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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에 대해서. (긴글입니다.)

barrio 조회수 : 5,207
작성일 : 2011-09-22 01:39:01
아래 실망스런 고전에 관한 내용 중 모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미하엘 엔데가 모모에 대해 쓴 글 중 일부를 가지고 와봤습니다.  
내용은 초큼 길어요.  
 읽으실 분이 얼마나 계실까는 모르겠습니다만 차분히 읽어보세요.  
 그리고 아마도 자제분이 모모를 읽었거나 읽게 할 생각이시라면   
 이런 내용도 살짝 소개해주면서 대화하면 좋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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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한 사색은 《모모》에서 시작되었다 

엔데가 사망했을 때, 독일 대통령 로만 헤르초크는 “현재의 독일인으로서 엔데의 책과 함께 성장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고 했다. 이 말에는 전후 독일의 국민적 작가가 된 엔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넘치고 있다.

1973년에 발표된 엔데의 작품 《모모》는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600만부가 발행되었다. 엔데의 작품은 아동문학이라는 틀을 넘어 폭넓은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읽혀왔다.

《모모》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어느 큰 거리의 오래된 원형극장에 한 여자아이가 어딘가로부터 나타나 여기서 살고자 한다. 모모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가만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그 사람들이 자기자신을 되찾게 하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가난해도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앞에, 어느 날, ‘회색의 남자들’이 나타난다. 시간저축은행으로부터 왔다는 이 회색의 남자들은 실은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뺏아가려는 ‘시간도둑’들이었다. 시간을 절약해서 시간저축은행에 시간을 예치해두면 이자가 이자를 낳아서 인생의 몇십배나 되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 회색의 남자들의 교묘한 말에 넘어가서 사람들은 여유가 없는 생활에 쫓기게 된다. 그리고 시간과 함께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는 인생의 의미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모모는 도둑맞은 시간을 사람들이 되찾을 수 있도록 예지의 상징인 불가사의한 존재,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와 함께 회색의 남자들과의 결사적인 싸움에 도전한다.

일해도 일해도 어째서 여유롭게 되지 않는가. 물질적인 풍요로움과는 반대로 갈수록 마음속에 퍼지는 공허감…. 엔데의 《모모》는 시간의 진정한 의미, 여유롭게 사는 것의 중요함을 강력하게 호소하여 세계의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엔데 자신은 어떤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 사실은 《모모》에 대해서 칭찬을 하지만, 피상적인 이해밖에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두가 칭찬하는 내용은, 내가 《모모》를 통해서 현대사회에서 누구라도 바빠서 ‘시간’이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에 주의를 환기했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사람들의 스트레스 상태, 세상의 경황없이 분주한 상황을 경고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로서는 조금 다른 것을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엔데가 《모모》에서 말하고자 한 ‘조금 다른 것’은 무엇이었을까.

독일의 경제학자 베르너 온켄은 《모모》의 우화 이면에 현대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엔데의 문제제기가 묘사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그것을 엔데에게 편지로 적어 보낸 최초의 인물이다. 1986년, 엔데의 《모모》를 읽은 온켄은 거기에는 ‘시간과 함께 가치가 감소되는’ 실비오 게젤의 자유화폐이론과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창한 ‘노화하는 돈’이라는 아이디어가 묘사되어 있다고 느끼고, 그것을 〈경제학자를 위한 《모모》〉라는 논문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엔데 본인에게 서신으로 자기 생각이 바른지 어떤지 물었다. 엔데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친애하는 온켄 씨! 편지와 에세이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책을 이 정도로 잘 이해해주시고, 특히 신비주의와 경제적인 배경에 대해서 이해해주셔서 매우 기쁩니다. 노화하는 돈이라는 개념이 내 책의 배경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바로 이 슈타이너와 게젤의 생각을 이 수년간 나는 집중적으로 학습했습니다. 동시에 돈의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들의 문화에 관한 모든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경제학자를 위한 《모모》’

온켄은 《모모》에서 무엇을 읽어냈던가. 온켄의 논문 〈경제학자를 위한 《모모》〉의 일부를 소개한다.

