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른 집 애기들 사진 보면서 울고 있어요.

나쁜엄마 조회수 : 2,380
작성일 : 2011-09-22 13:56:37

개인적으로는 친분이 없지만 서핑하다가 발견한 육아관련 블로그들을 즐겨찾기 해 주고 자주 들여다봐요.

대부분 저희 큰애와 개월수가 비슷한 두돌 반 전후 애기들 엄마블로거들의 블로그지요.

큰애 낮잠 자는 틈을 타서 인터넷 하다가 그 블로그들 한번씩 살펴보다가.. 이렇게 울고 있어요.

다른 집 애기들 표정이 참 밝고 환하고 즐거워 보여서요. 예쁜 사진 골라 올렸겠지만 그래도 참 예쁘네요.

 

그러다가 저희 큰애가 너무 안쓰럽고, 큰애한테 미안해져서 울고 있어요.

저는 악다구니나 쓰는 나쁜 엄마거든요. 작은애 돌보느라 큰애 충분히 챙겨주지도 못하고.

밥 먹을 때도 아무 반찬이나 막 차려서 얼른 먹으라고 재촉하고,

놀아달라고 안아달라고 해도 바로바로 놀아주거나 안아주지도 못해요.

오늘 아침엔 작은애 자는 침대 옆에서 큰애가 큰소리로 말해서 작은애가 깨니 순간 욱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큰애는 저한테 또 한소리를 들었지요.

 

엘리베이터에서 제가 들고 있는 열쇠고리를 낚아채는데 제 손이 너무 아파서

애가 그럴 수도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 큰애 다루듯이 그렇게 하면 아프잖아! 라고 또 소리질렀구요.

제가 화를 내면 큰애는 눈치가 비상해서 온갖 좋은 말들을 제게 늘어놓아요.

다음에는 안그럴거에요, 밥이 정말 맛있어요, 이 장난감 참 좋아요, 뭐.. 그런 말들을요.

제 딴에는 아마 그렇게 해야 제 기분이 풀어질거라고 생각하나봐요.

딱 30개월 아이니까요.. 아이다운 행동과 말이지요.

 

요즘 무얼 해도 자기가 먼저 해야 직성이 풀리는 개월수인가봐요.

밥도 자기가 뜨겠다, 문도 자기가 열겠다, 신문도 자기가 가져오겠다, 뭐든지 내가 먼저 내가 먼저! 그래요.

집에선 융통성있게 잘 참아주기도 하는데, 문화센터 같은곳에 가서

자기가 먼저 교실 문 열어야 하는데 다른 애가 열었다고 소리소리 지르며 우는 건.. 그 순간에 느긋하게 타이를 수 없으니

결국엔 애 팔을 꽉 잡고 질질 데리고 나와 엄하게 쳐다보며 훈계를 하게 되구요.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니 이젠 집에서고 밖에서고 제가 잘 참지 못하고 먼저 버럭하게 되네요.

 

물론 정말 좋은 엄마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잘 지낼 때도 있어요. 참고 참으면서, 육아서 이론 따르면서요.

하지만 한번씩 이렇게 속이 뒤집히게 막 짜증이 난달까, 예민해 진달까, 그럴 때면 도로 아미타불이에요.

마음으로는 애 혼내놓고 저도 너무 괴롭고, 다음엔 그러지 말자, 웃으며 바라보자 해도,

그게 참 어렵네요.

 

어려워요 어려워요, 아이를 기르는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종종 이렇게 저는 너무 나쁜 엄마일 뿐이에요.

저희 아이도 다른 사람이 보면 밝게 웃는 모습이 보일까요.

아이 얼굴에 언뜻 비취는 무기력한 얼굴, 실망한 표정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참 찢어지네요.

IP : 121.147.xxx.12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큰아이를..
    '11.9.22 2:23 PM (59.7.xxx.66)

    낮에라도 어린이집에 맡겨서 님도 여유를 찾으시는게 어떨까요?
    30개월짜리 하나 데리고 있는것도 쉽지않은데 둘째까지 있으면......엄마도 힘들어요..^^
    큰애가...제애랑 비슷하네요 저희도 30개월..
    그래두 데리고 계시자나요....
    저는 안간다는 어린이집 어쩔수없이 보내고 출근했네요..
    아프니 안떨어질라구.....달라붙는거 띠어놓고 왔네요..
    정말 아프니 이렇게 다녀야하나 싶은 생각 아침부터 하면서 출근했네요
    세상에서 엄마가 젤이죠..저희애도 그래요...혼내면..
    다음엔 안그럴께요 죄송해요...아주 나열을 합니다...ㅎㅎ
    다 이렇군요..저는 애가 왜 저러나 너무 혼을 많이내서 그런가 걱정을 했었는데..
    님의 글보고 안심이 되네요..^^

  • 2. 사진믿지 마
    '11.9.22 2:24 PM (175.124.xxx.46)

    http://www.hani.co.kr/arti/cartoon/bibimtoon/497172.html


    요거 연결하면 이상하게 한겨레만 되거든요.
    주소줄에서 html 뒤에 생성된 글자를 지우시면 제대로 됩디다.
    한겨레, 비빔툰만화입니다. 제목:속았어, 속았어.

