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퍼옴-곽노현과 '대통령의 남자' 3명, 누가 더 나쁜가?

sky9 조회수 : 2,090
작성일 : 2011-09-23 17:48:50
미디어스]익숙한 비속어 가운데 '센터 까다'는 표현이 있다.'터'를 보다 '타'에 가깝게 발음해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표준적 용례로는 '샅샅이 뒤져보다'쯤 될 것이고 행위적으로 설명하면 가방 및 소지품을 뒤지는 일이다.

어둠이 좀 더 일찍 찾아오던 서울 변두리 동네에 살았던 탓에 종종 동네 골목길 어귀에서 무릎 나온 추리닝에 제 멋대로 깃을 올린 청재킷을 입은 형들에게 센터를 까이곤 했다.일단은 돈이 없다고 우겨보는데, 센터를 까기 전에 그 형들은 항상 "만약에, 센터 까서 나오면 10원에 10대씩이다"는 '콤비' 협박을 구사했다.상황이 거기까지 몰리면 언제나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을 보며 종종 어린 시절 그 형들은 지금쯤 무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만약, 그 형들이 생각을 고쳐먹어 고시 공부에 전념했더라면 지금쯤 정말 인정받는 훌륭한 검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데 생각에 미칠 때면, 참 많이 아쉬웠다.참여정부 인사 혹은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그 시절의 센터 까기와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폭로한 내용은 주어가 신재민과 이명박 정부 핵심 측근들이 아니라 참여정부 혹은 반 한나라당 진영의 누군가였더라면, 더 이상 수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로 기소할 수 있는 내용이다.이 회장의 폭로는 검찰이 수사관 수십 명을 동원해 1년을 넘도록 수사한 한명숙 사건의 정황보다도 자세하고 구체적이며 이미 구속 기소된 곽 교육감의 죄질과 비할 수 없이 훨씬 악독한 것이다.

이 회장이 폭로한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사실로 확인되었다.나머지 폭로들도 정황을 입증할 증거들이 수두룩하다.단적으로 신 전 차관의 부인이 등록만 해놓고 출근은 하지 않은 채 거금을 수령해가서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됐던 그 회사가 바로 이 회장의 회사다.이명박 시대의 검찰은 돈을 줬다는 사람이 확보되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일단 기소한다.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다.앞서 말한 한명숙 전 총리가 그랬고, 얼마전 기소된 곽노현 교육감의 사례 또한 그렇다.

아시다시피 그 뿐만이 아니다.기소하기 전에는 피의사실을 야금야금 흘려 일단 호되게 여론의 재판정에 세운다.기자들의 카메라 셔터가 최대한 작렬할 때에 맞춰 기소해 망신살을 곱절로 안겨준다.사법적 판단 이전에 명예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고 명예에 대한 판단 이전에 이미 여론이 유죄를 확정하는 방식이다.이 과정에서 검찰과 조중동의 공조는 찰떡처럼 끈덕지다.

물론, 대상자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무릎 나온 추리닝에 제 멋대로 깃을 올린 청재킷을 입은 형들이 용무늬 프린트된 티셔츠에 깍두기 닮은 헤어스타일을 한 형님들을 센터 깔 순 없는 노릇이다.굳이 말하자면 김두우 전 홍보수석, 홍상표 전 홍보수석 그리고 한때 민정수석을 노렸으며 장관도 될 뻔했던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같은 이들 말이다.

검찰은 곽노현 교육감을 기소하며 기자들이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단 이유로 구치소로 가던 차를 다시 불러들여 곽 교육감을 포토라인에 세운바 있다.선출직 교육감에게 치욕감을 최대치로 안겨 주기 위한 사법적 '수단'이었다.당사자는 흡사 같은 학교 여자애들 보는 앞에서 센터를 까이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와 곽노현 교육감을 센터 까던 것처럼 김두우, 홍상표 그리고 신재민을 다룰 수 있을까? 물론, 아직 속단하긴 이르겠지만 신재민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제 겨우 '내사'를 시작했다고 한다.앞서 말했듯 줬다는 사람이 분명한 상황이니만큼 언론 보도만 쭉 스크랩해도 충분히 신 전 차관을 기소할 수 있을 검찰인데 너무 더디고 또 약소한 반응이다.김두우 전 홍보수석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에 충실히 복무하지 않고 있다.제대로 된 브리핑을 대체 언제 해주는 것인지 갑갑할 뿐이다.곽 교육감 사건 스케일이 '2억'이었다면, 김 수석을 고리로 한 부산저축은행 비리의 스케일은 최소 수십억 원은 이른다.