마이스터 호라와 모모, 이 두사람의 대화에는 이론을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경제문제에 관한 심원한 진리가 감추어져 있다. 모모는 마이스터 호라에게 “회색의 남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회색 얼굴을 하고 있는가요”라고 묻는다. 마이스터 호라는 대답한다. “죽어있기 때문에, 생명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야. 너도 알 거야. 그들은 인간의 시간을 도둑질해서 살고 있어. 그러나 이 시간은 진짜 주인으로부터 떨어지면 문자 그대로 죽어버리는 거야. 인간이란 하나하나가 자신의 시간을 갖고 있어. 그리고 이 시간은 진실로 자신의 것인 동안에만 살아있는 시간인 거야.” “그럼 회색의 남자는 인간이 아닌가요?” “진짜 인간일 리는 없어.”

회색의 남자들은 부정한 화폐시스템의 수익자에 불과하다. 그 화폐시스템은 본래 인간에게 갖추어져 있는 게 아니라, 자연계의 밖에 있는 것으로, 화폐를 ‘동결’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만일 시간을 도둑질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되나요?” “그러면 원래의 무(無)로 돌아가 소멸되고 말아.”

달리 말하면, 자연에 적합한 화폐시스템이 실현되어 회색의 금리생활자들이 이자를 통해서 인간으로부터 시간을 도둑질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그들은 인간존재로서가 아니라 부정한 시스템의 수익자로서 ‘안락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간에 대한 화폐의 권력과, 화폐를 인간의 봉사자가 되게 만든 어린 소녀, 모모에 대해서 쓴 미하엘 엔데의 판타지소설은 완성된 미를 갖춘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미약한 세력이지만, 사회의 건전화(健全化)를 추구하는 경제학자 그룹에 대해서 문학가의 나라로부터 제공된 이 힘찬 지원은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기대를 품게 한다. 경제학자 나라의 정신적 경지(耕地)는 판타지에 찬 이 동화를 읽음으로써 서서히 경작되어 자연의 섭리에 맞는 화폐라는 이념이 ‘오늘의 나라’에 있어서도 결국 훌륭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온켄이 게젤의 이론에 주목한 것은 1980년대였다. 에콜로지운동의 고조 속에서 태어난 녹색당은 게젤의 이론을 연구,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창설되었다. 그 중심이 되었던 게오르그 오토는 게젤의 화폐이론과 토지제도개혁을 녹색당의 기본노선의 하나로 삼으려고 하였다. 그 후 당의 확대와 함께 분열, 오토는 당으로부터 이탈했지만, 이 때문에 다시 한번 게젤의 이론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온켄도 이러한 에콜로지운동의 흐름 속에서 게젤의 이론과 만났다. 당시, 온켄은 교사를 지망하고 있었는데, 게젤 이론을 통해서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신고전파 경제학과 맑스주의를 넘은 제3의 길로서 게젤의 이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었다. 그러나 게젤의 이론은 당시 대학에서도 연구되지 않는 잊혀진 경제사상이었다. 온켄은 흩어져 있던 게젤의 저작을 열심히 모았다. 그것이 10년의 세월을 거쳐서 ‘게젤 전집’이라는 형태로 결실되었다. 1990년대로 들어와서 독일에서는 ‘교환링’이라고 불리우는 지역통화가 시민들 사이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온켄은 이러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게젤의 이론이 계승되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엔데의 작품은 상식이 된 가치관이나 시스템을 계속 묻는 것으로써 새로운 의식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 지금 글로벌화나 시장원리주의라는 이름하에 맹렬한 속도로 사회가 변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도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잃었기 때문에 게젤 이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에 직면해서 이 사상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중앙정치적인 규모에서 변혁을 이루어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소규모의 ‘교환링’ 등 풀뿌리운동을 통해서 사람들의 가치의식을 변혁시키는 것이 오늘날의 최대 과제가 아닐까요.

