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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한테 꼭 직장을 가져야된다고 하셨던 엄마

체리망고 조회수 : 6,907
작성일 : 2019-02-23 10:10:14
엄마는 흔한 대한민국 엄마에요

아버지가 그때 정말 박봉이셨는데 그 월급으로 저희 4남매 대학교육까지 시켜주셨고 평생 시어머니 모셨고 없는 집 종부가 되어 1년 내내 제사 지내시고요



아버지 월급봉투 받아서 살림하시면서 살림살이 뭐하나 장만하시는 것도 그렇게 눈치를 보시고 본인 옷이라도 한벌사면 가격 깍아서 엄청 싸게 샀다고 미리 실토하시고 그랬죠

외삼촌들 왔다가면 차비쥐어주는 것도 몰랴몰래 주시느라고 노력하시고

아버지가 그러지 말라고 수차례 그러셨죠

생각해보니 거의 평생 우리 할머니, 호랑이같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다보니 그런 눈치보기나 절약에 대한 극단적인 강박관념이 몸의 일부가 되었나봐요

한때는 동네 가내수공업 뭐 그런데서 몇달 부업을 하시더니 그때 받은 월급을 통장에 넣어놓고 온 세상을 다 가진듯이 뿌듯해 하시더군요

하여튼 엄마가 저한테 꼭 직장을 가져야 된다고 무지 채근하신 이유가 그래서 그런거라고 전 이해해요

제가 졸업하고 구직활동할때 엄마가 그런얘기를 자주 하셨어여

여자가 꼭 직업을 가져 자기 돈을 갖고있어야 한다고요

엄마가 원하신대로, 뭐 저도 제가 원하는바에 따라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중입니다

전문직이거나 고액수입자는 아닌 딱 엄마가 말한 최소기준에 부합하는, 남편한테 아쉬운 소리안하고 제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림살이 가능한 수준;;;, 그냥 월급 안 밀리고 따박따박 나오는 그런 정도지만

가끔 친정에가서 엄마보고 용돈 얼마라도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게 다 엄마덕분이라고, 엄마덕분에 직장생활하고 돈벌어 용돈이라도 드리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IP : 14.40.xxx.74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비유비
    '19.2.23 10:13 AM (121.160.xxx.150)

    원글님도 어머님도 잘하셨네요
    저는 늘 후회중이지요 , 그리 못해서

  • 2. 아직은
    '19.2.23 10:14 AM (223.39.xxx.117)

    여자버는 돈은 가윗돈이라 그래요. 내가 버는 내돈이라 친정부모 용돈주고 형제 오면 차비주고...그돈이 남자들 처럼 우리가정 주수입이면 어림없죠. 돈벌어 자기 부모 용돈요?

  • 3. 저기..
    '19.2.23 10:17 AM (211.187.xxx.11)

    윗님. 가윗돈이 아니라 가욋돈이요.. ^^;;

  • 4. 플럼스카페
    '19.2.23 10:17 AM (220.79.xxx.41)

    어머님이 무척 자랑스러워 하실 거 같아요^^*

  • 5. ......
    '19.2.23 10:34 AM (175.113.xxx.77)

    그래도 그런 직장을 20년 떨어지지 않게 다니는 건 아무리 직업가져야한다고 생각해도
    쉬운일은 아니지요
    운과 때가 다 맞아야 하지 않을까요?

  • 6. ..
    '19.2.23 10:41 AM (39.7.xxx.41)

    전 취업난에 직장을 가지는데 너무 많은 인생을 허비해서..
    여자가 상대적으로 취업하기 어렵고 결혼 전업도 하나의 사는 방법이 될 수 있는걸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은게 좀 원망스러워요..
    사람이 직업을 못가지면 쓸모없고 죽어야 하는줄 알았거든요
    어릴 때부터 돈없다 니알아서 해라 라는 말을 못이 박히게 들어서
    하고싶은 것 하나 해달란 말 못하고 오직 생업 잡기에만 매달려 왔는데
    알고보니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한 것도 아니었고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엄마와 대면대면 해요

  • 7. ㅇㅇ
    '19.2.23 10:42 AM (175.211.xxx.89)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에게 독립이란 경제적 독립이 우선이죠.

  • 8. 나옹
    '19.2.23 10:51 AM (39.117.xxx.181)

    223.39 님 무슨 소리하시는 거에요? 원글님이 시댁에는 용돈 안드리고 친정만 드린다는 건가요?

    주수입인지 뭔지 모르겠고요 20년 넘게 직장생활하시는 분이면 친정 용돈 정도는 드릴 수 있는 거죠. 시댁용돈이야 남편이 하자고 하면 하는 거고요. 내 부모는 내가 챙기는 겁니다.

  • 9. 엄마는
    '19.2.23 11:01 AM (222.236.xxx.99) - 삭제된댓글

    여자가 자기 재산이 있어야한다고 하셨었어요.
    힘 있고 든든한 배경이 되더라고.
    내건 딸들에게 주겠노라고 너희도 나처럼 만들어 주겠다 하셨었는데, 갑자기 작고하시고나니 교녀의 유지는 온데간데 없어졌어요.
    엄마 덕분에 내 명의 재산 열심히 만들어요. 적당한 나이가 되면 증여 깔끔히 하려고요.

  • 10. 우리엄마
    '19.2.23 11:07 AM (175.223.xxx.71)

    우리엄마명의 재산 많아요 .

    땅 현금 그럼에도 온니 아들이예요 .
    덕분에 며느리가 부잣집 사모 노릇하고 살죠.

