹어치우는일 절대 하지 마세요. 7 ....... 2019/03/21 8,356
913368 부모님이 mri 찍으셨는데, cd 와 판독지 딸이 받으러 가도 .. 5 .. 2019/03/21 2,529
913367 피아노 잘치고싶어하는데 연습안하는 아이 15 2019/03/21 2,325
913366 VVIP 13 버닝썬 2019/03/21 5,296
913365 서울 오늘 밖에 추워요? 2 날씨 2019/03/21 1,735
913364 술문제로 속썩이는 남편들 왜이렇게 많은가요ㅠㅠ 22 원글 2019/03/21 6,665
913363 불면증 약 복용법(마그네슘) 10 또나 2019/03/21 4,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