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퍼옴-곽노현과 '대통령의 남자' 3명, 누가 더 나쁜가?

sky9 조회수 : 1,377
작성일 : 2011-09-23 17:48:50
미디어스]익숙한 비속어 가운데 '센터 까다'는 표현이 있다.'터'를 보다 '타'에 가깝게 발음해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표준적 용례로는 '샅샅이 뒤져보다'쯤 될 것이고 행위적으로 설명하면 가방 및 소지품을 뒤지는 일이다.

어둠이 좀 더 일찍 찾아오던 서울 변두리 동네에 살았던 탓에 종종 동네 골목길 어귀에서 무릎 나온 추리닝에 제 멋대로 깃을 올린 청재킷을 입은 형들에게 센터를 까이곤 했다.일단은 돈이 없다고 우겨보는데, 센터를 까기 전에 그 형들은 항상 "만약에, 센터 까서 나오면 10원에 10대씩이다"는 '콤비' 협박을 구사했다.상황이 거기까지 몰리면 언제나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을 보며 종종 어린 시절 그 형들은 지금쯤 무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만약, 그 형들이 생각을 고쳐먹어 고시 공부에 전념했더라면 지금쯤 정말 인정받는 훌륭한 검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데 생각에 미칠 때면, 참 많이 아쉬웠다.참여정부 인사 혹은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그 시절의 센터 까기와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폭로한 내용은 주어가 신재민과 이명박 정부 핵심 측근들이 아니라 참여정부 혹은 반 한나라당 진영의 누군가였더라면, 더 이상 수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로 기소할 수 있는 내용이다.이 회장의 폭로는 검찰이 수사관 수십 명을 동원해 1년을 넘도록 수사한 한명숙 사건의 정황보다도 자세하고 구체적이며 이미 구속 기소된 곽 교육감의 죄질과 비할 수 없이 훨씬 악독한 것이다.

이 회장이 폭로한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사실로 확인되었다.나머지 폭로들도 정황을 입증할 증거들이 수두룩하다.단적으로 신 전 차관의 부인이 등록만 해놓고 출근은 하지 않은 채 거금을 수령해가서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됐던 그 회사가 바로 이 회장의 회사다.이명박 시대의 검찰은 돈을 줬다는 사람이 확보되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일단 기소한다.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다.앞서 말한 한명숙 전 총리가 그랬고, 얼마전 기소된 곽노현 교육감의 사례 또한 그렇다.

아시다시피 그 뿐만이 아니다.기소하기 전에는 피의사실을 야금야금 흘려 일단 호되게 여론의 재판정에 세운다.기자들의 카메라 셔터가 최대한 작렬할 때에 맞춰 기소해 망신살을 곱절로 안겨준다.사법적 판단 이전에 명예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고 명예에 대한 판단 이전에 이미 여론이 유죄를 확정하는 방식이다.이 과정에서 검찰과 조중동의 공조는 찰떡처럼 끈덕지다.

물론, 대상자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무릎 나온 추리닝에 제 멋대로 깃을 올린 청재킷을 입은 형들이 용무늬 프린트된 티셔츠에 깍두기 닮은 헤어스타일을 한 형님들을 센터 깔 순 없는 노릇이다.굳이 말하자면 김두우 전 홍보수석, 홍상표 전 홍보수석 그리고 한때 민정수석을 노렸으며 장관도 될 뻔했던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같은 이들 말이다.

검찰은 곽노현 교육감을 기소하며 기자들이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단 이유로 구치소로 가던 차를 다시 불러들여 곽 교육감을 포토라인에 세운바 있다.선출직 교육감에게 치욕감을 최대치로 안겨 주기 위한 사법적 '수단'이었다.당사자는 흡사 같은 학교 여자애들 보는 앞에서 센터를 까이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와 곽노현 교육감을 센터 까던 것처럼 김두우, 홍상표 그리고 신재민을 다룰 수 있을까? 물론, 아직 속단하긴 이르겠지만 신재민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제 겨우 '내사'를 시작했다고 한다.앞서 말했듯 줬다는 사람이 분명한 상황이니만큼 언론 보도만 쭉 스크랩해도 충분히 신 전 차관을 기소할 수 있을 검찰인데 너무 더디고 또 약소한 반응이다.김두우 전 홍보수석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에 충실히 복무하지 않고 있다.제대로 된 브리핑을 대체 언제 해주는 것인지 갑갑할 뿐이다.곽 교육감 사건 스케일이 '2억'이었다면, 김 수석을 고리로 한 부산저축은행 비리의 스케일은 최소 수십억 원은 이른다.