엔데는 변혁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의지처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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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실비오 게젤이라는 사람은 돈도 자연계의 다른 것들 처럼 생성과 소멸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입니다.

전문을 보고 싶으시면

http://www.greenreview.co.kr/archive/114MichaelEnde.htm

여기 들어가서 보세요.

IP : 119.66.xxx.1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1.9.22 1:44 AM (121.130.xxx.78)

    원글은 너무 길고 심오해서 다 못읽었구요 ^ ^;;

    모모가 실망이란 분도 있었군요.
    전 국민학교6학년 때 처음 읽었는데 정말 그 나이에 뭘 알았겠어요.
    그냥 세상에 이런 책이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재밌고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소싯적에 책벌레였는데 모모 읽은 후로 한동안 최고의 책으로 꼽았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모모가 어린이책에서 어느 정도 수준 있는 문학서로 넘어가는 시기에
    읽은 책이라 더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와닿았던 게 아닐까 싶네요.

  • ^0^
    '11.9.22 1:49 AM (119.66.xxx.19)

    시간이라는 것을 매개로 판타지적인 내용의 동화입니다만
    실질적으로는 화폐 시스템에 대한 경고를 다른 작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내용이 사실 쉽진 않아요.
    하지만 어렸을 때, 학창 시절에, 성인이 되고, 또 지금 다시
    읽을 때 마다 달라질 책의 대표격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저기서 말한 부분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욱 그렇겠죠.

  • ㅇㅇㅇ
    '11.9.22 1:53 AM (121.130.xxx.78)

    그러게요.. 정말 그런 심오한 뜻이 있을 거란곤 생각도 못했네요.
    제가 중1때 테스를 읽었는데
    고3때 다시 읽으니 완전 다르더라구요.
    어린왕자도 국3 쯤 동화로 접했을 땐 이게 뭔가 했는데
    대학시절 다시 읽으니 그 의미가 달랐구요.
    모모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2. ...
    '11.9.22 2:02 AM (189.79.xxx.129)

    저도 잊고 있었어요...유명해서 읽긴 한거 같은데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다고 해야 하나..
    모모...시간도둑.. 하다못해 작가의 이름까지...단어들이 너무 이뻐요..
    완전 새로운데요..
    원글님!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의지가 불끈 솟네요..*^^*

  • ^0^
    '11.9.22 2:05 AM (119.66.xxx.19)

    이 글 읽어보셨으면 링크된 원문도 같이 읽은 다음에 읽어보세요.
    원래 모모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에요.

  • 3. 감사해요
    '11.9.22 7:47 AM (14.37.xxx.98)

    모모하면..한때 히트쳤던.. 김원준의 모모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참 노래는 좋아하고 잘 따라불렀는데.. 정작 모모라는 책은 어려워서 내쳤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한번 찾아서 읽어봐야 겠네요.
    아니..원글에 나와있는 내용만으로도 이미 다 읽은 느낌입니다.

  • 정정
    '11.9.22 7:53 AM (14.37.xxx.98)

    김원준--> 김만준

  • 4. 노래 모모
    '11.9.22 8:07 AM (122.35.xxx.36)

    노래속 모모는 엔데의 모모가 아닙니다. 다른 책속의 모모입니다

  • 5. ...
    '11.9.22 11:46 AM (121.139.xxx.229)

    맞아요. 그 노래속의 모모는 '자기앞의 생'이라는 책속의 모모입니다.
    이 책도 참 좋은 책이죠. 모모의 성장스토리입니다.

  • 6.
    '13.5.14 9:30 PM (124.48.xxx.211)

    뒤늦게 보게 되었어요
    모모글 나중에 읽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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