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좀 편해지겠지 기대하면서 살았는데
요즘 들어 왜 내 인생은 이렇게 가도가도 편해지지 않나,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평생 사는걸까 이유를 곰곰 생각해봤더니만
결론은 내가 너무 인내심이 많았던 것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시지프스 신화처럼 바위를 겨우 굴려 올라가면 다시 떨어지고
다시 온 힘을 다해 올리면 또 다시 떨어지고
이 길고 길게 이어진 고행길의 결혼..
내가 새댁일 때 막장 시댁인줄 알았는데 그때 접었어야 해요.
세월이 가면 나아지겠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좋아지겠지 하는 헛된 희망..
그건 내가 외웠던 주문이었을 뿐..
평생동안 이 집안의 가장으로 한시도 편히 쉬지 못하면서 일해왔어도
남은 건 환멸 뿐인 시댁.. 소심한 남편..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요.
기대할 걸 기대했어야지 내가 천하에 제일가는 바보다 싶었는데
애들 생각하면 그래도 내가 애들 엄마여서 행복이란게 뭔지 알았구나 해요.
하느님이 내게 그거 하나 위안거리를 주었나봐요.
너는 너무 안되보이니 옜다! 이거 하나는 줄께.. 이거 같아요.
애초에 내가 초장에 이혼했다면
우리 애들의 엄마가 되는 행복은 없었다고 해도
지금까지 내 마음에 남은 응어리는 최소한 없었겠다 생각하니
사람이 참을성만 많은 것도 죄라면 큰 죄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