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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추보다 매운 시집살이는 언제부터?? 친영례와 서류부가혼..

한국의 결혼문화 조회수 : 2,848
작성일 : 2011-09-22 11:58:38
결혼이란 단어를 들으면, 호된 시집살이를 연상하는 여자분들 많으실 거예요.
한 땐,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 며느리의 기본인 양 주장되던 시절도 있었고...
한국의 독특한 정서와 문화적 환경 아래 발현되는 홧병(화병)의 원인은...
주로 시집살이, 혹은 시댁식구(특히 시어머니)가 얽힌 결혼문화에서 기인 되곤 했었죠.
시대가 변하며 핵가족화 되어, 이젠 결혼이 곧 시집살이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시가의 기세는 높아, 며느리가 경험하는 시댁 관련 스트레스 지수는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기세 높은.. 며느리를 일개 종 취급 하는, 시댁의 시댁에 의한 시댁을 위한.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결혼문화가 언제부터 우리 것으로 자릴 잡았는 지 아시는지요?
어제 게시판을 달군 화제 중 하나인 [ 시가와 처가 간 호칭문제 ] 관련해서...
어떤 분이 이런 주장을 하더군요.
[ 언어발달 측면에서/ 과거에는 처가댁 사람들과 그리 교류할 일이 없어서 별로 부를 일이 없으니 발달하지 않은 거랍니다 ]
라고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68882&page=2

이게 옳은 주장일까요? 정말 그랬을까요??

제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거리가 멀기에, 잘못된 주장이다 지적하며 댓글을 달았더니...
그 분.. 정말이지 무례하게도,
제게 '난독증'이라는 둥 '잘난척 그만 하라'는 둥 막말을 해가며,
'자신만의 상상에 일부 사실을 버무려 어이 없고 어처구니 없는 엉뚱한 주장'을 한다더군요.

해서...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 글을 씁니다.

고조선의 첫번째 임금으로 알려진 단군이, 아사달에 도읍을 세웠다 주장되는 시기는 기원전 약 2300 년 전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약 5천년의 역사를 지닌 오래된 나라이고...
한국어 역시, 그만큼 오랜 역사를 거쳐 발달되어 왔습니다.
한국의 고대중세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여권이 뒤떨어진 나라는 아니었습니다.오히려, 동시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여권이 높았던 나라였지요.
그리고 이렇듯 높은 여권은, 결혼제도에 있어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시집 간다는 말 보다 먼저 생긴게 장가 간다는 말이고..
장가 간다는 말은, 신랑이 장인의 집으로 들어가 산다는 걸 의미하며..
그같은 결혼문화는... 서류부가혼(壻留婦家婚)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 솔서혼(率婿婚)등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남녀가 결혼을 하면, 여자의 부모는 자기집 혹은 집 부근에 따로 집을 지어 사위를 맞이하였고...
남자는 재물을 들고 처의 집으로 들어가 자식을 낳고 함께 살았지요.
자식이 어느정도 자란 후엔.. 남자가 처자식을 데리고 본가(시집)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고,
시가나 외가가 속해 있지 않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 살기도 하였고,
또 죽을 때까지 처가에서 살며, 무덤까지 처가에 만드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즉, 결혼한 부부의 편리에 따라..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결혼풍습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식을 낳아 키움에 있어 일체의 아들 딸 차별이 없었기 때문이예요.
딸이든 아들이든 태어난 순서대로 족보에 기재되었고,
똑같이 나눠진 유산을 물려 받았으며,
딸들도 제사를 모셨습니다. 아들이 없으니 대신으로서가 아닌, 딸들도 자식의 하나로 당연하게 제사를 물려 받았었지요.

묵뚝뚝(?)하고 우락부락(?)한 아들 보다는, 세심한 것들에까지 자상하게 신경 써 주는 딸이..
부모 입장에선 함께 살기에 더 편하게 느껴지는 법이라선지?
딸아들 차별 없던 당시의 환경 아래.. 아들이 부모를 모시는 경우 보다, 딸이 부모를 모시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태종실록엔, '전조(前朝 즉, 고려)의 혼인예법상, 남자가 여자집으로 들어가 낳은 아들과 손자가 외가에서 자라,
외가의 은혜가 컸기에, 외조부모와 처부모 상엔 30일간의 휴가를 주었다'..는 내용도 있고..
'우리나라 문물은 모두 중국의 법을 따르고 있으나,
오직 혼례만은 옛풍습을 따라
양이 음을 좇아 남자가 여자 집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아들과 손자를 낳아 외가에서 자라니
사람들이 본종(本宗)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는 내용도 있지요.