"센터 까서 나오면 10원에 10대씩이다"는 뒷골목 불량배의 협박을 정당한 수사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정도가 될 것이다.김두우, 홍상표 그리고 신재민에 이르기까지 임명직으로 오를 수 있는 데까지 올랐던 이들이 그리고 하나 같이 '대통령의 남자들'이라 불리며 핵심 실세로 기능했던 이들이 지금 진창 썩은 내를 피우고 있다.

가만 지켜보기만 해도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털기까지 하면 아마 먼지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권력의 끈이 떨어져간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검찰이 끈 떨어진 권력조차도 살아있단 이유만으로 감당하지 못해 버거워한다면 우린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로 검찰을 도마 위에 올릴수 밖에 없을 것이다.검찰이 힘없는 이들만 터는 불량배인지 아니면 정당한 수사권을 갖고 피의자의 센터를 까는 집행자인지를 가르는 시험은 이미 시작됐다.

IP : 221.153.xxx.2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23 6:09 PM (112.152.xxx.195)

    죄가 되면 이회장이란 사람이 그리 떠벌릴 수 있겠어요 ?

    죄가 아니라는 자신이 있으니, 아무런 댓가성이 없었다는 자신이 있으니까, 자기 스스로 그리 떠벌리는 것이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32 오늘 병원 갈껀데 실비보험이 적용될까요? 7 .. 2011/09/28 2,475
17331 도가니 영화를 본사람마다 울분을 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 족벌 무섭네.. 2011/09/28 1,938
17330 나경원과 도가니.. 12 한심 2011/09/28 2,251
17329 버거킹 와퍼주니어 버거 1+1 쿠폰 나왔어요[쿠x] 1 제이슨 2011/09/28 1,565
17328 포도즙은 영양가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3 만들까요? 2011/09/28 3,026
17327 다이어트...내가 정체기네~ 9 진짜다이어터.. 2011/09/28 2,510
17326 의사이야기 나와서 그보다 심한 여자 직장인 이야기 5 평범 2011/09/28 3,261
17325 총각김치 담그는법 좀 공개해 주세요. 4 뇨자 2011/09/28 2,396
17324 훈제한 음식이 왜 발암물질인가요? 6 2011/09/28 7,182
17323 108배 하시는 분 계시나요? 11 ........ 2011/09/28 4,123
17322 오줌싸개 딸내미때문에 고민입니다.. 12 애엄마 2011/09/28 2,158
17321 저는 정말 나경원 만나보고 싶은데요? 1 ... 2011/09/28 1,400
17320 쌀눈유와 포도씨유를 비교하고 싶어요. 어느 것이 .. 2011/09/28 5,241
17319 영화 도가니 보구 남편과의 견해차 있네요 5 니체 2011/09/28 2,776
17318 9월 2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1/09/28 1,017
17317 중학생인데 무단결석처리되고 여행가는거 안되겠죠? 23 소망 2011/09/28 5,595
17316 대상포진일까요? 7 ... 2011/09/28 2,810
17315 배란이 오랫동안 게속 되는데 4 무엇이 문제.. 2011/09/28 1,855
17314 한글학습지 추천 좀 해주세요 2 알려주세요 2011/09/28 1,309
17313 “인천공항지분 20%, 국민주 방식 매각” 5 인천공항 2011/09/28 1,679
17312 대학생 대출 하면 안되는거겠죠...? 6 .... 2011/09/28 2,111
17311 오랜만에 도우미아줌마 도움 받았는데요..이 정도가 적당한건지.... 6 도우미아줌마.. 2011/09/28 2,919
17310 오쿠 같은 중탕기 캐나다서도 구입할 수 있을까요? (급) 7 오쿠 오쿠 .. 2011/09/28 2,623
17309 사춘기가 심하지 않은 아들두신 분 조언좀 해주세요. 4 궁금이 2011/09/28 2,242
17308 공지영씨 관련 글에 달린 댓글들 중... 14 정말 싫다!.. 2011/09/28 3,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