    이웃이 엘리베이터에서 님과 아이들보면 부러워하고있을 걸요.
    미안한 마음 없이 아이키우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다시 힘내시고 더 좋은 엄마되세요.

  • 3. ..
    '11.9.22 2:41 PM (218.233.xxx.23)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아마도 님이 지금 힘들어서 아이한테 야단친다든지 소리지른다든지 하실거예요.
    조금의 여유를 가지시고 먼저 자신을 사랑하세요.

    다른 사람들도 다 비슷하게 살걸요.
    너무 보이는 것에 맘쓰지 마시고 이제 부터라도 마음껏 애들 이뻐해주시면 되죠.

    저도 문득 문득 어릴때 좀더 잘해 줄걸...하는 생각많이 하는데
    생각을 바꿔서 지금 부터라도 최선을 다하면 되죠
    지나간건 지나간것이고....

    힘내세요^^

  • 4. 플럼스카페
    '11.9.22 2:51 PM (211.246.xxx.233)

    저는 사실 그래서 싸이랑 블로깅을 그만뒀어요.
    첫애까지는 할 수 있었는데 둘째 낳고는 원글님 말씀 뭔지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거.
    남의 생활 구경 안 하니 비교 안 되고(내가 나쁜 엄마인지 좋은 엄마인지),
    내 싸이 관리할 시간에 차라리 애를 보자 하게 되었지요.
    그땐 82도 정말 가끔 로긴도 안 하고 휘리릭 보고 갔었어요.
    요번에 사이트 개편하고 마이홈에서 내글 검색되던데 딱 고맘때는 글이 없더라구요^^*

    다른 엄마들도 조금씩은 원글님 마음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934 커피를마시면 7 커피중독자 2011/10/11 2,662
21933 과외나 학원강사 어떻게 시작하나요 1 아시는분께 2011/10/11 2,124
21932 미국에 부칠.. 4 비안네 2011/10/11 1,378
21931 나경원 대변인시절 " 盧사저 뒤 웰빙숲..."[동영상] 1 ㅎㅎ 2011/10/11 1,731
21930 오미자가 씁스름해요.ㅠㅠ 3 으윽! 2011/10/11 1,507
21929 꿈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셧는데 3 영 거시기하.. 2011/10/11 2,233
21928 남편으로 가장 좋은 남성상 17 페라라 2011/10/11 5,032
21927 [컴맹]데스크탑 컴퓨터 사양 좀 알려주세요. 1 쿡쿡 2011/10/11 1,249
21926 30중반정도가 입을수 있는 수영복 살수있는 사이트좀,, 3 .. 2011/10/11 1,600
21925 유럽 여행갈때 뭘 챙겨주면 좋을까요? 1 음.. 2011/10/11 1,576
21924 내곡동사저매매건으로 본 세금줄이는법 1 머리아파 2011/10/11 1,660
21923 이런 것들 보면 재미있어요. 구경하세요^^ 1 재미있고 기.. 2011/10/11 1,562
21922 어제 이승연의 100인의 여자" 에서요.. 이뻐요 2011/10/11 2,438
21921 서울 근교에 미니골프장이 있나요? 1 혹시 2011/10/11 1,818
21920 영어dvd만보고 한국영화나 드라마 안 보면 좀 7 문제있을까요.. 2011/10/11 1,733
21919 퍼머 하기전 샴푸할때요... 3 ... 2011/10/11 3,755
21918 라이프하이트 빨래건조대 2 빨래건조대 2011/10/11 3,562
21917 새차구입 조언부탁드려요 2 2011/10/11 1,646
21916 대학병원 강제퇴원 이거 보셨나요? 2 세상에 2011/10/11 2,389
21915 영어질문입니다. 2 문냥이 2011/10/11 1,234
21914 63빌딩 뷔페에 대해서 여쭤요.. 4 혜혜맘 2011/10/11 3,359
21913 식품건조기...어떤 사양으로 어디서 사셨어요?? 1 ... 2011/10/11 1,667
21912 남의 애 흉보는거 아니라더니... 통감하고 있습니다 28 수도자 2011/10/11 11,141
21911 40대 후반 주부가 할 알바 9 이나이에 2011/10/11 3,558
21910 세탁으로 망친 스웨터 구제 방법있을까요? T_T 2 바람 2011/10/11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