"센터 까서 나오면 10원에 10대씩이다"는 뒷골목 불량배의 협박을 정당한 수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정도가 될 것이다.김두우, 홍상표 그리고 신재민에 이르기까지 임명직으로 오를 수 있는 데까지 올랐던 이들이 그리고 하나 같이 '대통령의 남자들'이라 불리며 핵심 실세로 기능했던 이들이 지금 진창 썩은 내를 피우고 있다.

가만 지켜보기만 해도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털기까지 하면 아마 먼지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권력의 끈이 떨어져간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검찰이 끈 떨어진 권력조차도 살아있단 이유만으로 감당하지 못해 버거워한다면 우린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로 검찰을 도마 위에 올릴수 밖에 없을 것이다.검찰이 힘없는 이들만 터는 불량배인지 아니면 정당한 수사권을 갖고 피의자의 센터를 까는 집행자인지를 가르는 시험은 이미 시작됐다.

IP : 221.153.xxx.2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23 6:09 PM (112.152.xxx.195)

    죄가 되면 이회장이란 사람이 그리 떠벌릴 수 있겠어요 ?

    죄가 아니라는 자신이 있으니, 아무런 댓가성이 없었다는 자신이 있으니까, 자기 스스로 그리 떠벌리는 것이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368 아래 자전거로 할머니 다치셨다는 글에서요.. 3 ........ 2011/09/29 2,895
19367 서울 8학군 지역중,전세 5억정도에,,아이들 키우기 좋은곳? 12 ,,, 2011/09/29 5,434
19366 뉴욕날씨요.. 2 미소 2011/09/29 2,227
19365 sbs짝 다음예고편장면은 왜 안나오는거죠?? ㄴㄴ 2011/09/29 2,602
19364 다시 아날로그시대로 돌아갔네요. 동영상이나 그림파일이 안올라가지.. 밝은태양 2011/09/29 2,198
19363 병설유치원도 전학 가능한가요? 3 ... 2011/09/29 5,637
19362 이것 보셨나요. FTA= 자동차 이익이라고 그리 떠들더니. 1 무섭습니다 2011/09/29 2,544
19361 아기발에 가시가 박혔어요 3 아기 2011/09/29 7,707
19360 선수관리비는 집을 사는 사람이 내는건가요? 파는 사람이 내는건가.. 10 선수관리비 2011/09/29 3,709
19359 비 오는데 돈 없고, 갈 곳 없는 아줌마!! 27 평범한 아줌.. 2011/09/29 10,156
19358 아이들 봉사활동체험 인솔하는 단체 없을까요? 2 지만아는넘 2011/09/29 2,320
19357 장터 고추가루 어떠셨나요? 4 김장준비 2011/09/29 3,017
19356 나경원이 강력하긴 한가봐요 16 라리 2011/09/29 3,742
19355 영어학원 그만두고 개인지도 시켜보신분,, 10 ,,, 2011/09/29 4,036
19354 조만간 남편이 실업자될 주부에요 ㅠㅠ 2 무직 2011/09/29 3,962
19353 친구 결혼식날 축의금에 편지 괜찮을까요? 23 편지 2011/09/29 12,813
19352 언론노조가 기억하는 나경원 (언론노조 트윗글) 8 베리떼 2011/09/29 2,976
19351 "재정 건전성 지키면서 복지도 확충"…욕심많은 정부 4 세우실 2011/09/29 2,098
19350 내일 중국에 가는데 날씨가 어떤가요? (옷차림) 1 면산 2011/09/29 3,305
19349 벽 모서리에 부딪혀 붉게 된 상처 4 두살 2011/09/29 3,007
19348 하루하루가 심란해요 2 하루하루 2011/09/29 2,782
19347 82 포인트는 쓰지도 못하는데... 32 ㅋㅋㅋ 2011/09/29 5,007
19346 믿을만한 유기농 한약재 1 여우비 2011/09/29 3,007
19345 생각없이 회원가입했다가 ㅜㅜ 1 어이쿠~ 2011/09/29 2,652
19344 특이한 엄마 때문에 고생이다 ㅠㅠ 19 특이한 엄마.. 2011/09/29 4,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