고려 문신 이규보(1168~1241)의 시문집인, 동국이상국집을 보면..
'남자가 장가 들어 여자에게 들어가니, 무릇 자기가 필요한 것을 모두 처가에 의지하므로
장인 장모의 은혜가 부모와 같다.'라고 쓰여 있고...

고려 학자 이곡(1298~1351)은, 충숙왕 시절 원나라 어사대에 공녀(貢女)를 폐지해 달라 올린 상소에 쓰길...
'고려의 풍속 상 아들과 함께 살지 않을지언정 딸을 집에서 내보내지 않습니다.
무릇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딸이 맡아서 주관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였고,

또, 조선중기의 학자였던 이수광(1563~1628)은.. 자신의 저서 지봉유설을 통해,
'우리나라는 남자가 장가 가므로 남녀가 혼잡하여 구별이 없다'는 등의 말로,
남존여비(男尊女卑) 남녀유별(男女有別) 사상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알렸습니다.


이랬던 혼인풍습이, 현재 우리에게 전통혼례(?)로 익숙하게 자리 잡은..
친영례(親迎禮)와 우귀례(于歸禮)로 바뀌며 보편화 된 것은 17세기 경으로...
그노무 비러머글 유교가 도입 적용 강권 강화 되면서 입니다.
그 일을 장려하며 앞장 섰던 이 중 하나가... 한글창시로 유명한 세종대왕이지요. -_-;;;;;;

조선의 역대 왕들은, 남자의 왕권을 강화하고 남자의 권세와 권위를 높이기 위해 부단한 애를 썼고...
그 일환으로, 기존의 남자가 장가 드는 혼인풍습도 바꾸려 들었지요.

왕실에 처음 친영례가 도입된 건, 1407년 태종 때였습니다.
하지만, 왕족이 그러거나 말거나.. 위세 높은 사대부 가문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의 혼인풍습을 고수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1434년... 세종이 예조에 명하길, 왕실 자녀들의 혼인은 반드시 친영례로 행하게 명하였고........................
등등등등등..............................................................
.........................................................

아. 갑자기 글 쓰기가 귀찮아졌네요;;;
제가 컴터가 아니니, 아는 내용을 모두 정확히 세밀히 기억할 수는 없는지라;;;
(게다가 전공과도 전혀 관계 없는 내용들!!이라고 해봐야 전공내용도 이젠 기억 안나지만. ㅠ_ㅠ)
집에 있는 책을 뒤지고 웹검색을 하며 보충하려니 귀찮아요. 흑흑...

이리 길게 써봐야 읽을 분이 있을랑가도 알 수 없고;;;;;;;;;;;;;;;;;;;;;;;;;;;;;;;;

걍... 친영례와 우귀례에 대해서만 간략히 쓰고 글 접을게요.


친영례는... 신랑이 신부집으로 가 간략히 예를 올린 후,
신부를 집으로 데려 와 다시 예를 올리고..
첫날밤을 보낸 후 또다시 예를 올리고..
신부를 데리고 신부 집으로 다시 돌아가 3년 정도 살다
다시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계속 사는 형태의 혼인의 예입니다.

우귀례는.. 위의 친영례를 간략히 한 모습으로, 우리가 흔히 전통혼례.라고 알고 있는 예식이죠.
신랑이 신부집을 찾아 예를 올리고, 하루 혹은 사흘 정도 기거한 뒤,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사는거죠.
그와 동시에 고추 보다 맵다는 며느리의 시집살이가 시작되는 것이고요.

끝.


IP : 203.226.xxx.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의문점님은 본인의 난독증부터 돌아보시길..
    '11.9.22 12:01 PM (203.226.xxx.35)

    의문점님은, 본인의 무례함과 난독증 부터 돌아보시길. -_-;;;
    답변은 새글로 써 올렸습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

  • 1. 글 잘읽었습니다.
    '11.9.22 12:13 PM (112.148.xxx.151)

    신사임당도 처음엔 남편과 친정에 같이 산걸로 알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처가살이죠.
    그시대에도 장인장모 모시고 제사까지 지냈다고 들었어요 (역사스페셜)

    제 개인적생각은,,,,,,,,,
    언어의 평등화가 실현안되면 서로의 사이도 불평등해지는거 같습니다.
    반말과 존댓말의 개념이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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