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태어나고 몇개월 후 바로) 유아영세 받았고요.
고등학교 다닐때까지는 나름 독실하게 성당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대학때 자취하고 나와 살면서 지금까지 10년째..아니 11년째 냉담중입니다.
최근에 다시 성당 다니려고 시도해봤는데
냉담한 기간이 너무 길어서인지
미사시간에도 계속 딴생각만 들고, 내가 이 교리를 믿지 않는데 여기 앉아서 뭐하는 것인가..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천지창조, 부활 뭐 이런 카톨릭 기본 교리들이요..)
친정 가족들은 모두 독실한 카톨릭 신자입니다.
엄마는 제가 다시 성당에 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계시구요.
그리고 저는 얼마전 결혼을 했고, 신랑은 무교..
관면혼배라도 했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해서 현재 조당이 걸렸다고 하더군요..(엄마 말로..)
(관면혼배, 조당 이라는 용어도 최근에서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제가 종교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면 정말 하느님을 "믿는" 종교보다는
내 삶의 중심을 잡아주고,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단어 선택이 좀 그렇지만.."로 생각하게 될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나중에 임신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 아이에게도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깨달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종교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런 도구로서(저에게는 이것이 독서하고, 사색하고..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다시 성당을 다닌다면,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일까 고민중입니다.
내가 마음으로 믿지 못하는 저 교리를, 저 종교를
과학과 종교를 분리하여 내가 생각하는 도구 혹은 수단으로 이용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고민입니다..
(참고로 다시 종교생활을 한다면 천주교 이외의 종교를 가질 생각은 없습니다. 동양철학은 관심이 있지만, 종교로서 불교쪽을 생각해 본 적도 없구요.)
오랫동안 천주교 신자 생활을 하신 분들..제 고민에 도움을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