    대신 엄마는 배움에는 차별 안두고 키워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 11. 저는
    '19.2.23 11:12 AM (223.38.xxx.204)

    나쁜딸이에요.
    저희엄마도 제가 아이낳고도 일하기 바라셨지만
    오년만에 관뒀어요.총 11년의 회사생활..

    엄마가 딸에게만 너무 바라시고 딸이 운전해서 여기저기 병원,
    나들이 바라시는 분이라 면허있지만 운전도 안합니다.
    무서워서 운전 안한다고 거짓말하구요.
    착하시지만 뭐하나 좋구나,고맙다, 만족을 모르시는 분.

    엄마의 남편과 아들들은 냉정하고 무서우니 저한테 그러는건데
    저도 속으로는 한 냉정한 사람이라..
    베스트글의 하소연당하고 사과도 받지못하는 트라우마 걸린딸이 바로 저거든요.

    더 나이들어 생각해보니 엄마가 제가 일을 계속하길 원했던건
    당신 안챙기고 친정 안돌아볼까봐 그랬던것 같아요.
    제가 꼬인걸까요.
    저는 딱히 쓰고사는데 불만이 없는데 말이죠.

    엄마의 바람을 꿰뚫어 지독히도 말을 안들어주는 딸이 되었네요.
    어제도 먹지도 않는 음식 한다발 해오셔서
    제가 기뻐하지 않는다며 눈물바람으로 돌아가고..
    저는 마음 불편하고 계속 그장단입니다.
    정말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엄마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어떻게 이혼안하고 버텼는데.
    이걸로 밀고 나오시니..ㅠㅠ

  • 12. 근데요
    '19.2.23 11:47 AM (175.113.xxx.77)

    돈이 있어야한다 직업이 있어야 한다
    이게 틀리다 맞다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인생에 돈 있고 직업 빵빵해도 전업보다 훨씬 불행한 여자도 많이 봤어요
    회사에서 저 정도 커리어와 돈이면 여왕이겠다 싶은데도 너무 불행한 사람...

    그게 인생의 중심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 13. ♡♡♡
    '19.2.23 11:56 AM (110.70.xxx.220) - 삭제된댓글

    제 엄마와 꼭 같은 엄마셨네요. 학교들어가기 전 부터 직자있어야한다고 하셨어요. 비교적 남녀차별 없는 직종이라며 교사 등을 권하셨고요. 집안의 고물만 팔아서 받은 몇푼이그렇게 뿌듯하고 좋았다고요. 꼭 직장생활하고 집안 일하는 사람급여로 원급이 다 나가더라도 직장생활하라고하셨어요

  • 14. ♡♡♡
    '19.2.23 12:02 PM (110.70.xxx.220) - 삭제된댓글

    덕분에 배웠고 근 한평생 직장생활 합니다.깨인 엄마 덕분이죠.

  • 15. ...
    '19.2.23 1:18 PM (183.98.xxx.95)

    많이힘드셨겠지만.
    어머님이 참 자랑스러워하실거 같네요

  • 16. ...
    '19.2.23 1:35 PM (61.252.xxx.60)

    저희집은 아버지가 여자는 꼭 경제력이 있어야 된다고 80년대에 말씀하셨어요.
    앞으로 니가 어른이 되면 직업 없는 여자는 무능한 여자 취급 받을거란 말씀을 80년대에 하셨죠.
    80년대에 저는 초등학생이었어요.
    아버지는 지금 80대이시고요.
    당시 시대상을 봤을때 미래를 내다보셨던거 같아요.
    아버지 덕분에 저나 언니는 서울대보단 전문직을 택해서 평생직업 갖고 살고 있어요.

  • 17. ???
    '19.2.23 2:59 PM (180.68.xxx.136) - 삭제된댓글

    훌륭한 어머니시네요.
    프로페셔널한 전업주부셨구요.

  • 18.
    '19.2.23 5:29 PM (180.224.xxx.113)

    따님마음이 예뻐서 흐뭇해지네요

  • 19.
    '19.2.23 8:09 PM (110.70.xxx.14)

    저희 엄마 전업주부로서 나름 나쁘지 않은 삶을 사셨는데 늘 제게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놓고 지금은 후회하세요 ㅎㅎ 남편 돈 받아 사는게 편한데 애처롭다면서)
    직장생활 21년차입니다. 저도 아들과 딸이 있지만 아들은 직장 가진 여성과 가사 잘 나누어 하길 바라고 제 딸 역시 자기 일 평생 하길 바래요.
    가장 좋은 점은, 언제고 제가 마음만 먹으면 홀로 설 수 있다는 점이에요. 현재 화목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런 점 때문에 서로 존중하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남편도 크고 작은 선택에 있어 부담이 좀 덜하리라 생각해요.

  • 20. 너트메그
    '19.2.23 9:36 PM (211.221.xxx.81)

    좋은 어머님에 예쁜마음씨의 따님이시네요.

    저희 엄마도 늘 여자도 경제력 있어야한다고,
    그래야 남편 짐 덜어주는거라고,
    남자들 회사힘드니 집안일 시키지말라고,

    시어머니 아니고 우리엄마가요.
    덕분에 전 남여평등, 인권 등에 관심 많았습니다.
    여자였지만 20대초반부터 신문 정치면 보며 자랐습니다.

    반어적이긴 하지만 엄마의 교육으로
    주체적으로 자랐습니다.
    (엄마랑은 평범한 모녀정도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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