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저녁에 살풋이 잠들어서 오래간만에 편안했는데.
초인종이 울리네요.
혹여나 택배인가 싶어 중문을 열고, 누구시냐고 물어보는데
현관문밖이 조용해요.
살짝 열어봤더니, 아무도 없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 흔적도 없어요.
아마 제가 중문을 열무렵에, 미닫이형식으로 소리가 크게 울리는 문이에요.
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후다닥 발길을 돌리는 소리가 나긴 했어요.
가볍게 뛰는 운동화소리이긴 했어요.
가끔, 아이 잠 깨워놓고, 이렇게 허탈하게 하면,
피곤이 몰려오고, 세상이 험하다보니, 여러생각이 들어요.
왜 초인종을 눌렀을까?
사람이 있나,없나 확인을 하려고 했어도 그게 무슨 소용일까?
혹여 다른 집도 초인종 소리가 나려나 하고 귀를 기울여봐도 조용하네요.
무엇일까요,
우리 아파트가 근처에 마트도 없고, 학원이나, 병원같은 이용시설이 없어선지
낮에도 밤에도 무척 조용한 편이어서 낮에도 혼자 있으면 문밖의 발자국소리가 잘들려요.
특히 전단지 붙일때 한발자국씩 조심조심 내딛는 그 소리가 잘들리거든요.
그 소리가 조심조심 우리집 현관문앞까지 천천히 들릴때면 저도 그 소리에 맞춰서 숨을 쉬게 되요.
누굴까, 누굴까.
그 소리가 들리면서 괜히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엄마한테도 말한적이 있었는데
너는 너무 예민하다, 도둑놈도 아니고 걱정마라고 하는데
현관문앞으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 조심스러운 발자국소리가 진심 심장박동수를 두근거리게 하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유난히 귀가 밝았는데 나이가 들어도 성격까지 예민했는지
아주 이럴땐 진짜 힘들어요.
82에 무엇일까라고 물어봐도 답은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