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이제 10개월쯤 되가는 초보주부입니다.
저는 거의 칼퇴근하는 직장인이고 남편은 일년 내내 빨라야 10시에 들어와요.
남편 퇴근시간에 대해서는 오래 연애하면서 알고 있었고, 원래 박봉에 일많기로 유명한 직종이에요.ㅠㅠ
처음에는 퇴근하고 부지런히 집안일해서 집안도 반짝반짝하게 만들고 날마다 새로운 음식도 만들어서 도시락도 싸주고
나름 열심히 살았거든요.
그렇게 한 학기 열심히 살다가 딱 여름부터 임신하고 입덧 시작하면서 다 놓아버렸어요....
주방에 들어가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려서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땐 남편이 그나마 조금 한가해지고 또 아내가 입덧 중이라는 핑계가 있으니까 조금 일찍 들어와서 저녁 차려주고 집안일도 하고 어찌어찌 버텼어요.
올 여름 너무너무 습한 날씨에 온 집안과 모든 옷에 곰팡이가 펴서 여름내내 빨래와 청소에 시달리기도 했구요.
아무튼 이제 여름도 다 지나가고 입덧도 다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하핫 집안이 완전 폭탄맞은 수준이네요. 또르르...
당장 눈에 보이는 거실, 화장실 정도는 그래도 둘이 번갈아가며 청소해놔서 좀 괜찮은데요.
안방과 옷방은 완전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어서 도둑이 들어와서 어지럽히고가도 눈치못 챌 것 같은 상태...
베란다와 다용도실은 들어가기가 무서운 상태...
남은 방에는 미처 정리해서 버리지 못한 재활용이 기타 잡동사니와 함께 쌓여있고...
언제 집안을 다 치우고 깔끔하게 살게되려나 앞이 캄캄해요.
일단 이번달 초에 여름내내 쌓여만있던 겨울이불들 정리해서 빨고 압축팩에 넣어놨거든요.
낮에 집에 있는 날이 토요일 하루밖에 없으니까 이불빨래도 보통일이 아니더라구요.
집이 1층이라 햇빛이 거의 안 들어서 햇볕에 빳빳하게 말리는건 꿈도 못 꾸는지라
출근했는데 햇빛 쨍쨍하면 조퇴하고 집에 가서 이불 좀 빨아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아님 햇빛 잘드는 친정이나 시댁에 가서 우리 이불 좀 말려주세요 하고 싶은 심정...
거의 3주에 걸쳐 겨우겨우 이불을 다 정리해놓고 이제 옷을 정리하려고 했는데
아놔, 이제 밤에 추워져서 더이상 여름이불을 덮고 잘 수가 없게 되었네요.
정리해놓은 이불들을 꺼내야하는데,
여름이불을 언제 또 빨아서 넣어놓나 하는 걱정과 공들여 정리해놓은 겨울이불들을 흐트러뜨리기 싫은 마음!!!
지난 봄엔 열심히 산다고 그래도 3주에 한번 정도는 이불 빨래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여름이불은 중간에 딱 한번 빨았어요. 더우니까 이불을 아예 안 덥고 자긴 했지만...
이제 아기가 태어나면 할 일도 더 많아지고 집도 더 청결해야 할텐데 이를 어쩌나요...
청소도 중요하지만 주말에는 좀 쉬기도 해야하는데 맞벌이하시는 분들은 언제 이불빨래 같은 거대 집안일을 하고
언제 쉬시나요? 둘이 사는 살림만 해도 힘들어죽겠는데 아이까지 생기면 어떻게사나 걱정이 태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